여행일기/아시아(중국 외)

네팔 11 - 반디푸르

張萬玉 2018. 1. 6. 18:00

한네연 일행을 보내고 K와 나는 마지막 미션을 위해 포카라로 돌아가는 길에 포카라와 카트만두 중간쯤인 반디푸르에 들르기로 했다. 

자칫하면 길이 막혀 열 시간도 걸릴 수 있는 먼 길이기에 한 템포 늦춰 쉬어가기도 할 겸 오랜만에 자유여행 기분도 좀 만끽해볼 겸.

반디푸르는 인도 - 티벳간 무역의 중간거점이 되어온 옛마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집들이 남아있고 풍광이 좋아 관광객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의외로 한가롭고 조용했다. CYWA 멤버 하나가 친구 호텔이라며 소개해준 곳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기억나는 건 너무나 포근했던 이부자리.

포근한 이불 한 장이 주는 행복이 이렇게 큰 것일 줄이야. 12월 14일 이래 가장 완벽한 침구의 품에 안겨 더 바랄 것 없는 밤을 보냈다.
아직도 목화솜 이불이 대세인 네팔에선 목화솜을 틀고 옥양목 커버를 씌우고 그 위에 아기들에게나 적용하는 거즈 천까지 씌운다. 여기에 풍성한 햇살까지 넣으니 지친 몸과 마음을 모두 회복시켜주는 그야말로 '힐링' 침구.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아 겨울도 그렇게 춥지 않다고 했지만 네팔에 들어온 이래 거의 매일을 으슬으슬 심하면 오들오들 떨면서 손난로를 이부자리에 넣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트레킹 지도가 있었지만 마을구경하다가 어느새 해가 저물어 멀리 보이는 멋진 트레킹 루트를 바라만 보았고

이튿날 밤새 내린 비로 상쾌하게 씻긴 동네 한바퀴로 아쉬움을 달래며 아랫마을로 내려왔다. 





수백 년 전에는 무역의 요충지로 번영을 누렸다는 이 산간마을에 아직도 그 시절의 건축들이 남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