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2011)/陽光燦爛的日子

나들이1 : 요놈, 요놈, 요 이쁜놈!

張萬玉 2007. 7. 22. 19:05

중국 살 때 옆집 살던 후배 내외가 꼬마들을 데리고 놀러왔다.

한국에서 알던 후배의 소개로 상하이에서 처음 만난 이래 風風雨雨 10년의 세월을 가까이에서 의지해왔던 이웃이자 벗인지라.. 일 년 넘게 못본 후배 내외도 물론 반가웠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인지

꼬마녀석들이 온다니 어찌나 반가운지..... 

생전 안 사는 아이스크림이랑 과일 잔뜩 사서 쟁여놓고, 집안에만 있으면 꼬마들이 심심해 할까봐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어른들은 얘기하고 애들은 놀기 좋은 곳'을 물색하여 사전답사까지 해두었다.

   

엄마 아빠가 유학생 시절에 만나 결혼을 했기 때문에 두 녀석 다 중국에서 태어났다.

짜슥들, 안 본 사이에 많이 컸네. 젖살도 다 빠지고 눈가엔 장난기가 다글다글...

옆집 살던 이 큰엄마가 네녀석들 똥오줌도 누이고 업어 재우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뭐 한다 하면 득달같이 달려가곤 했단 말이다. http://blog.daum.net/corrymagic/1159551

 

점심을 먹고 집에서 15분 거리인 안양예술공원으로 갔다.

물도 있고 산도 있고 놀이터도 있는 그곳이 딱일 듯 싶었다.

토요일에 답사차 왔을 때는 텅 비다시피 했던 계곡이 오늘은 물 반 사람 반이다.

드디어 휴가철이 시작됐나보다.

 

애교쟁이 둘째녀석... 무모한 데 비해 겁이 많아 즐겁게 시작했다 울음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拍의 변은 마음心변인데 글씨가 안 나온다) 

 

큰녀석은 신중한 데 비해 은근히 배짱이 있다.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동생에게 늘 쥐어뜯겨주지만 화가 나면 전치3일짜리 돌주먹을 날린다.

 

(안 나오는 글자가 의외로 많군요. ㅡ.ㅡ 吐 좌변은 月입니다.)

요녀석은 오는 차 안에서 계속 퀴즈놀이 하자며 엉기는데... 내는 문제들이 하나같이 엉뚱하다.

독도의 땅값은?

(2억 몇천 몇백 몇십 몇만 몇천 몇백 몇십 몇이라고 끝자리까지 줄줄 외며 의기양양. ^^)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백두산이라고 대답했다가 틀렸다. 정답은 한라산이란다... ㅡ.ㅡ)

 

이상한 거울 앞에서...

사람이 다 조각났다. 어디가 안이고 어디가 밖인고? 

좀 머리가 굵은 녀석들은 서서 달린다. 

둘째녀석은 걸어다니는 법이 없다. 땀 뻘뻘 흘리며 괜히 뛰어다닌다. 

(pao도 글자가 없네요. 包옆에 足변입니다. 阿도 사실은 口변을 써야 함.)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얼굴에 기미 끼는 것도 무서워 않고 땡볕 아래서 실컷 놀았다.

정말 할머니 될 준비가 다 됐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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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에게는 어린이가 없다

그렇게 소중한

어린이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난

동네 어린이 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요놈! 요놈하면서

내가 부르면

어린이들은

환갑 나이의 나보고

요놈! 요놈 한다

어린이들은

보면 볼 수록 좋다

잘 커서 큰 일 해다오.

 

<천상병 부부의 시집 표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