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퍼붓던 밤
새똥도 함께 내렸다.
양평에서 광주를 거쳐 인덕원에 이르는 근사한 도로를 지날 때
폭포수 같은 게릴라성 호우가 흔적도 없이 씻어갔다.
깊은 어둠을 하얗게 밝혔던 지난밤의 추억도 씻겨내려갔다.
다행히도 사진이 몇장 남았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비가 몹시 쏟아지던 엊그제 오후..
남한강가에 사는 후배 http://blog.daum.net/corrymagic/8401821 로부터 호출이다.
얼마 전부터 인근의 예쁜집을 인수하여 펜션을 시작했는데 비가 몹시 내리는 통에 잠깐 집이 비었으니
얼른 와서 하루 자고 가란다.
그날따라 스.무.따.도 있었고 웬지 심신이 저조하여 다음에.... 했더니 꼭 와야 한다고 계속 문자다.
다 저녁 땐데.... '두어시간 드라이브나...' 하며 쓰레빠 끌고 떠났는데
의외로 몇이 모여 있다. 모여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닥치지도 않은 내 생일상까지 차려놨다.
꺼이 꺼이~~ 집에선 아무도 안 챙겨주는 생일을.... ㅜ.ㅜ
감동의 도가니탕 속에서 하룻밤을 푹 삶고 새벽에 강가로 나가니
국지성 호우로 인해 강물은 도도하고
물안개는 꿈처럼 피어올라 아주 장관이다.
불어난 강물에 잠겨 접근할 수 없는 모래밭을 이쪽저쪽 가리키며
여기는 커피 마시는 포인트, 여기는 쐬주 마시는 포인트.... 자랑하는 후배에게 물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혼자 잠겨 있으면 난 슬퍼지더라, 넌 안 그러니?'
너무 대강 말을 해서 후배가 잘 못알아들었나보다.
'언닌 그래? 난 너무 행복한데.... 외로움 같은 거 전혀 못 느껴.'
'아니, 그게 아니고.... 아름다움을 같이 나눌 수 없어서 외롭다는 뜻이 아니라... 나도 행복하긴 행복한데 .... 행복 비슷한 쪽의 느낌은 맞는데.... 슬픈 것과 비슷하기도 하고... 하지만 함께할 사람들이 그립다는 그런 감정 말고... 왜 있잖아... 그거 뭐라고 해야 하나...'
오늘 아말리아님 방에 놀러갔다가 '고독의 발견'이라는 글을 보고 알았다. 그게 무슨 감정인지....
아말리아님은 글장난이라고 하시지만....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