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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콜롬비아 커피가 맛있네요

張萬玉 2008. 4. 23. 00:05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에서 약간 강도 높은 순발력 시험을 치르고 새벽 한 시에 보고타에 도착한 것이 벌써 엊그제 일이 됐군요. 그날은 좀 우울했습니다. 사소하지만 마음 쓰이게 하는 사건들이 있었거든요.

 

일단 숙소를 떠나기 전 살짝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고..(어쨌든 결국은 내 불찰이지만)

그리고.. 여행일지 한 권을 잃어버렸죠. 다행히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노트라 복원이 가능하긴 하지만 잠시라도 손때를 묻힌지라... 그리고 몇몇 친구들의 이메일 주소가 적혀있는지라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20페소인 줄 알고 있었던 공항까지의 택시비가 20불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살짝 충격.

한 나라를 떠날 때가 되면 그 나라 돈을 다 써버리고 떠나려고 추가로 현금인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매우 빠듯했거든요. 결국 50불을 환전하여 다시 아르헨티나 페소 잔돈을 만들게 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계속 좋지 않던 중....

그날 일어났던 사건의 결정판... 보딩패스를 받으러 간 항공사 창구에서 꽤 강도 높은 순발력 시험을 치르게 됐답니다. 이 얘긴 다음에 자세히 해드리죠.

 

어쨌든 졸지에 보고타 다음의 행선지를.... 계획에도 없었고 따라서 정보도 전무한 쿠바로 정하게 된 뒤 착잡한 심정을 다스리며 보고타 공항에 도착한 것이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죠.

안전한 선택으로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소개받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스텔에 짐을 풀었는데

아, 이곳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군요. 게다가 쿠바로 떠나는 비행날짜가 29일로 그리 멀지 않은지라

콜롬비아 북쪽으로 멀찍이 가보려던 원래의 계획은 접고 일단 정보가 전무한 쿠바여행 준비를 하면서 

'친절한 사람들'이 중요한 관광자원의 하나로 꼽히는 이 나라에서 며칠간 '생활'하며.... 하다못해 살사라도 배우면서 현지인들도 좀 사귀어보고 이 나라 사정도 좀 기웃거려볼까 합니다. 

 

주말에는 숙소에 있는 한국 젊은이들과 함께  San Gill이라는 곳으로 패러글라이딩과 래프팅, 승마, 동굴탐험, 폭포 아래 수영.. 등을 포함하는 레포츠 패키지 투어를 가볼까 합니다. 여행취지와도 좀 거리가 있고 조금 비싸기도 한 짓이지만 어중간하게 남은 시간 보내기도 할 겸, 내 팔자에 언제 이런 거 해볼 기회가 다시 올까 싶기도 하고 해서...

   

쿠바에 대한 사람들의 평은 호 불호로 확실히 갈리는데...

싫었다는 사람들은 살인적인 여행자 물가, 형편없는 음식 등을 꼽고

좋았다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나 넘쳐나는 쿠바음악과 친절한 사람들을 꼽는데...

저로서는 물가에 대해서는 불호지만 음악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호입니다..

그래서 원래부터도 계속 갈까말까 망설이던 중이었는데 얼떨결에 29일에 아바나행 비행기를 타게 됐으니 이제 열심히 준비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물론 리펀드를 할 수는 있지만,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저의 여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가보려고 합니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인터넷 사용환경이 양호한 편이니 쿠바로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안부 전하겠습니다. 지금 한국은 한밤중이겠군요..모두 편안히 주무시기를...

오늘은 이만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