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남미
깐꾼입니다
張萬玉
2008. 5. 4. 01:37
살아돌아왔다고나 할까요.. ㅎㅎㅎ
아바나를 떠나는 뱅기에 올라앉아 '이제 해방이다!' 외쳤는데... 벌써 그리워지네요. ㅎㅎ
쿠바는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갈리는것 같습니다.
인간의 자긍심을 망가뜨리는 것은 단순히 빈곤이라기보다는 상대적 빈곤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충족시키고 어떻게 다스리느냐의 문제가 어쩌면 이렇게 어려울까... 남미 국가들을 돌아다니는 동안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생각이었는데
나름대로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쿠바에 이르러서는 거의 절망적인 색채로 바뀌는군요.
노자 선생님 생각대로 무위자연이 정답일까요?
하지만 너무 멀리 와버린 지금 그런 대답은 정글의 법칙에게 길을 내줄 뿐이겠지요.
각설하고...어쨌든 무사히(벼룩에게 다시 한번 공습을 당하긴 했지만) 멕시코로 돌아온 저는
오늘 하루 깐꾼에서 쉬고 나흘간 카리브 해변 풍광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놀다가
8일에 멕시코 시티로 들어가서 멕시코 날짜로 9일 아침 나리따로 향하는 비행기를 탑니다.
비행 스케줄 때문에 나리따에서 하루 공짜숙박을 즐기게 됐으니 서울로 들어가는 것은 11일 정오쯤이 되겠습니다.
아마도 이 글이 여행길에서 전하는 마지막 안부가 되겠군요.
내일이 한국의 어린이날이죠? 지금 이곳은 5월 3일... 대낮 땡볕입니다.
제가 도착할 때쯤 한국의 날씨는 어떨까요? 반팔을 입어도 될만큼 더워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