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남미

Mexico2 - Mexico City1

張萬玉 2008. 5. 14. 05:47

아침 6시면 자동으로 떠지던 눈이 8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떠졌다. 시차적응한다고 맥주 한 캔 털어넣고 11시에 눕긴 했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말똥말똥... 양도 세고 소도 세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다가 새벽녘에야 깜빡잠이 들었던 것 같다. 공원에서 조는 한이 있더라도 나가서 움직여야 오늘밤의 불면을 면할 수 있을 터.... 찬물 뒤집어쓰고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깨워본다.

Y군의 오늘 스케줄은 살 집을 알아보는 것이니 아침 시간은 빈다고 나와의 동행을 자청, 출근 러쉬가 한풀 잦아든 지하철에 함께 올랐다.

 

작은 고무바퀴가 앙증맞은 멕시코 지하철(에궁, 바퀴 얘길 하려면 바퀴를 부각시켰어야지!)

시내 주요 관광지는 물론 장거리버스 터미널, 공항.. 어디든지 닿는다. 

티켓은 환승여부나 구간 상관없이 2페소. 엄지 첫마디 만한 종이티켓을 넣으면 다시 나오지 않는다. 

공항까지  택시비가 150페소이니 러시아워만 피한다면 70배 절약의 감동을 맛볼 수 있다.  

 

멕시코 시티 관광의 상징인 소깔로 광장으로 가려면 1호선 pino suarez에서 2호선으로 바꿔타서 한 정거장 더 가야 하지만 거리 구경도 할겸 환승하지 않고 그냥 내렸다. 이곳부터 소깔로까지 재래시장이 이어진다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아직 눈에 띄는 장마당은 없었다.

 

하루의 일꺼리를 기다리는 미장이, 목수, 전기공들.   

 

열심히 공부하다 체형이 틀어져버린 조각상 앞에서..(세상에, 나 추리닝 바람이다. ㅋ)

 

어쩌다 찍힌 사진인데 이제 보니 악기 정면에서 제대로 찍었어야 했다. 

아코디언 소리를 내는 건반악기인데 이름은 모르겠다. 악사들도 처음엔 군인인 줄 알았다.

아쉬운 거 또 하나... 찍은 줄 알았는데 구두닦는 사진이 하나도 없네...눈치만 보다 못찍은 모양이다.

의자가 어이없이 높아 그냥 앉아있기만 해도 엄청 거드름 피우는 자세가 나오는 볼 만한 장면인데....아까비~      

 

소깔로 광장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 남들도 다 찍는 장면 나도 한 컷씩 찍었다. 구색으로...

 

대성당 

 

지금은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국립궁전 

 

아즈텍 유적지 템플로 마요(신전의 기초 부분만 남았음) 

 

舊 의회 건물 전경은 안 찍었나보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찰 사진밖에 없다. ㅡ.ㅡ

 

멕시코 혁명정부 시절에 사용하던 의회건물은 현재 사용하지 않고 관광객들에게 개방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멕시코의 굴곡진 역사를 묘사한 디에고 리베라 의 늠름한 벽화로 유명하다.

 

Y군아, 목 디스크 걸릴라... 대충 보렴. 

 

벽화는 매우 흥미롭지만 사진이 시원찮아 이 정도로 생략.

디에고 리베라가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 보라색 글씨를 클릭해보십셔. 

 

혁명정부 의회가 열리던 곳

 

스페인 콜로니얼 건축물들은 건물 내부에 patio라 부르는 공간을 갖고 있다. 구의회 내부 파티오.  

  

구 의회 건물과 이어진 뒤쪽 건물에 프리다 기념관인지 박물관인지 명칭은 정확지 않지만

아무튼 디에고와 프리다가 살았던 방을 보존해둔 곳이 있는데      

 

혁명과 건설 시기의 살림 치고는 꽤 부유해 보인다.


 

    

다른 미술가들의 작품들도 30점 정도 전시되어 있었다. 신랄하고 살벌한 그림 좋아하시는 분만 클릭!

 

선인장도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의회건물 뒷뜰. 

 

소깔로로 다시 나오니 인디헤나들의 어떤 의식이 한창 진행중이다.

죄를 씻고 있나? 축복을 받고 있나? 

 

종교행위인지 상업행위인지 잘 모르겠지만 임하는 사람들은 매우 진지하다.  

 

어느새 정오가 훌쩍 넘어버렸다. 유적지와 구의회 건물 사이의 골목길로 들어가 길거리 따꼬스 시식

 

또르띠야 속에 야채, 고기 넣고 아보카도 소스 듬뿍 넣고 삐깐떼 소스 조금 치고 반 딱 접으면...

츠흡~  입맛 까다로운 내가 따꼬스 때문에 멕시코를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하면 믿으시려나? 

위에 얹은 것은 멕시코인들의 김치라 할 수 있는 할라삐뇨(고추절임).

따꼬스 하나에 5페소씩 10페소에 망고주스 10페소... 2불로 점심 때웠다.

 

Y군과 헤어져 시티투어 버스를 타러 갔다.

관광객 같이 굴고 싶지는 않았지만 시티는 크고 내 시티 체류일은 사흘 뿐이고 짧은 시간 내에 이 도시에 대한 방향을 잡으려면 이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가격은 솔찬히 비쌌지만(10불) 해맑은 햇살을 받으며 음악 귀에 가득 꽂고 산들바람에 머리칼 날리는 기분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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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버스는 한번 표를 끊으면(100페소, 10$) 도중에 몇 번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시 탈 수 있다. 우리나라 시티투어버스도 그러하듯 버스는 예상대로 멕시코 시티의 업타운을 중심으로... 1시간 가까이 돌다가 반환점을 돌아나오는데, 나는 오는 길에 봐둔 인류학박물관 앞에서 내렸다.    

이 일대는 대단히 면적 넓은 공원들이 서너 개쯤 되는 것 같다. 먼저 눈에 띄는 국립극장 구경부터 하고...

 

저녁에 적당한 공연이 있으면 볼까 했는데... 적당한지 어떤지 알 수가 있어야지..   

 

  

국립극장 로비에 있는 전시실에 들어가봤다(사진 클릭해보세용)

 

인류학 박물관 입구(입장료 48페소)

 

 

제대로 보려면 한나절도 모자란다.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의 양도 방대하지만 인디헤나들의 민속을 다양하게 재현해놓은 것들도 꽤 볼만하다(플레이 버튼을 꾹 눌러야 보실 수 있음).

 

박물관 앞뜰. 상당히 넓고 시원해서 한숨 늘어지게 자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인류학 박물관 건너편 쪽에 있는 공원에서 발견한 '한국정'... 어찌나 반갑던지..

1968년 멕시코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정부가 차풀텍 공원에 지어 기부했단다.

  

 

공원 안에서는 '볼라도레스'라 불리는 멕시코 전통 서커스(!)가 펼쳐지고 있었다.

과거에는 기우제 의식으로 행해졌다는데 지금은 무슨 이벤트인고?

몸에 줄을 맨 사람들이 피리소리에 맞춰 빙글빙글 돌면서 30미터 정도 되는 고공으로부터 서서히 땅으로 내려오는 것인데 번지점프만큼 아찔하지는 않아도 퍽 재밌어 보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