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남미

Guatemala8 - Santiago / San Marco

張萬玉 2008. 5. 29. 12:53

 산띠아고

 

산 뻬드로에 열흘이나 있었지만 학교에 매여 도무지 놀러다닐 틈을 내지 못하던 중...

끌라리싸 선생님이 남편의 교통사고 때문에 결강하던 날, 드디어 기회가 왔다. 배 타면 20분 밖에 안 걸린다는 산티아고 마을 정도는 후다닥 돌고 와도 오후 수업에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산 뻬드로에는 선착장이 두 군데 있다. 빠나하첼 선착장과 산티아고 선착장.

배는 20분 후에나 떠난다고 해서 산티아고 선착장 부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경치가 훌륭하니 솜씨가 없어도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하면 달력용 사진이 나온다. ^^  

 

호수가 있으니 물이 풍부할 것 같지만 상수도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호수 마을은 늘 물부족에 시달린다. 모든 집들이 옥상에 물탱크를 설치해두고 있다. 

아예 빨랫돌까지 설치되어 있는 걸 보면 정부 공인 빨래터인 모양이다. 으으~ 호수가 썩어간다. ㅜ.ㅜ

 

5월 달력 그림이다. ㅎㅎㅎ 

 

이 사진은 일전에 레베카랑 호수변을 가로지를 때 찍은 건가 보다. 

 

카약 취미가 있었으면 이 선착장에 자주 왔을 텐데.... 

 

보트에 올라타니 요요 이쁜것이 환한 미소로 날 반겨준다.

   

 절대 클릭하지 마세요.. 오죽하면 열두 장 찍어 여덟 장이나 올렸겠어요..ㅋㅋ

    

맛나게 쫄쫄 빨아먹고 있는 게 뭘까요?(맞추시는 분께 예쁜 엽서 보내드립니다. ^^ ) 

 

자신만만한 미남보다 심란한 미남에게 더 끌린다. 취향도 참... 

 

물보라에 무지개 피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는 뚝뚝이를 탔다. 시간이 없으니 휙 한 바퀴 우선 돌아보려고.

꼭대기에 있는 센트로로 올라가니 이게 웬일인가. 

 

예쁘게 차려입은 애들이 손에 국기를 들고 줄을 서 있다.  

 

머스마들도 예복 쫙 빼입고 대기중이지만 여자애들처럼 열광하진 않는군.

 

마을 회관 안에는 현수막이 걸리고 빵빵한 마이크 시설을 갖춰놓았다. 도대체 무신 일이래요?

 

혹시 대통령이라도 오시나요? 장난삼아 물어봤더니 잠시 후에 영부인이 이곳을 방문한단다. 이게 웬 떡!!

바글바글하는 사람들 속에 끼어 나도 까치발에 목 잔뜩 빼고 기다려본다. 

 

드디어 영부인 도착.

사람들 밀치고 접근해서 가까스로 한컷 건졌다. 경호원 네 명 수행차량 네 대뿐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영부인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소탈하게 그냥 군중 속에 묻혀 입장하는 청자켓 여인...

 

30분 넘게 기다려온 순간은 2분 만에 끝났다. 얘들은 한 시간도 넘게 기다렸겠지?

 

가는날이 장날이었나보다. 환영행렬 바로 옆에는 항아리 팔러 나온 여인들이 판을 벌렸다.

 

어느새 11시. 영부인 덕택에 마을 구경은 별로 하지도 못했지만 여기서 접어야겠다.

오후수업 늦지 않으려면 12시 15분발 보트를 타야 하니... 

 

선착장으로 걸어내려오며 대강 간만 본 소감은.....

여기가 산 뻬드로보다 좀더 크고 현지인들 사는 형편도 여기가 조금 나은 것 같다. 다른 점이라면...

산 뻬드로보다 관광지 냄새가 덜 나고 마을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난다. 선착장에서 센트로 올라오는 길에 늘어선 선물가게는 산 뻬드로보다 많지만 호텔이나 레스토랑은 그다지 많이 눈에 띄지 않는다. 선물가게 골목 외에는 여느 시골동네처럼 조용하고 푸근하다. (사실은 잘 모른다. 시간이 없어서 마을 일부만 휘익 둘러봤으니..)

 

 

산 마르꼬 

 

토요일에는 두 군데에서 축제가 열렸다. 산띠아고에서는 음악축제, 산 마르코에서는 환경운동 단체가 주관하는 '순수한 삶' 축제. 음악축제에도 몹시 끌렸지만 며칠 전에 다녀오기도 했고 과테말라 시골마을의 환경운동 단체라니.... 호기심이 발동해서 산 마르코 쪽으로 정했다.

오전에는 끌라리싸 선생님의 보강수업이 있어서 오후 1시에 출발. 몰리랑 브리를 선착장에서 만나 함께 갔다. 배로 20분 걸리는 바로 이웃 마을이다.

 

선착장에는 지갑 열 사람들을 환영하는 안내판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여행자가 북적이는 마을이겠군..

 

환경축제 '순수한 삶' 

 

'순수한 삶'을 찾아오는 사람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좁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 넓지 않다고 했는데... ^^

골목길에 꽂혀서 찍고 또 찍었다.

 

 

   

 

   

행사장 도착해보니 이미 파장무렵.... ㅜ.ㅜ 

 

 

 

마지막 순서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음주에 있는 여성의 날을 미리 노래로 기념하고 있다.

노래하는 여성은 초대가수가 아니고... 환경운동가인 듯.

 

환경 관련 그림들과 친환경제품, 재활용 물품 등이 전시판매중이었는데 이 행사도 거의 끝물....  

이 사람이 이 마을 환경운동을 지도하고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란다.  

 

에이, 나도 사진이나 찍어야겠다 

 

 

마야 전통 방식에 따라 팔찌를 짜서 판매하는 청년활동가 

 

우리나라 남자들도 저렇게 이쁜 모자를 쓰고 다니면...  

 

가정에서 직접 빚은 항아리들이란다.

 

천연날염 스카프. 인디헤나 전통색이 아닌 상당히 세련된 파스텔 색조다.

 

꿀 판매중.

행사장에 판매하는 사람들 말고 마을주민이 얼마나 참여했는지 궁금했다.

다 끝날 무렵에 가서 그런지... 거의 못봐서..  

 

행사장을 나와 마을구경에 나섰다. 

 

주무시는 건지... 혹시 술이나 약에 취한 건 아니신지.. 

 

이 동네 닭들은 목 쪽이 다 저래서 닭을 싫어하는 내게 더 큰 혐오감을 안겨줬다.

모두 영양실조나 싸움을 해서 저런 건 아닐 테고... 혹시 품종이 다른 건가? 

 

멋진 작품을 만드시나본데... 제 눈엔 아주머니 자체가 멋진 작품이에요. 

 

나 꽃 따줘. 

 

네가 원한다면 꽃이 아니라 별이라도 따다 주지.. 

 

마을 뒷쪽에 있는 근사한 쉼터 

 

산 마르코 거주 3년차라는 이탈리아 모녀.

이 마을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30가족 정도. 모두 환경운동이나 명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서 현지인들에게 환경문제에 대해 교육하고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단다.   

 

6년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데... 흑흑, 분리수거통 옆에 널린 쓰레기 좀 봐라... 

 

마을의 초등학교 담벼락에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장식을 넣었다. 

 

담너머로 찍은 학교 운동장 

 

산 뻬드로에서는 원주민이 활개치는 반면(물론 활개치는 구역이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서양사람들이 활개치고 있는 것 같다. 이 행사 역시도 외국인들인이 주최하고 과테말라 예술인들이 들러리 선 듯한 느낌...(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말해도 되나 모르겄다. 그냥 내가 받은 인상..)

명상과 환경운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색다른 관광지....? 

분위기는 산 뻬드로보다 훨씬 조용하고 깨끗하지만 웬지 정은 들지 않는다.  

 

산 뻬드로에 비해 술집이나 레스토랑은 적지만 무지하게 고급스럽고 훨씬 비쌌다. 

 

곳곳에 명상센터.

숙소와 요가 및 명상 훈련을 묶어 파는데 숙소만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센터의 컨셉은 피라밋이다. 우주와 통하는 뭔가를 내세우는 듯...

 

난 호변이 더 좋다. 해 저물녘까지 여기서 죽칠까보다. 

 

이건 9월 달력인가? 

 

처럼 호변에서 구름하고 노는 사람들 많다. 

 

애들은 공하고 놀고....

복도 많지, 이렇게 멋진 축구장이 어디 흔한가?

 

보트 영업 하는 동네 청년. 손님 없을 때는 수영이나 잡담을 하며 논다.  

 

 

노는 것도 좋지만 손님이 너무 없으면 우울하다.

 

아, 어서 오십셔. 오래 기다렸습니다....

 

6시에 돌아오는 배 탔는데 열서넛밖애 안 되보이는 애가 선장 노릇을 한다.

15께쌀 달라길래 올때 10께쌀 줬는데? 하니 10께쌀 내란다. 어린녀석이 저런 거부터 배우면 안되는데...

바람이 불어 파도가 거세진 호수에 석양이 출렁인다. 어느새 산 뻬드로 화산 코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