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mbia3 - Catedral de Sal
씨빠끼라(Zipaquira) 성당이라는 정식 이름보다도 '소금성당'이라는 별명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곳은 원래 암염을 캐내는 광산이었는데 1992년에 폐쇄되었고, 1995년에 지하성당으로 개조되었다.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미사가 열리지만(그날 입장료는 반액) 보고타의 중요한 관광자원이자 공연장(주로 콘서트)으로도 큰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마침 한가한 수요일.... 씨빠끼라 소금성당에 가보기로 한다.
집 앞에서 센트로 반대 방향으로 가는 트랜스 밀레니오를 타면 되는데 그것도 모르고 시내의 라스 아구아스까지 나갔다 거기서 지선으로 바꿔타고 다시 집 앞길을 지나쳤다. 신기한 것은 시내 나가는 J72선이 시내로 나갔다 돌아올 때는 B74로 바뀌는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같은 노선이다.
좌우지간 그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다가 종점(Portal de Norte)에서 내려 씨빠끼라행 미니버스로 갈아탄다. (3100페소) 소들이 풀을 뜯는 초원을 지나고 음식점과 놀이공원, 리조트촌을 거쳐 가난한 소도시를 빠져나오니 넓고 시원한 길이 펼쳐진다. 40분 정도 왔나보다.
소금성당이 산 속에 있다고 하니 우선 점심부터 먹고 가세.
아르헨티나에서 먹던 고기가 생각나 오랫만에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역시 아르헨 고기와는 비교가 안 된다.
감자 옆에 있는 것은 과테말라에서 자주 먹었던 따말이라는 옥수수빵.. 모양은 달라도 같은 맛이다.
카운터의 예쁜 아가씨. 예고도 없이 찍었는데 어떻게 눈치챘는지 재빠르게 포즈 취하는 솜씨가 모델 뺨친다.
이곳의 '관광지구'는 그리 길지도, 그리 요란하지도 않고 기념품가게도 그리 많지 않아 마음에 든다.
소금성당? 했더니 한참 더 가야 한단다. 여기는 씨라끼빠 마을의 센트로인가보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잘 웃고 잘 웃어준다.
물오른 꽃봉오리들... 더 싱싱럽고 더 향기롭게 활짝 피어나라.
콜롬비아의 아보카도는 꼭 호박 같이 생겼다.
이런 분위기... 좋아좋아.
화려한 거리나 아름다운 오솔길이 아니어도 좋다.
어디론가 뻗어 있는 길은 그 자체로 나를 빨아들인다. 설명할 수 없는 힘으로.... 내 역마살의 주범이다. ^^
셔터 잠깐 눌렀을 뿐인데... 왜 일케들 심각하셔? ^^
버스에서 내려 여기까지 오는 데 20분 정도 걸렸다.
걷기 싫으면 미니버스나 택시를 타도 된다. 오는 길에 표지판이 거의 없어 물어물어 찾아왔다.
입구를 지나서도 공원처럼 잘 다듬어진 길을 10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소금땀 흘리면서 소금을 캔다.
헬쓰장에서 만든 가짜 근육과 달리 노동으로 단련된 울퉁불퉁한 근육은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여기가 진짜 입구.
사진 왼쪽이 나의 영어가이드다. 친절한 데다 영어도 아주 잘 하고 위트까지 겸비했다.
총 길이 75미터, 높이 18미터.... 일일이 곡괭이질을 하여 마치 화강암 건물처럼 정교하고 번듯하게 다듬어놓았다. 투박하고 모양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꺼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긴 터널 중간중간에 넓은 광장도 나오고 의자와 강단까지 만들어놓은 예배당도 나온다. 원래 소금광산일 때도 신앙심 깊은 광부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던 장소란다. 지하 60미터에 8천 4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던 대단한 장면을 상상해본다.
플래시를 아무리 터쳐봐도 쓸 만한 사진은 몇 장 안 된다. ㅜ.ㅜ
원래는 이렇게 거칠고 거대한 암염이었을 것이다.
조명을 쏘니 근사한 폭포가 되었다.
내려올 때는 버스가 다니는 오른쪽 길을 택했더니 왔던 골목길과는 달리 널찍한 광장이 나타났다.
동네 공원. 뽀뽀하는 엄마 아빠보다 아들이 더 좋아한다.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길래 들여다보니 앞마당에 차린 음식점이다.
어이, 그 사람보다 내가 더 멋지잖아. 차라리 나를 찍으라구!
아냐아냐, 나를 찍어야지. 난 힘도 좋단 말야. (시키지도 않는데 번쩍~)
으흠, 난 어때? 나이는 좀 들었어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아?
와, 윤다이~~!! 방가방가!
그대만 있어주면 아무것도 필요없는 젊음의 시절도 풀꽃처럼 곧 시든단다. 소중하게 즐기렴.
돌아오니 어느새 날이 저물어간다.
동네 버스 정류장 부근에 오늘 저녁 일꺼리를 기다리는 마리아치 아저씨들이 진을 쳤다.
이 일대가 마리아치들의 인력시장인 모양이다.
전화만 주십셔! 집이든 음식점이든 파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갑네다.
에구, 오늘은 꽝인가본데 한잔 걸치러나 가지.
헤이, 우리 어때? 우리 팀은 하프도 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