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2011)/花樣年華
[스크랩] 간큰 여대생
張萬玉
2005. 6. 10. 12:51
윗 글을 쓰고 있으니 무서웠던 일이 꼬리를 무는군요. 내친 김에 하나 더...ㅋㅋ
대학 2학년 때였나.
저녁 11시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인데요.
그 길이 가로등도 희미하고 인적이 좀 드문 길이었어요.
웬 술 취한 아자씨가 따라오며 자꾸 시비를 거는 거예요.
무서워서 종종걸음을 걷는데 술이 좀 된 것 같은 이 아저씨도 걸음걸이가 만만치 않네요.
제 어깨를 잡는 것을 뿌리치고 뛰니까 이 아자씨 뭐라뭐라 하면서 같이 뛰어요.
다시 손목을 잡히고...
얼마나 무서운지 발밑이 꺼지는 것 같더라구요. 겁결에 몸을 돌려 있는 힘껏 그 아자씨를 떠다밀었더니 생각보다 쉽게 나가 떨어지더군요. 고목이 쓰러지듯... 쿠웅~
잘 하면 뇌진탕이었을 꺼에요.
아이고 걸음아 나 살려라 뒤도 안 보고 뛰었죠.
그 이튿날...
집에서 버스 타러 내려오는 길에 양궁장이 있는데
아 글씨 내가 어제 밀었던 아저씨가 거기 떡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우리동네 양궁연습장 주인아자씨였던 것이어요.
다행히 머리에 붕대는 안 감은 것 같은데....ㅋㅋ
인제 난 주거따!!
눈앞이 노래지더군요. 아마 술김이니 내 얼굴도 모를 테지만 그래도 오금이 저려서...
살금살금 콩당콩당.... 간신히 지나가고
다음부터는 그쪽엔 얼씬도 안 하고 골목 한 개를 빙 돌아 다니곤 했죠.
하지만 아가씨들, 조심하세요.
술이 과하면 조금만 밀어도 넘어가지만
어중간하게 마시면 평소보다 힘이 더 세지거든요.
차라리 건드리지 말고 도망가는 게 상책이랍니다.
출처 : Re:Re:간큰 여대생
글쓴이 : 장만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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