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트라원정대 3 - 빠라팟에서 사모시르 섬
빠라팟에서 묵었던 숙소는 나이아가라 리조트.
5불생활자 까페에서 출동한 원정대 숙소가 어째 연일 럭셔리 대행진이다.
이 리조트에도 (자꾸지까지 구비한) 널찍한 수영장이 있었지만 나는 아랫마을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뒷동산에 꽂혀
석양이 기울 때도 아침해가 뜰 때도 내내 뒷동산을 지켰다.
이튿날 사모시르行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하랑가올 마을에 들렀다.
개별 배낭여행자였더라면 섬으로 떠나는 배를 기다리며 이 마을에서 묵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야말로 5달러짜리 숙소와 환전소, 피씨방, 저렴한 식당과 재래시장이 즐비하고, 기념품 상가가 마을규모에 비해 꽤 발달된 동네.
하지만 관광객 모이는 마을 같지 않게 인심 좋고 여기저기서 까르르 까르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가난해도 우리끼리 가난하면 괜찮다니까.
어쩐지 기념품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
모스크인 것 같은데......너무 작다. 이 동네도 기독교 영향력 아래 있는 마을인 듯.
경찰서란다. 왠지 잡혀가도 안 무서울 것 같다. ^^
공설운동장 가장자리에 마련된 휴식처. 아니 어쩌면 기도실.
관중석은 따로 없고...... 아마 경기나 행사 있을 때 저 비스듬한 잔디밭에 앉아서 관람하는 모양이다.
오지마을에 울려퍼지는 소년 브라스밴드...... 상상 만으로도 근사하지 않은가.
귀여운 멜로디를 울리며 사람들을 유혹하는 아이스크림 자전거
마을 한 바퀴 돌고도 시간이 남아 호수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을 탔다.
점잖은 신사분도 공연히 포효하게 만드는 탁 트인 호수
유람선에서 내려 이층짜리 퍼블릭 보트로 옮겨탔다.
동네 아이들은 동전을 벌기 위해 뱃전으로 기어올라와 묘기를 부린다.
호주에서 온 그 또래 아이들은 사모시르 섬에서 엄마아빠와 3주간의 휴가를 즐길 예정이다.
요녀석들이 인도네시아말을 제법 잘 해 깜딱 놀랐다. 학교에서 배웠다고......이웃동네라는 게 실감 났다.
뱃길이 심심해질 즈음 현지 여대생들이 적극적으로 대화를 청해온다.
전공이 영문과라니 아마 나처럼 외국인들과 만나면 회화 연습할 기회를 만들려고 애쓰는가보다.
얘들아, 내나 네나 실력이 거기서 거긴데 너무 깊이 들어가진 말자고... ㅋㅋ
그리 멀지 않은 항해 끝에 우리가 묵을 숙소 전용 선착장에 도착, 뒤이어 우리의 차량을 실은 화물 전용 선박도 도착......
사모시르섬에서의 3박4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