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유럽

체코 2 - 프라하 2

張萬玉 2009. 3. 3. 11:39

# 카를교 건너 오른쪽 뒷산 동네

 

숙소에서 만난 벨기에 사는 아줌마에게 남은 일정에 대한 자문을 구하다가 그녀의 강력추천에 넘어가 졸지에 에딘버러 행 이지젯 티켓을 예매하고 말았다.

굳이 프린트할 필요는 없는데, 그때만 해도 전자티켓(더군다나 외국항공사의 저가항공권)이 익숙지가 않아 꼬박꼬박 프린트해가지고 다니던 때라

프린트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어째 그렇게 피씨방이 드물던지......) 강 건너 동네에 있다는 얘길 듣고 카를 교 건너 오른쪽 동네로 걷다 보니

여긴 또 소지구나 구시가지와는 완전히 다른 동넬쎄.

 

 

 

소박한 분위기에 홀려 고의로 길을 헤매다가 간신히 메트로 발견, 비흐셰라드로 가니 거기에 또 높직한 성이 있다.

매일 아침 익숙하게 조망하던 프라하 시내 전망과는 또 다른 전망이다. 

 

 

 

 

 

 

드보르작과 스메타나가 잠들어 있다는 공동묘지로 가던 길이었는데 귀여운 아가씨가 '니 하오?' 하고 말을 걸어온다.

영국에서 유학중인데 부활절 휴가기간을 이용해서 잠시 집에 다니러 왔다는 체코 아가씨, 나를 중국 사람으로 알았단다. 

룸메이트에게 중국말을 좀 배웠다니 좀 써먹어보고 싶었나보다. 그런데 할 수 있는 말이 몇 마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유머감각으로 어찌나 날 웃겨주던지, 그 아가씨랑 수다 떨다가 그만  목적지를 잊고 강가까지 걸어내려오고 말았다. 

 

 

 

 

 

 

블타바 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구시가 광장까지 다 왔다..

오늘 개막하는 '프라하의 봄' 축제 행사 때문인지 온동네 사람들이 다 쏟아져나와 시청사 앞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다..

특히 무슨 플래시 몹 같은 걸 하는지 좀비들이 엄청나게 쏟아져나왔다.

 

 

 

 

 

 

 

 

Hare Hare~ 크리슈나를 찬양하는 사람들도 떼지어 춤추고 노래하고......

 

 

 

 

 

 

어제는 같은 장소에서 경찰의 날 기념식으로 추정되는 행사가 있었는데, 오늘은 락 페스티발이 열릴 모양이다.

 

 

 

우리 숙소 카수가 (K군이라고 해두자) 오후 네 시에 유태인지구에서 한판 벌인다는데, 시청사 앞 무대는 바야흐로 물이 오르려는 찰나.

발은 차마 안 떨어지지만 의리가 있지, 그거 포기하고 유태인 지구를 찾아갔는데....못 만났다. ㅜ.ㅜ 

 

 

 

유랑하던 유태인들이 이 지역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은 8세기경.

30년 전쟁에서 쌓은 공을 인정받아 자치구역으로 보호받으며 한때는 인구를 6만여 명까지 늘렸다는데 

나치 점령기를 거친 뒤에는 2500명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어쩌다 보니 카를교 오른쪽 다리를 건너고 있고, 어영부영 하다 보니 말로스트란카 역 건너편 광장까지 걸어오고 말았다. 

아, 어느새 프라하의 마지막 밤이로구나.

 

 

 

 

 프라하에 온 관광객들이 다들 거쳐간다는 인형극 돈죠반니.

인형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지만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숙소에서 살짝할인표 구해 450코루나 줬나?) 망설이다가

숙소 식구들이 대거 출동하는 바람에 따라 갔는데, 내 앞에 앉은 커플이 키스를 쉬지 않는 바람에 시야가 딱 가려서 별로 즐기진 못했다... ㅜ.ㅜ   

 

# 뽀나스, 기념품 가게에서 내 눈길에 딱 걸린 이쁜이들

 

천문시계 모형들. 배터리 넣어주면 째깍째깍 잘도 간다.

동행하던 박양은 큼지막한 넘으로 하나 샀다. 결혼을 몇 달 앞두었으니 신혼살림 장만의 일환이었는지도 모른다. ^^ 

 

요건 프라하 왕궁 구내에 있던 장난감박물관에서 본 소꿉장들(내 안엔 아직도 꼬마 계집애가... ^^)

 

 

  

 

이 꼭두각시 인형 하나 사고 싶어서 지갑을 얼마나 열었다 닫았다 했는지..... ^^

그러나 이제 인형 사는 데 더 이상 돈 쓰지 말자고 다짐한 터라...    

 

  

 

요걸 뭐라고 불러야 하나? 만화경? 요지경? 

점잖은 그림 옆으로 뚫린 구멍 속을 들여다보면 점잖지 않은 사진이 보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