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萬玉 2015. 4. 29. 11:46

내가 심지 않았지만 전에 살던 할머니의 혹은 자연의 은덕으로 한 식구가 된 녀석들

 

로메인상추

겨울 난 두 포기가 봄이 되면서 다섯 포기가 됐다.

겨울에 딴 잎은 억세고 향도 강하더니 요즘 나오는 잎은 연하기만 하다.

매일 아침 서너 잎씩 뜯어 샐러드용으로 쓴다. 현재로선 텃밭 밥상의 일등공신.

 

쪽파

1차수확 : 1월중 / 잡초 제거하면서 여기저기 파묻혀 있던 녀석들을 뽑아 파김치 담고 이웃들 네 군데 나눠주고  

2차수확 : 4월초 / 모아 심은 녀석들 머리가 제법 굵어져 세 차례에 걸쳐 수확 / 제주 이웃과 서울에서 온 후배에게 대량 안김.

                        밭에 두고 먹으려고 했는데 무슨 병인가 돌아서 모두 쓰러졌길래 싹쓸이하고 밭 청소.

                       

새 계획 : 언제 오일장에서 씨쪽파 구해 많이는 말고 두 세 개만 다시 심어볼까 한다.(요거 잘 되는 종목)

             파종한 뒤 잎이 서너 개 나오면 웃거름 주란다. (2주 간격으로 한번 더)

             잘 되면 8월에 좀 넉넉하게 심어서 가을김장에 쓰자고.

 

마늘

1차수확 : 1월중 / 잡초 제거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풋마늘을 뽑아 피클을 만들어 잘 먹고 있다. 이웃들에게도 꽤 안겼다.

              마늘이 많이 나는 제주도에서 즐겨 먹는 밑반찬. 마늘종 장아찌보다 더 향이 강하고 식감이 좋다.

2차 수확 예정 : 5월중 / 마늘종 수확 (일부만 장아찌용으로)

                     나머지 마늘종은 주아 저장용으로 남겼다가 마늘 수확 전에 수확해서 보관하여 내년에 통마늘 수확용으로 심는다.

3차 수확 예정 : 5월에 칼리 비료

                     6월 통마늘 수확 / 잘 저장했다가 9월에 심어 10월에 쪽마늘로 수확(김장용)

 

징그럽게 많아 갓김치 한 통 담고 여기저기 나눠주다 지쳐 결국 꽃을 보고 말았다.

안 심어도 나는 녀석들, 이젠 안 심을란다.(동네길에 지천이다)

갓김치는 1월에 담아둔 것이 이제야 농익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잡초 속에 징그럽게 많긴 해도 영양이 부족했는지 손가락 만한 녀석들도 부지기수.

깍두기 한 통, 나박김치 한 통 담고 여기저기 나눠주다 무말랭이와 무시래기만 조금 갈무리하고 결국 다 뽑아버렸다.

새 계획 : 9월초에 씨를 뿌려 11월에 거둔다. 밭을 부드럽게 깊이 갈고 밑거름을 충분히,검질 자주 해주고 건조와 과습에 주의.  

 

부추

잡초인 줄 알고 뽑아버릴 뻔하다 구사일생된 녀석들.

요즘 잘 베어먹고 있다. 연하고 향이 진한 조선부추 최상급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은다.

부추는 뿌리 내릴 때까지가 어려운 거라고 언니가 두어 뿌리 캐어가지고 갔다.

이식에 성공하면 이웃들에게 몇 뿌리씩 나눠줄 생각이다.

 

도라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뿌리 때문에 다른 작물들을 키울 수가 없길래 캐어서 한 군데로 몰았다.

캐면서 보니 뿌리가 딱 우리 밭의 살찐 지렁이 굵기다.

발육 상태도 그렇지만 이건 몇년짜리 농사이니 그냥 꽃 보는 걸로 만족해야 할 듯.

 

뒷뜰에 지천이다. 후배가 와서 한 소쿠리 캐가고 이웃도 한 소쿠리 캐가고 나도 한 소쿠리 캐어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했는데

다 끝난 줄 알았던 자리에 다시금 한창이다. 쑥버무리를 해서 동네에 돌려도 될 지경이다.

 

달래

있는 줄도 몰랐는데 있었다. 두어 번 무쳐먹을 만큼 뽑고 나니 이젠 안 보인다.

내년 봄에 다시 찾아오겠지

 

방풍나물

이것도 있는 줄도 몰랐는데 대여섯 포기 정도 잎을 피워올리고 있다.

제법 자란 녀석들은 한번 수확해서 쌈 싸먹고 삶아서(데치는 정도보다 조금 더) 된장에 무쳐먹었다.

진한 향과 아삭한 식감이 별미.

좀더 자라면 모두 수확해서 갈무리해두겠다. 내년에 또 나오겠지?

 

머위

오늘 아침 두 포기 발견. 맞는지 확인 되면 쌈 싸먹어야징~

 

수확 끝난 밭에서 이삭줍기 해먹은 것들(한번에 한두 개 주워오면 거의 한 달은 먹는다. ㅋㅋ)

1, 2월 : 양배추 / 붉은양배추 / 브로컬리 / 콜라비

4월 : 양파

 

화초와 나무

 

이름 모르는 대형 상록수 1그루

무화과 4그루 : 잎이 무성하더니 바야흐로 손톱 만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수확할 수 있으려나?

배나무 1그루 : 맞나?

어린 동백나무 1그루

붉은철쭉 3그루(꽃이 안 피어 모르나 아마도 철쭉으로 보이는메마른 관목이 서너 그루 더 있음)

앵두나무(로 추정) 1그루

희고 작은 꽃 줄줄이 피워내던 이름모를 나무 1그루

잎만 무성한, 이름모르는 관목 세 그루.

들장미 두 그루(막 꽃 피우기 직전, 담 타고 넘어가기 직전)

무성한 애플민트

온 마당에 가득한 금잔화/ 노랑색 주황색

새로 선 뵈기 시작한 국화류의 흰 꽃

수선화(내년엔 꽃이 피려나?)

화단을 온통 불태울 기세로 번져가는 버베나

돌담 옆 구석탱이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유채

수국 2포기

알로에 두 포기

종려잎 같은 걸 달고 있는 어린 나무 한 그루

 

이 녀석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설마 사시던 할머니가 다 심으신 건 아니겠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