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들 안부(사진)
비 가리라고 내어준 플라스틱 박스를 (거기서 재돌이가 죽어나가서 그런 건지) 한동안 본 척도 안하더니
이제 완전히 제 집 삼아 늘어지게 낮잠도 자고 높은 문턱(!)을 뛰어넘거나 옆에 나 있는 손잡이를 창문삼아 까꿍놀이를 하거나
상자 위를 오르내리며 장난을 친다.
세 녀석 중에 가장 몸이 약해보이던 회돌이가 지금은 식겁이와 맞짱을 뜬다. 식겁이는 검돌이의 별명.
삼형제 중 제일 쎄보이던 녀석이 알고보니 완전 허당이라 내 발소리만 나면 식겁을 해서 줄행랑을 놓길래 붙여준 별명이다.
그래도 요즘은 회돌이가 곁에 있으면 그걸 믿는 구석이라고 여기는지 도망 안 치고 버틴다. ^^
오히려 비실대던 회돌이는 내 발소리 듣고 다가와서 눈 깜빡깜빡거리며 친한 척.
요녀석은 모기장을 열면 바로 줄행랑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려면 아직도 모기장을 사이에 두어야 한다.
그래도 접근했는데 도망 안 치는 게 어디야~ 우리 사이 마이 발전했다 아이가.
얘는 모기장 열어도 된다. 각종 포즈도 잡아준다. ^^
어머님이 식사하시는 데 접근하면 당장 한 대 날아가기 때문에, 근접가능한 최전선까지 와서 애처럽게 가르랑거리며 비굴모드......
결국 한 대 얻어맞고 멀찍이서 어머니 식사 끝날 때까지 대기.
어머니 식사 마치고 사라지시면 그때서야 식사 시작. 서열이 같은 녀석들이라 먹이통에 나란히 머리를 처박고 사이좋게 먹는다.
이제 녀석들도 제법 자라, 어미까지 세 마리의 성묘가 하루에 두 번을 먹어대니 7.5킬로짜리 사료가 벌써 두 푸대째다.
와, 드디어 악수에 성공!!(비록 모기장을 사이에 두었지만.)
캐리어를 사서 그 안에 먹이를 두고 몇 달간 길들이다가 이사갈 때 캐리어째로 반짝 들고갈까...... 섣부르게 벌써 이런 생각도 해본다.
회돌아, 따랑해~~ 제발 내 마음을 받아줘!! 내게 한 번만 안겨주면 안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