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프리카

아프리카 종단여행 14 - 나미비아(사막투어)

張萬玉 2014. 10. 14. 13:06

빈트훅 시내에서 1시간 정도 달리니 바로 사막지대다. 돌 튀기며 맹렬하게 다시 두 시간을 달려 전망대에서 샌드위치로 점심 먹고....

먼지 뒤집어쓰며 다시 한 시간 만에 solitare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 잠깐 쉬고 다시 2시간을 달려 겨우 오늘의 숙소 세스림 계곡 인근 캠핑장에 도착. 

서둘러 석양부터 보러 갔으나 너무 짧은 아프리카 석양.

대신 수퍼문이 떴다.



어마무시한 새집. 뽕뽕 뚫린 구멍 사이로 새들이 드나든다.


모건 프리드먼을 닮은 우리의 드라이버.

자기 차로 영업을 하니 이곳에선 유지급이 아닐까 한다.








2013년 이란여행중에 타브리즈에서 생일을 맞았는데, 엽렵한 길잡이가 귀여운 초코케익을 사들고 와 조촐한 파티를 열어주었다.

그때 룸메이트였던 홍여사가 이번 여행에도 동행했는데, 그때 생각이 났는지 빈트훅에서 케익과 와인을 살짝쿵 준비해왔네.

이 열악한 사막투어 와중에 생일파티라니....나는 물론 다른 일행들까지 모두를 감동시켰던 진짜배기 서프라이즈 파티.

불빛 없는 사막에서 추위에 벌벌 떨며 모래 섞어 먹고 마시던 그날밤의 생일파티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듯.


사막은 늘 추웠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플라이 없는 텐트 속에서 침낭에만 의지한 채 꽁공 얼어가다가... 일어나라는 소리에 간신히 눈꼽만 떼고 일출 보러 출발.

어젯밤에 본 수퍼문이 아직도 중천에 떠 있다.


추운 데서 자서 더 그런가. 안그래도 걱정되는 무릎이 갑자기 엇나간 것처럼 비명을 지른다.

기를 쓰고 나온 새벽길이지만 오늘 일정을 생각해서 가비얍게 포기. 산 아래에도 멋진 풍경은 많다이~ 


그래도 부러운 건 부러운 거...ㅠㅠ

대신 산 아래 풍경을 열심히 찍어댄다.

산을 보려면 산 아래에서 봐야지, 어흠!(올라가지 못한 자의 변명)




모래언덕에 올라간 동안 요리사는 당연히 아침 준비를 해놓고 기다려야 할 텐데 봉지만 뜯어놓고 꿈쩍을 안 한다.

준비 안 하느냐고 물으니 손님들 식성을 몰라 사람들 내려오면 같이 하겠다나?

아니나 다를까. 결국 일행이 아침을 준비해서 지켜보고 있는 요리사와 기사들을 먹였다. ㅎㅎㅎ


돌아와 텐트 걷고 데드블레이로 출발.

찝차 갈아타고 오늘도 살벌한 사막 달리기.

데드블레이에서 소수스블레이까지는 앉아있기도 어려운 깡통트럭. 너무너무 길게 느껴졌던 5킬로 길.

데드블레이는 예상밖으로 멋졌고 소수스블레이는 그저그랬다.


데드블레이(죽음의 물구덩이) 입구












옴마야, 깡통트럭 기사님 카리스마 작렬!


재칼이 마중 나왔다.

산 고기도 뜯어먹는 녀석이 동네 개처럼 얌전히 뭐 먹을 거나 안 던져주나 기다리고 있네.


소수스블레이는 '물을 모으는 구덩이'라는 뜻이라는데.... 물은 없다. 그래도 데드블레이보다는 나무가 쬐끔 있다.





남회귀선을 지난다. 지나가는 곳이라 지나가는 건데 난 왤케 신기하지? ㅋㅋㅋ

오후 2시 다 되어 캠프로 귀환, 다시 우리가 요리사들에게 점심을 해먹이고... ㅋㅋ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세스림 계곡 사이로 기가 막힌 드라이브.

그러나 두 번은 오고싶지 않다. 죽어가는 땅 사막도 더이상 올 생각 없다. 누구는 사막이 미치도록 좋다고 하는데......




북한이 지어줬다는 무슨무슨 기념탑.

나미비아는 남북한과 모두 수교관계에 있다. 아마 북한과 더 친할 꺼다.



오는 길에 화장실 쓰느라고 잠시 들렀던 솔리테어 마을.

이번엔 커피도 마시고 소문 짜하다는 애플파이집에도 들렀다.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사막투어의 거점 역할을 하는 마을인 듯하다.




짜슥들이 애플파이 나눠먹잔다.

나무에 어마어마한 맨션을 짓고 창구멍으로 들락날락하는 녀석들이다. 이 사막에 살아남아 있는 것만 해도 기특하구나.


다시 달리고 달려 저녁 8시에 스와콥문트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