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7 - 다나킬 투어 1
불타는 사막을 향해 출바알~!
미국인 짐, 다니엘, 노아와 같은 팀이 되었다.
짐은 국제관계 NGO에서 일본과 한국을 담당하고 있는데 부인이 아디스아바바로 출장을 가게 된 김에 자기도 휴가를 내고 왔다고 한다. 하지만 부인은 일을 해야 하니 혼자 투어를 하고 있다고. 다니엘은 생물학을 전공한 유태인으로 저개발국에 의사를 파견하고 조정하는 Volunteer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노아는 다니엘의 여친으로 인류학 전공. 지금은 아와사에서 조사 및 교육을 한다. 둘 다 인상이 좋다.
길은 중국인들이 닦아놓았는데 중간중간 공사가 벌어진 구간이 많다.
공사구간은 돌 바리케이트를 쳐놓았기 때문에 우회로로 접어들게 되면 바로 차를 요동치게 만드는 험로로 변한다.
아프칸 반군이 나올 것 같은 황무지 골짜기 사이로 길을 내는 중이다.
우리 지프 운전기사와 조수 솔로몬
두 시간 반쯤 달려 베르할레라는 마을에 도착, 점심을 먹었다. 동네 꼬마들이 몰려든다.
아이들 중 단연 눈에 띄는 무하마드라는 녀석, 이 사람 저 사람 골라가며 수작을 붙이고 어거지로 콜라를 하나씩 안기는 등 음식점 주인 아들 행세.
다니엘의 어쩔 수 없는 노상방뇨에 합세하더니 네것 참 크다고 너스레를 떨고......
서양 애들, 참 현지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
스파게티 맛있게 먹고 2호차에 타고 온 오스트리아 청년들, 프랑스 커플과 인사 나누고... 다시 출발.
딜라인가 하메드인가 하는 데 잠시 멈춰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에 퍼미션 받고. (다나킬은 국경 분쟁 지역이라 허가가 필요하단다)
가는 길 모래폭풍 만나 한바탕 미친짓.... 어영부영 하다 보니 6시가 다 되어 숙소라고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다.
가이드가 여기는 별이 엄청 쏟아지는 곳이라고 빌리언스타 호텔이라고 소개했는데, 웬걸.... 다시 모래바람이 일기 시작하니 금세 제로스타 호텔로 변했다.
근처 움막(까페라고 불리는)으로 피신해서 맥주 한 잔씩 마시고 커피 세레모니도 하고....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밤길을 더듬어 돌아와서 여전히 기세를 떨치는 모래바람을 맞으며 노천침실을 마련하는데 심란하기가 짝이 없다.
나무 틀에 얼기설기 틀을 얹어 간단히 매트리스를 얹은 침대라는 곳에 더러운 스폰지 요를 하나씩 깔아주고 시트 한 장씩 나눠준다.
모래바람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일찌감치 누워 눈코만 내놓고 전신을 시트로 똘똘 말고 있는데 마른 번개가 치고 바람이 불고... 전쟁터가 따로 없다.
밤새 한 잠이나 잤을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옆자리에서 누운 오스트리아 애가 엄청 방귀를 뀌어댄다.
이튿날 6시 기상 7시 출발.
오늘의 목적지는 달롤(소금밭) - 소금광산 - 소금호수
열악한 조리환경을 아는지라 마른빵이나 한 조각 얻어먹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모래바람 속에서도 쉐프는 샐러드에 스크램블드 에그까지 준비했다. 된장국 맛 나는 양배추스프도 끓여줬는데 익숙한 맛이 난다. 알고 보니 중국간장을 썼다(세프가 이거 너네 간장이지? 하면서 엄청 자랑스러워함)
같은 차를 타고 가는 오스트리아 애들과 친해졌다. 어제 밤새 방귀를 뀌어대던 범인은 사자머리 짐.
일행은 인스부르크의 같은 대학 동기들이란다. 일행중 두 명이 에티오피아 오기 전에 콩고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데 대단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에티오피아만 해도 문명국이라고.... 거긴 진짜 문명의 이기가 아~무것도 없단다.
모두 가난한데 프리스트만 부자라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모두 프리스트라고... (미얀마 생각이 났다)
자신을 컴퓨터 Gig이라고 소개하는 디카프리오 닮은 총각은 나를 코리안 마마라고 부르면서 졸졸 따라다니고 사사건건 챙겨준다. 왜, 내가 웃겨? ^^
처음에 독일사람들인 줄 알았다니까 모두 질색을 한다.(독일과 오스트리아 간의 국민감정이 혹시 일본과 우리나라 같은 건지?)
분쟁지역을 지키는 군인들의 신발이 플라스틱 슬리퍼라니....
소금결정들. 이 암염들을 캐어 나르기 위해 낙타부대가 체감온도 70도를 웃도는 죽음의 사막을 가로지른다고 한다.
소금호수로 이동. 평생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은 강렬한 풍경.
여기저기서 유황이 부글부글 끓는다. 숨쉬는 지구..... 실감난다.
소금광산으로....
그리고.... 소금호수로
다나킬 사막투어의 거점도시 베르할레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고 내일의 화산투어를 준비하기 위해 Aba la 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이미 화산투어를 했다는 오스트리아 애들은 베르할레에서 메켈레로 떠났고 우리는 내일 다른 팀과 합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