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시아(중국 외)

터키 4-1 : 트라브존 / 메이단

張萬玉 2017. 10. 6. 09:58

Thank you, H&B.
Thank you for being friended with me, waiting me until I got my baggage, kindly riding me to my hotel.

Whenever I remind Turkey, I'll be missing you.


암만 생각해도 난 진짜 인복을 타고난 것 같다....
아침에 앙카라에서도... 마침 공항 가는 신사를 만나 (헤맸다면 놓칠 수도 있었던) 공항버스를 쉽게 탔는데, 트라브존에 내려서도... 비행기 옆자리에 앉아 인사를 나눴던 사람들이 자기들 차로 숙소 많은 거리까지 태워다주었다.

트라브존 인근 도시 리제에 짓고 있는 공항을 설계하는 엔지니어 하릴과 뷔슈라. 내가 보고 있는 여행책자를 신기하게 들여다보더니 뜻밖에 503호 언니 얘길 물어보는 거다. 입 다물고 있을 수가 있나. 그녀의 부친으로부터 시작해서 촛불집회, 문대통령의 대학시절 사진까지 보여주며 한국현대정치사를 요약해줬더니 열심히 경청한다. 나는 트라브존 인근의 가볼 만한 도시와 교통편을 물었고 그들은 나의 홀로 여행담을 신기해했다. 한 시간의 짧은 비행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내릴 때가 되니 호텔 어디냐고 태워다주겠단다. 차가 있어? 하고 놀라니 자기가 그 현장 책임자라고 으쓱. (겨우 34세라는데...).
어여쁜 뷔슈라와는 페북 친구가 되었다. (가는 도시마다 페북 친구를....어찌 감당하려고....ㅎㅎ)



메이단공원 근처에 있는 호텔 에빔은 작지만 강한 숙소. 1박 40리라에 교통 좋고 와이파이 잘 되고 매니저도 친절하고...

방이 엘리베이터 없는 4층이라는 게 단점이지만 이 정도면 대만족!



5층인 내 방에서 길 건너 건물 5층이 바로 마주보인다.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 있길래 땡겨보니....


무슨 학원인 모양이다. 주경야독하는 사정은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조식이 제공 안 되는 방에는 늘 비상식량 구비. ^^


흑해를 안고 있어서인지 항구도시 특유의 묘한 센티멘털이 일렁이는 이 도시에서 닷새 정도 머무를까 한다.

인근 마을들도 좀 돌아보고 다음 행선지에 대해 궁리도 하면서.

아직 다음 행선지를 못 정하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 버스 타고 더 동쪽으로 가려니 길이 멀고 누구는 반군 때문에 위험하다고도 하고, 남쪽으로 가자니 길이 마땅찮고 그렇다고 또 비행기 타자니 항공편들이 다 앙카라로 돌아갔다가 남쪽으로 내려간다네. 고렇게는 못하지!

거리엔 이슬비. 터키 와서 처음 접하는 비 오는 날의 수채화다. 회색과 연보라색 기운이 잔잔히 깔려 있다.


아래 사진은 트라브존 여행의 중심 메이단 공원 주변


어딜 가든지 동상! 하면 모조리 아타튀르크


동상 받침대 옆면. 국민과 고생을 함께 한 대통령이었나보다.



광장 주변을 뺑 둘러싼 상가들


내 단골이 된  해산물(Balik) 전문 식당


오른쪽의 렌틸콩 스프. 입 짧고 지친 여행자를 달래주었던 소울 푸드. ㅋㅋㅋ

트라브존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멸치튀김요리


카자흐스탄에서 놀러온 아가씨들. 두 번이나 마주쳐 결국 합석했다.


쥔장과 메인쉐프


트라브존에 머무는 동안 저녁 무렵엔 거의 매일 비가 내렸다. ㅠㅠ






사진을 주면 그대로 카펫을 짜준다. 이란에서 처음 보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우선 이 마을의 전체 생김새를 보려고 보즈테페 언덕 쪽으로 올라가다가... 비가 그치질 않아 할 수 없이 초입에서 2리라짜리 돌무쉬를 탔다.

헌데 급경사가 장난 아닌데다 오르내리는 차로 길이 꽉 막혀 이거 안 탔으면 후회할 뻔했다.
언덕 꼭대기에 무슨 공원 같은 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차 다니는 도로 아래로 100미터 정도의 산책길 겸 차 마실 공간을 만들어놓은 게 전부. 하지만 우중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진 찍으며 즐거워하는 걸 보니 동네공원 이상의 명소인 모양이다.

날씨가 좋으면 볼 만 했겠는데 안개가 점점 짙어져 머잖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석양 무렵이 좋다던데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올라오기로.... 동네 언덕이니까.

메이단 광장에서 고가도로 너머로 보이는 능선이 보즈테페 공원


고가도로 아래 가파른 보즈테베 언덕길을 대신 올라가주는 돌무쉬가 기다린다.


아래 몇 장은 사흘 뒤 맑은 날 다시 올라와서 찍은 것


전망 좋은 의자에 앉으려면 차를 시켜야 하는데.... 저렇게 큰 주전자로밖에 안 파니...(게다가 무한리필...) 혼자 가는 사람은 정말 난감



트라브존의 특산품 멸치 조형물(돌고래 아님)



주말에는 공원 앞길로 차가 이렇게 엉켜든다.


보즈테베에서 내려와 다음 행선지 정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트레블에이전시를 찾았다가 이런저런 근교 투어를 소개받았다. 워낙 관광업이 발달한 동네이다 보니 직접 돌무쉬 타고 가는 거나 크게 차이 없는 가격으로 몇 군데 명소를 묶어 돌아준다. 도착해서는 자유시간...괜찮네.

일단 내일 우준괼이라는 작은마을에 다녀오는 하루 투어를 예약.
괜찮으면 리제-아이데르-질 칼레시 /슈메르수도원-지가나-함시쾨이/오르두 투어 등도 해볼까 말까.

말라티야로 바로 가는 장거리버스편이 있다고 해서 위험하다고 말리는 (그보다는 먼 길이 부담스러운) 동쪽보다는 남쪽으로 바로 내려갈까 생각중이다. 그쪽 전문이라는 여행사를 찾아가보니 문을 닫았네. 우짜든동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