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7-2 : 안탈랴 / 박물관과 시내
이 마을의 랜드마크 시계탑부터 박물관까지 트램이 오간다.
어떻게 된 게 트램 라인을 마차와 오토바이, 심지어 행인까지 공유하고 있다.
안탈랴에 들어오던 날 타본 트램은 오토가르와 공항을 거치는 진짜 트램(현지인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고 해변을 끼고 달리는 이 트램은 주로 관광객들이 이용한다. 어제 탄 트램은 신식 전철과 다를 바 없었으나 관광트램은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듯, 나무벽과 밀어서 여는 창이 정겨운 구식이었다.
줌후리옛 거리의 아타튀르크 광장은 이 도시에서 가장 대중적인 공간이지만 현재 공사중
안탈랴 박물관은 인근 고대도시 페르게, 아스펜도스, 파타라, 시데 등에서 발굴한 유적들로 꾸며져 있는데 규모도 꽤 크고 볼거리도 많다.
원래 이 유적지들을 돌아주는 투어를 하려고 했었는데 땡볕에 돌길에..... 앞으로 유적지는 실컷 볼 건데 싶어 포기. 그래서 더 관심있게 보았다.
박물관 역 건너편으로 바로 해변이 보인다. 우리동네 해변과는 비교할 수 없이 길고 대중적인 해변이다.
진작 알았더라면 일찍 나서서 박물관에 갔다가 이리로 직행해서 지중해 첫 입수기록을 남겼을 텐데.
자갈해변이고 물빛은 말간 비취색이다.
시간이 일러서인가 바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
줌후리옛 거리에서 미리 내려 시계탑까지 1시간 정도 걸어왔더니 무릎이 시큰시큰하다.
그래도 기를 쓰고 아직 돌아보지 않은 시내 한바퀴. 라마단 기간이라 그런지 저녁 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몹시 붐볐다.
안탈랴에서의 마지막 날, 메리와 점심을 먹으며 서로의 계획을 묻는다.
메리는 나와 같이 가고 싶어하지만 그녀의 취향을 알기에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나흘 내내 바닷가에 엎어져 있고 싶어하고, 그래서 왈류데니즈나 아디아스 같은 해변가 방갈로를 원할 것이다.
나도 물론 하루 정도는 바다수영을 즐길 거지만 나흘 내내 그럴 생각은 없다.
차라리 섬 투어나 트레킹이 가능하고 인근 마을을 탐색할 여지가 있는 카시로 갈까 하고 안내팜플렛을 뒤지니 그녀도 흥미를 보인다.
어쨌든 일단 내일 아침에 만나 택시를 쉐어해서 오토갈까지는 동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