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유럽
그리스 10 - 칼람파키
張萬玉
2017. 10. 7. 04:30
아테네에서 하루에 한번 출발하는 직행열차를 타고 (그리스 신화에서도 배제되었을 만큼) 깊은 산속마을 칼람파키에 왔다.
상주인구는 1000명밖에 안 되지만 연평균 방문객 150만 명씩 불러들이는 놀라운 마을이다.
허지만 중세 정교회 수도승들이 수세기에 걸쳐 만든 석굴들을 보는 것은 그리 편치 않은 일이다.
오랜 기간 영양실조와 운동부족으로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최후의 수도승은 혼신의 힘으로 가장 아랫쪽 플랫폼으로 내려와 마을사람들에게 자기 시신을 의탁했다고 한다. 그들이 구했던 그리고 체험했던 황홀경이 무엇이었을지 전혀 가치롭게 여겨지지도 궁금하지도 않다. 나는 그저 중국 돈황에서 보았던 끝도 없는 석굴들과 그곳에 그려졌던 벽화(그리고 이 석굴에 남은 프레스코화)를 떠올리며 종교적 신비를 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행위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어쩌면 그리 유사할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칼람파카 마을과 숙소 메테오라 가든 호텔.
인터넷으로 (가격만) 보고 구한 숙소는 숲속 캠핑장 안에 있어 더할나위 없이 근사했지만 위치선정에서 에러.
인근에 식당도 가게도 없고 캠핑장 내 식당도 영업중지 상태여서, 칼람파카 도착 즉시 선셋투어에 따라나섰다가 밤 10시 넘어 들어온 죄로...
점심이라고 이름 지은 부실한 행동식 이후 저녁과 이튿날 아침까지 쫄쫄 굶어야 했다. ㅎㅎ 그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칼람파카 마을의 1박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