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유럽

몰타 5 - Vittoriosa

張萬玉 2018. 12. 17. 10:05

20181223

몰타 해안선과 버스길이 하도 요상해서 계속 헤맨다.
전체적인 감을 잡으려고 섬을 남북으로 나누어 도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기로 마음먹고 거금을 내고 남쪽 노선에 올라탔는데....패착이었다.
일단 내려볼 데가 너무 많아 하루에 끝낼 노선도 아닌 데다가
30분에 한 대씩 온다는 버스가 비수기라고 가끔 빼먹는 바람에 공연한 데서 기다리다가 시간 다 쓰고..... 해변가만 훑고
그것도 절반 정도의 여정에서 멈춰야 했다.
국 막차 놓치고 페리로 발레타에 가보니 내가 가보고 싶던 마샤설록 가는 버스까지 다 있는데

난 오늘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 곳들을 하루에 묶어주는 하루짜리 관광객이 되었던 셈이다.  앞으로 열흘은 더 있을 거라 남는 게 시간인데. ㅠㅠ
오늘의 시티버스 노선 : 세인트 폴 베이 - 아우라 - 쌩 쥴리앙 - 슬레이마 - 발레타 - 노엘섬 - 쌩 엘모 - 발레타 워터프런트 - 안젤로 포트

사진은 거의 안젤로 포트 쪽이다. 햇살이 좋아 정신없이 너무 많이 찍었다.


















나는 여기가 그 유명한 Valleta Waterfront보다 더 좋았다.
해안선이 유별나서 이 두 항구 사이를 버스로 오가면 20분도 더 걸리는데 페리로 가면 5분도 채 안 걸린다.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동네.
Angelo Fort와 Museum at War(St. Elmo에 있는 War Museum과는 주제가 다름)도 볼 겸 다시 와야겠다.


20181230

워낙 첫만남이 좋아서 한번 더 가보고도 싶었고, 시간이 늦어 못 본 Angelo Fort와 2차대전 박물관도 궁금해서 다시 찾았다.

가는 길에, 지난번 세인트 엘모 갔다가 점찍어둔 10유로짜리 발레공연 끝나는 시간 체크하려고 (버스 끊어지면 공연티켓 두 배의 택시비를 들여야 한다)

발레타에서 세인트 엘모 쪽으로 내려갔더니 거기에 비토리로사로 건너는 배가 있었다(공연은 버스 끊어진 후에 끝난다기에 포기).
왕복표를 끊어서 바다를 건너가 우선 밥부터 먹고 안젤로 포트를 돌아보고 나니 벌써 해가 기운다.

내가 묵는 집 가풍에 따라 아침 출동 시간이 점점 정오에 가까워지고 있는 탓이다. 헌데 돌아볼 데가 너무 많다.

비토리로사 뒷동네인 Senglea, Cospicua, Birgu wat...erfront, Kalkara....꼬마가차가 돌아주는 40분짜리 코스... 아쉬운 대로 그거라도... ㅠㅠ.

모두 성채로 둘러싸인 개별 도시들이란다. 낯선 동네 탐색이라면 박물관이고 뭐고 무조건 콜이지. 탑승!
꼴이 꼬마기차라고 절대 얕볼 수 없는 코스였다.

이끼 낀 성벽으로 둘러친 고난의 역사 속에 제대로 들어온 느낌. 왜 몰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 이제서야 납득하겠다.

정신없이 달리는 바람에 사진은 거의 못 찍었지만 경이롭던 순간들만은 기억 속에 저장되었다.

떠날 때가 되니 슬슬 속살을 내놓는 몰타. 불합리와 불친절에 중독되게 만드는 얄궂은 매력덩어리.

3주 가까이 있으면서 대충 훑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뭐가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