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국

다시 실크로드7 - 불타는 야시장

張萬玉 2005. 5. 12. 20:02

점심을 먹고 카레즈(중국말로는 카얼징)에 갔다.

강수량이 연 20mm에 불과한 지역이지만 천산의 녹아내린 눈으로 수원의 물은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워낙 일사량이 많아 증발이 심하기 때문에 옛적부터 일정 간격으로 우물을 파고 우물과 우물 사이에는 터널을 만들어 물이 곳곳으로 흐를 수 있도록 고안하여 끝없는 사막 한가운데 녹색의 땅을 이루어왔다.

 

진시황의 만리장성, 수양제의 대운하와 함께 중국의 3대공사로 꼽히는 이 수리시설은 우물 깊이 200미터, 지하수로 길이 5000킬로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 뚫은 구멍만도 천 개가 넘는다고 한다. 슬기로운 조상님들 덕분에 오늘날 트루판에는 그 아름다운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없었던 박물관 건물이 새로 생겼다. 

 

 


 

수로공사하는 사람들을 새긴 청동조각(얼굴 골격을 보면 영락없는 이란계 사람들이다.)


 


 

박물관 옆에 지은 위그루풍의 호화주택 마당. 밤이면 여기서 춤판이 벌어진단다.

 


 

포도 말리는 창고--凉房. 창고라고 하기에는 아까운 멋진 건축물... 웬만한 집에는 다 있다.


 

 

관광객들은 동네주민들을 구경하고 동네주민들은 관광객들을 구경하고... ㅎㅎ

 

 

카레즈 구경을 마치고 버스는 이제 우루무치로 가는 고속도로에 오른다.

땡볕에 지친 사람들이 모두 곯아떨어졌다.

두 시간 가까이 달렸을 때 버스는 達半城 휴게소에 도착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절대 놓치지 말 것 --- 휴게소에도 역시 쇼핑센터가 있다.


 



이 지역의 이색적인 전통악기에 넋을 잃었다.

만돌린처럼 생긴 악기 하나 살 뻔했다. 탬버린도 너무 멋지다. (근데... 너무 비싸!!)


 


 

휴게소변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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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도 객지련만 우루무치 시로 들어서는 순간 꼭 집에 돌아온 것처럼 몸과 마음이 다 풀어진다. 이곳이 대장정의 종점이기도 하지만 대도시에 길들여진 생활습관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내일 아침만은 짐을 꾸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그리 이르지도 않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해산을 했는데, 해가 늦게 저무는 탓에 아직도 밖은 환하다. 우리가 누구냐... 호텔 프런트 아가씨에게 물어가지고 야시장을 찾아나선다.

 

자... 지금부터 별천지 구경하세요. '5.1 야시장'입니다.

 


 

야시장 입구...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불부터 환하게 켰다.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일단 이 동네는 꼬치로 먹어준다.

무슨 재료든지 다 꼬치에 꿰어 굽는다. 무얼 무얼 굽고있나?.

 

가운데 난 보행로의 왼쪽에는 한족들의 좌판이, 오른쪽으로는 위구르족의 좌판이 벌어진다.

사진을 보며 이게 왼쪽좌판인지 오른쪽 좌판인지 맞춰보시길....

 

 


 

애벌 익힌 닭들이 꽃단장을 하고 뜨거운 목욕물을 기다리고 있다.


 


 

앞줄은 골뱅이와 갯가재고... 뒷줄은?

애고, 또 굽는다. 뭐든지 다 굽는다.

근데 굽는 것도 좋지만 연기가 너무 지독하다. 이집 저집 구워대는 통에 눈조차 뜨기 힘들다.

 

맨 뒷줄에 있는 건 마늘장아찌, 삭힌 고추 등등... 우리 음식과 많이 닮은 밑반찬류.

 



削刀面을 썰고 있는 아주머니... (회족이래요)

한팔에 밀가루반죽을 얹고 다른 한손으로는 밀가루반죽을 휙휙휙 썰어날린다.

언젠가 보니 밀가루반죽을 머리에 얹고 양손으로 날리기도 하던데... ㅋㅋ

 

맨 앞줄 오른쪽에 있는 것은 양고기 볶음밥인데 위그루족은 이걸 손으로 집어먹는다.

 


 

"저... 양이거든요... 알아보시겠어요?"

 


 

양의 족발과 순대.


 


 

좌판 뒤로는 고급음식점이 요란한 붉은색과 꽃바구니로 치장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지만...

미안해서 우짜지.... 썰렁하다.

 


 

좌판골목 끝에는 느끼한 뒷맛을 씻어주려고 과일장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제철이 아니라 풍성한 과일.... 특히 연한 주황색 하미과(흠, 침 넘어간다).....

우루무치에선 이걸 먹어줘야 하는데... 

 

우루무치 수박 진짜 맛있다. 건조하고 일조량이 많아 제철을 맞으면 무지하게 달고 큰놈 한통에 5원이면 되는데, 지금은 저 얇은 거 한쪽에 1원씩이나 한다. 야속한 할아버지... 가능한 한 더 얇게 자르려고 무지 애쓰시는 중이다. ^^

 

 

야시장 한바퀴 돌고 나서 다리쉼을 하려고 기웃기웃 하다 보니 디스코장이 눈에 띈다.

탤런트 그 누구냐.... 도전 1000곡 진행하는.. 눈도 크고 입도 큰 탤런트.. 암튼 그 탤런트랑 완전히 똑같은 아가씨가 문앞에 서 있길래 한장 찍으려다...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ㅠ.ㅠ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무안함을 살짝 무마하려고 입장료가 얼마냐고 물어보니 아직 이르다고 두 시간 더 있다가 오란다. 현재 시각 9시... 이 동네 시각으로 보면 7시인 셈이니 디스코장에서 놀자고 하기엔 좀 민망한 시간이다. ㅎㅎ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