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국

다시 실크로드11-호쉬, 우루무치

張萬玉 2005. 5. 12. 21:03

남산목장에서 내려와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비행기 탈 시각까지 네 시간 남는다고 두 시간 반 자유시간을 준다.

에고, 잘됐다! 박물관에 간다고 우리는 구어지따빠자 구경을 제대로 못했는데...

쇼핑도 쇼핑이지만 구어지따빠자가 있는 얼다오차오는 위구르인들이 몰려 사는 동네이기 때문에 가히 우루무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골목골목을 누비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구어지따빠자 거리에 앉아 있으면 사람 구경은 많이 할 수 있겠지.

 



구어지따빠자 건너편 건과류 도매시장에 있는 한 가게의 간판.

찍다가 주인에게 걸렸다.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왜 찍느냐고 추궁하는 통에(그것도 알아듣기 힘든 위그루보통화로) 해명하느라고 진땀깨나 흘리고 얼떨결에 대추야자도 한봉지 샀다.

이 동네는 텃세가 세기 때문에(특히 한족에 대해) 돌아다닐 때 점잖게 처신해야 한다. ^^

 

 

 


 

따빠자 건물 벽장식. 거리 곳곳에 이런 이국풍 그림이 걸려 있다.

 

 

 

 

 


 

따빠자 앞 거리공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일제히 사진찍는 나를 구경한다.

 

 

 

 

 

 

 

 


 

수녀님들이 아니고 여염집 부인들입니다. 예쁜 얼굴들 좀 보여주지잉~~

 

 

 

 

 


 

예쁜 드레스 떨쳐입고 나들이나온 꼬마아가씨. 스카프는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쓰는가보다.

 

 

 

 

 

 

 


 

석류는 이 동네 특산. 아직 수확철이 안 되어 작년산을 갖고나왔다는데 보관상태가 좋은지 꽤 싱싱하다. 두 개를 짜면 한 컵이 나오는데 5원 받는다. (우루무치 물가로 보면 꽤 비싼 편이다) 

석류즙에 여성호르몬이 들어 있다는 얘길 들은 것 같아 연달아 세 컵이나 마셨다. 새콤달콤한 맛이 정신 번쩍나게 만든다. 진작 알았으면 매일 와서 마시는 건데....

 

1.5리터 두 병을 짜달라고 했더니 병이 없다고 못 판단다. 15컵은 될 텐데....

나같으면 어디 쓰레기통이라도 뒤져서 팔겠다...ㅋㅋ

 

 

 

 

 


 

석류즙 파는 옆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가 자기도 찍어달라면서 폼을 잡는다.

사진 못 빼준다니까 그래도 좋단다. ㅎㅎ

오른쪽의 무더기로 쌓은 것이 양젖으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

 


 

턱수염이 멋진 카펫가게 아저씨.

뭐가 저리 심각한가? 암만해도 새로 들일 물건 가격을 협상하는 것 같다.




가게 비워두고 나와 노닥거리는 아저씨들.

 


 


 

경찰아저씨.

중국 공안복장에 위그루풍의 장식을 가미하여 제법 멋을 냈다.

우루무치 인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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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나야 할 시간...

질질 끌었던 글도 마쳐야 할 시간이다.

쇠뿔은 확실히 단김에 뺐어야 했다.

다녀와서 미친듯이 써내려갔으면 후기가 좀더 생생할 텐데 3주 가까이 넘기다 보니 어째 한김 나간 기분이다. 그래도 사진이나마 남아 있어서 어느 정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여행은 끝났지만 미련이 남아 날이 어둡기 전에 한 장이라도 더 남겨보려고 안간힘이다.

비행기 창으로 내려다본 천산산맥 자락...

검은 구릉이 구겨진 치마폭 모양 넓직하게 펼쳐져 있다.

 


 

아쉬워서 다시 한번 땡겨본 천산산맥의 雄姿.

 



우루무치도 멀어져가고 오늘 하루해도 멀어져간다.

나도 떠날 때 저렇게 아름답게 떠날 수 있었으면....

 

호쉬~ 우루무치!! 我永遠忘不了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