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萬玉 2005. 8. 15. 10:09

태극기 달라는 동네방송의 극성에 못이겨 오랫만에 늦잠 한번 자보려다 실패하고

일찍 일어난 김에 국사봉 답사나 한번 해볼까 집을 나섰다가 빗방울이 떨어져 실패하고

(에구, 지금은 다시 햇볕이 쨍쨍이다...)

 

모처럼 한가하고 조용한 아침이다.

블러그 안녕?

내가 안 와서 외로웠니?

 

블러그질도 가만 보면 꼭 연애질 같다. 이성적으로는 잘 안 되는 게 이짓이다.

한참 열이 올랐을 때는 별것도 아닌 소재가 다 글이 되고, 친구블러그가 궁금하여 몸살이지만, 바쁘거나 컴을 켤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어 한동안 손을 놓다 보면 그 열정이 다 언제적 얘기인지 까마득해져버린다. 오랜만에 들어와 뭐 하나 써보려고 해도 '남들 다 하는 얘기잖아...' 싶은 게 어째 심드렁해지고, 컴을 끄면 사라져버리는 블러그친구라는 이들도 영 낯설게만 느껴진다.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결혼생활과 달리, 열중하지 않으면 시시해져버리는 연애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거다. 

한때는 너무 블러그에 열중한 나머지, 암만해도 날짜를 정해서 규칙적으로 써보자 마음 먹은 적도 있지만...  이렇게 한여름의 쏘나기 같은 정서로는 '규칙적인 블러그 생활'이란 아무래도 불가능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사그라들어가는 불씨를 살리려면 얼굴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훅훅 불어야겠지.

그럴까 말까 생각중이다.

 

 

일단 답글달기부터 슬슬 시작해볼까나...

모두들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