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로 가는 길(~2014)/재미·취미(펌 글)

비싼 물건 샀다고 좀 알아달라는데....

張萬玉 2008. 11. 1. 10:54

'오늘의 영어공부'에서 주워온 재치있는 얘기 하나.

Korea Herald의 칼럼 'Dear Abby'는 독자의 편지에 칼럼니스트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장이 쉽고 미국인들의 생활정서를 읽을 수 있어서 초중급자들의 읽기 혹은 듣기 교재로 많이 쓰인다. 

Daily English에서는 이 칼럼이 리스닝 교재로 제공된다.  

 

DEAR ABBY

Is it me, or do others agree that it's tacky to announce to anyone within earshot how much money someone has spent on an item?

I have a friend who brags constantly about the amount she spends on clothing and other things.

I also suspect that she inflates the actual figures most of the time.

How would you respond to a statement such as, "This new shirt I bought cost me $200"?

-- NOT A SPENDTHRIFT IN BALTIMORE

 
쇼핑을 한 물건의 액수를 얘기하는 게 천박하다고... 저만 그런가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제겐 쇼핑한 액수를 끊임없이 자랑하는 한 친구가 있는데요. 저는 그 친구가 실제 액수를 부풀린다고 짐작합니다. “내가 새로 산 셔츠는 200달러짜리야.”라는 말에 Abby는 어떻게 대답하실 건가요?

-- 볼티모어에서 돈을 헤프게 쓰지 않는 사람이


What Abby Has To Say

DEAR NOT A SPENDTHRIFT

It depends upon how I wanted her to feel.

If I wanted to make her feel guilty, I'd say, "Gee, that's the amount I just donated to the food bank."

If I wanted her to feel envious, I'd tell her, "Really? I just put that amount in high-yield CDs."

And if I wanted to make her miserable, I'd say, "It just went on sale at 70 percent off."

Or I could tell her the shirt is beautiful -- but that wouldn't be as much fun.

 

돈을 헤프게 쓰지 않는 분께

친구의 기분이 어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친구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저런, 내가 금방 푸드뱅크에 기부한 액수네.”라고 대답하겠죠.

질투심을 느끼게 하려면 “ 난 그 돈을 수익성 이자가 높은 양도성 예금 증서에 넣어뒀는데.”라고 말할 거에요.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하고 싶다면, “그거 70퍼센트 세일하더라.”라고 말할 거에요.

아니면 친구분에게 셔츠가 예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재미있지는 않을 겁니다.

 

My Comment  --------------------------------------------------------- 

 

중국 살 때 중국사람들이 '얼마 주고 샀느냐(혹은 샀다)'에 어찌나 목숨을 거는지 그게 참 싫었는데

한국에 와보니 한국도 못지 않더라.

이젠 그런 걸 천박하게 여기는 태도가 오히려 고리타분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도래했나보다.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선 물건 잘 사는 것이 삶의 대단한 내공으로 칭송을 받으니 말이다.   

헌데 그 질문들의 의도는 이 칼럼에서 하는 얘기와는 상반된 것이라 그래도 다행이다. 좋은 물건 싸게 사려는 알뜰한 생활인들의 질문이니 말이다. 쇼핑이 화제의 으뜸으로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떨떠름하지만....

 

비싸게 샀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질문으로 넘쳐나는 동네는 정말 걸음하고 싶지 않다. 

쇼핑을 통해 공허함을 메우고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병에는 Abby의 처방도 별로 소용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