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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5 : 볼 거리 먹을거리

울란바토르에 한국음식점이 몇 개나 될까? 계속 눈에 띈다. 몽고에 비즈니스 기회가 많은가? 같은 계통의 DNA라고 친근한 마음에 장기체류하는 한국인들이 많은가? 한인상공회가 있는 선진호텔 건물은 재몽한인들의 센터 역할을 하는 곳 같았다. 한국음식점은 물론 쇼핑센터에 찜질방까지 있다. 아무튼 덕분에 음식 걱정은 덜었다. 안 그래도 거의 채식주의자에 가깝게 고기 종류를 가리는지라, 몽고 가면 매일 양고기 밥상 받게 될까봐 생전 안 하던 컵라면 보따리를 쌌는데. ㅎ 양고기 밥상도 내가 겁낸 만큼 쇼킹하지는 않았다. 고기 좀 먹는 사람들은 모두 맛있다고 야단들이다. 몽골 전통발성과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공연을 보았는데, 전에 TV에서 얼핏 봤지만 목소리 하나로 세 음역(세 음색)을 내는 thr...oat sing..

몽골 4 : 울란바토르 시내 투어

몽골의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7.5배. 인구 320만 명, 그런데 5대 가축(소, 말, 양, 염소, 낙타)은 7천만 마리란다. 유목의 나라답다. 수도인 울란바토르는 상주인구 50만으로 잡고 건설했는데 현재 인구가 150만이란다. 국민의 거의 반이 집중해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알록달록한 새 집들이 밀집해 있고 그 사이로 집 지을 돈을 마련하지 못한 게르들이 듬성듬성 끼어 있다. 땅이 흔하니 국가에서는 원하는 가구들에게 700평방미터씩 무상으로 준다고 한다. 땅을 받을 의사가 있으면 1년 안에 그 땅에 울타리를 치면 된다고. 꿈같은 얘기 같지만... 버스 차창 밖으로 내다본 도시 허허벌판 한가운데 덩그러니 자리잡은... 초원의 집은 심란하기..

몽골 3 : 테를지 국립공원 / 아리아발 사원

울란바토르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초원과 파란하늘 흰구름이 끝도 없이 펼쳐지지만, 아마도 이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다른 초원과는 달리 침엽수림이 있고 아름다운 강이 흐르고 ('신의 공깃돌'이라는 별명을 가진 인도 함피 같은 기묘한) 바위산을 품고 있어서일 것 같다. 아무튼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꿈속 같은 풍경에 이끌려 똑같은 사진을 엄청 찍어댔다. 관광객을 위한 게르는 더이상 유목민 체험을 주지 않는다. 마사이족은 오토바이를 몰고다니고 게르에는 침대가 들어가고 물 귀한 동네의 공동샤워장에서는 따뜻한 물이 펑펑 쏟아진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제주의 앞날을 걱정하는 내가 몽골에서 석탄 때서 데워주는 물로 만족한 샤워를 하고 있다. 웃지못할 인간세상의 아이러니. #아리아발_사원 #초원에서_말타기..

몽골 2 : 나담 축제 / 근교 투어

몽골 상품에 주목하게 된 미끼는 결정적으로 나담축제. 10월이면 눈이 내리는 몽고에서 가장 좋은 계절에 열리는 이 축제는 음력설에 버금가는 큰 명절기간이라서 초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유목생활을 하는 일가친척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민족큰잔치이기도 하다. 씨름, 활쏘기, 경마의 3대 민속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주변은 대가족의 피크닉 혹은 캠핑 장소가 된다. 우리는 시내에서 1시간쯤 떨어진 경마경기 종착지에 갔는데 아침 일찍 떠났지만 꼬리를 문 자동차 행렬과 두개 차선을 네 대가 나눠쓰려는 북새통 속에서 길을 주차장 삼아 한나절을 보내야 했다. 몽골 전국적으로 등록된 차량이 97만대인데 울란바토르에 50만대가 몰려 있고 그 중 절반 가량이 경기장들을 찾을 거라니 이 정도 체증쯤은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땡볕과 흙..

몽골 1 : 첫인상

몽골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지만 '나의 여행지'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페북에 뜬 광고를 보고 (제주 직항, 와우!), (4박5일 패키지, 짧고 간편하다), 게다가 (전세기, 가성비 최고)...등등의 쌈빡한 장점에 끌려 조금은 충동적으로 예약을 했다. 이렇게 아니면 몽골에 일부러 가볼 것 같지는 않고 패키지를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유여행으로 가도 그 큰 땅에서는 현지여행사의 도움을 빌려야 할 테니 거기서 거기려니. 육지여행 빨래가 마르기 무섭게 약속한 날짜가 다가왔으니 다시 짐을 꾸리면서.... 뒤통수가 좀 간질거리지만 눈 깜빡 하면 돌아올 테니, 했는데, 어느새 오늘이 한국 들어가는 날이네. 부지런히 사진만 정리해둔다. #하늘에서_만난_풍경 #제주토박이 #제주직항시리즈

파키스탄 2 - 이슬라마바드에서 훈자까지

훈자 가는 길의 중간기착지까지도 제법 먼 길이라 도중에 있는 탁실라 유적지도 포기하고 파리떼와 함께 손으로 집어먹는 점심을 감수하며 전진. 280킬로가 그리 긴 길은 아니지만 몹시몹시 달렸어도 밤 10시 다 되어서야 베삼 도착. 갑자기 바뀐 일정 때문에 예약 없이 찾아든 숙소는 청소를 언제 했는지 지저분의 극치였지만 야심한 밤에 짜증 낼 틈도 없이 (다행히 밥을 해먹을 공간은 있어서) 묵묵히 밥을 짓고 내일 행동식으로 먹을 주먹밥까지 싸는 투혼을 발휘. 자정이 다 되어 끝난 그날의 다음날 출발은 새벽 5시였다. 이 날의 행로는 480킬로다. 아보타바드 등 두 개의 마을을 더 거치고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카밀라? 지역을 빠져나오니 북서부 지역 산악트레킹의 베이스캠프인 Gilgit. 이 도시는 훈자에서 나오며 ..

파키스탄 1 - 이슬라마바드 / 돌고돌아가는 길

10년 전부터 별러왔던 길을 간다. 혼자 가기 어려운 길이라 동행이 생기기를 기다려왔는데, 더 나이를 먹으면 아예 엄두를 못 낼 것 같아서.... 경험 많은 사람들이 간다는 소문을 듣고 덜컥 끼어들었다. 먼 길, 거친 길, 위험한 길이라고들 하지만 그 길 위에 펼쳐질 장엄한 자연의 파노라마와 감동적인 인간극장을 기대하며 한 달 여정을 시작한다. 베이징에서의 하룻밤은 어쩌면 예정되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방콕 경유 라호르로 들어가는 타이항공편이 보안점검이라는 이유로 전면 취소되어 어쩔 수 없이 베이징 경유 중국항공편으로 바꿀 때만 해도, 환승시간이 충분치는 않지만(1시간 10분)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예상밖의 상황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로 다가왔으니.... 1. 비행기는 4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