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자주 나오는 이런 대사... I have a good news and a bad news... Which one first?
그리고는 대개 나쁜 소식부터 전하기 마련이다.
나도 그 순서에 따라 쿠바에서 만났던 사람들 얘길 해야겠다. '좋은 사람들, 나쁜 사람들'까지는 아니고 잠깐 스쳐지나갔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불유쾌했던 경험을 나중에 얘기하면 듣는 사람들에게는 쿠바가 정말 가고 싶지 않은 나라로 기억될 수 있으니까.
1. 누군가 당신을 노리고 있다
쿠바에 도착한 첫날이었다.
저녁을 먹고 쿠바에 왔으니 뜨로바(쿠바 혁명기에 태동한 민중가요)를 한번 들어줘야지... 마음먹고 까사 델라 뜨로바(뜨로바의 집)을 찾아나섰는데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세비야 호텔 주변을 몇 바퀴 돌다가 겨우 찾아내긴 했는데 문을 닫았다.(이미 쿠바 인민들에게는 한물 간 장르인 모양이다).
꿩 대신 닭이라고 까사 델라 무시카(음악의 집)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기웃거려보지만 지금이 밤 9시인데 11시에 시작한다니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가로등도 없는 거리에서 흑인들만 왔다갔다 하니 아무리 안전한 쿠바라고 해도 밤중에 혼자 먼길을 걸어(택시 타기는 더 무섭고) 돌아올 깡다구는 없다. 발길을 돌리긴 했지만 그대로 귀가하기가 아쉬워 건들건들 어슬렁 어슬렁 걷고 있는데...
한 서양여자가 어디까지 가느냐고 말을 걸어온다. 저녁 먹고 가족과 함께 산책 나왔단다. 동행하고 있는 건장한 흑인남자가 남편이고 곱상한 흑인 할머니가 시어머니란다. 관광객인 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이탈리아에서 여행 왔다가 쿠바 남자를 만나 1년째 살고 있고 곧 함께 이탈리아로 돌아갈꺼라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조금 걷다가 하는 말이... 당신 뒤에 수상한 녀석들이 계속 따라오고 있는 거 알고 있느냔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아닌 게 아니라 멀찌감치 세 녀석이 따라오는 게 보인다. 세비야 호텔부터 계속 따라왔단다. 남편이 저 녀석들 아무래도 위험해 보이는데 우리가 좀 데려다주자고 해서 자기네 집은 지나쳤지만 계속 나를 따라 걷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웬만하면 밤에 혼자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경찰이 모든 골목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면서..
정말 그녀석들이 내 지갑을 노리고 계속 따라왔는지는 증명할 길이 없지만 그 얘길 듣는 순간 쿠바는 안전할 꺼라고 믿어의심치 않던 내 무사태평한 간뗑이에 적잖은 충격이 오면서 갑자기 사방이 위협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정말 밤에는 혼자 돌아다니지 말아야겠구나....
첫날 저녁의 그 사건은 나의 쿠바에 대한 호감을 20%쯤 접게 만들고 쿠바의 밤을 심히 의심하게 만들었다.
2. 앵벌이 대학생? 가짜 대학생?
어젯밤의 껄적지근한 기분을 만회하기 위해 이튿날 아침에는 아바나 국립대학을 찾아갔다.
관광지 부근에는 어느 나라나 수상한 놈들이 끓기 마련이니... 그래도 지성의 전당에 가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려나, 그래서 쿠바 지성인의 입을 통해 나오는 쿠바의 속사정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으려나.
계단에 앉아 다리를 쉬고 있는데 한 학생이 다가오더니 북조선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자기네 과에도 북조선에서 온 유학생이 있는데 밤잠도 안 자고 열심히 공부한다나? 흥미가 발동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지나가는 두 학생을 보더니 쟤네들도 자마이카에서 온 유학생이라며 불러세우고는 같이 학교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한다. 아이고 잘 됐네..
천장이 무지 높고 책걸상만 가득한 강의실 두어 개 겨우 둘러봤는데 배 안 고프냐고 점심 먹으러 가잔다. 아직 이르지 않냐고 했더니 조금 후에 살사파티가 열리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가자네. 아침부터 웬 살사파티냐 싶었지만 그냥 따라나섰다. 헌데 교문 밖으로 나온다?
'나 살사 구경은 많이 했으니 학교 행사라면 몰라도....' 하고 사양하니 학교 행사란다.
수상수상.. 하면서도 따라가다 보니 학교 부근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이건 확실히 아니잖아....발길을 돌리려고 보니 벌써 녀석들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암만해도 낚이고 있는 모양인데... 어쩐다?
그래도 쿠바 대학생들 만나서 얘기할 기회를 잡았으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영양가 있는 얘기나 좀 해보지.
헌데 이 녀석들 내게 묻지도 않고 칵테일부터 한 잔씩 주문한다. (한 잔에 5쎄우쎄씩 하니 20쎄우쎄면 이 나라 사람들의 한 달 월급이 넘는다) 그리고 꺼내놓는다는 얘기들마다 앵벌이처럼 우는 소리다.
학교에 컴퓨터가 통틀어 여덟 대밖에 없어서 전체 학생들이 조를 짜서 일주일씩 담배공장에 가서 일을 하여 돈을 모으고 있다는 얘기로 시작해서 책 살 돈도 없다, 볼펜 살 돈도 없다....
명색이 국립대학생들이 처음 만난 외국인에게 이런 얘기부터 해야 하나? 슬슬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하는데...
그리고는 바로 '알바 구함'이다. 관광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느냐, 시가를 싼 값에 살 수 있는 곳을 알고 있는데 오후에 함께 가지 않겠느냐...참다 참다 '너 여행경비로 쎄우쎄 얼마나 갖고 왔느냐'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질문까지 나오길래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다.
'국립대학 학생들이 이 정도면 쿠바엔 정말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어찌나 참담하던지.
(어쩌면 걔들은 진짜 아바나대 학생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자니까 얼른 공책으로 얼굴을 가리는.....분명히 뭔가 구린 데가 있는 녀석이다.
3. 얄궂은 도우미
사람 좋아보이고 나름 지성미 있어 보이는 이 아저씨... 내게 중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중국말은 못하지만 상하이에 펜팔 친구가 있다고 했다. 영어도 아주 유창했다.
상하이에서 산 적 있다고 하니 반가워하면서 상하이에 대해서도 한국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다고 했다.
콜라 한 캔씩 사들고 말레콘 해변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재미있게 나눴다.
나도 쿠바에 관해 이것저것 많이 물었지만 아저씨도 내게 질문이 많았다.
어쨌든 확실한 건 함께 좋은 시간을 즐겼다는 거다.
두 시간쯤 놀다 일어서면서 인사를 했다. "당신과의 대화가 쿠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고맙다."
그랬더니 이 아저씨, 뭐라는 줄 아나? "그런가? 그렇다면 친구, 이번엔 당신이 나를 도울 차례야."
아, 정말 울고 싶었다. 쿠바에서 좋은 친구 하나 사귄 줄 알았는데 나를 이렇게 실망시키다니.....
10쎄우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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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기분전환 하시고.... 이제 나를 감동시켜준 사람들을 한번 만나보실까요?
1. 순박한 미리암
그녀의 이름은 미리암. 내게 끌라라네 까사를 소개해준 동네 아줌마다.
삐끼나 동네사람들이 까사를 소개해주면 그 집 주인으로부터 5달러를 받는다는 (그리고는 집주인이 그 돈을 숙박객에게 요구하기 일쑤라는) 얘기를 들은 생각이 나서 그렇게 당하느니 차라리 내가 생색내며 주고 말지 싶어... 나를 데려다주고 돌아서는 그녀에게 5달러를 주었더니 "몇 걸음 걸었다고 돈을 받냐"고 질색팔색이다.
하도 강경하게 거절을 해서 그날은 그냥 보냈지만 영 마음에 걸려 다음날 그녀의 집을 찾아갔다. 비교적 귀물에 속하는 계란 두 판 사들고....
왼쪽으로부터 두 형제가 그녀의 아들들.
뜻밖의 방문을 받고는 얼마나 좋아하던지... 옆집 아저씨가 놀러오니 막 자랑을 해댄다. ^^
살림살이 얘기랑 애들 학교 얘기, 병원 얘기 등 쿠바 보통사람들의 삶에 대해 귀동냥을 했다.
원래 집 근처 직장에 다니며 한 달에 15달러 정도의 월급을 받았는데 자기가 다니던 공장은 지금 문을 닫아 집에서 놀고 있단다. 그래도 집세가 안 나가고 배급이 있으니 어렵기는 해도 생계가 위협받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북한이 헐벗고 굶주린다는 얘기가 들려온 지 십수 년이 넘었어도 끈질기게 연명해가는 거 봐라.)
한 달에 1인당 닭 몇 마리, 콩 몇 킬로, 쌀 몇 킬로(숫자는 일일이 기억 못함), 10세 이하 아이들의 경우 전지분유 몇 킬로, 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겐 노트와 연필 정도가 배급되는데 물론 턱없이 부족하단다. 부족한 것은 개인이 사야 하지만 돈이 없단다.
점심 해줄테니 먹고 가라는 걸 사양하고 나왔다. 내가 먹고 가면 아마도 누가 한끼 굶어야 할 테니...
지금 생각하니 장을 봐다 제대로 판을 한번 벌려봐도 좋을 껄 그랬나 싶은게 아쉽다.
2. 마음까지 담아주던 비닐봉지 아저씨
아침으로 먹을 빵을 사러 빵가게에 갔더니 줄이 길다.
재미삼아 꽁무니에 서서 기다리는데 어라, 모두들 손에 비닐 봉지들을 들고 있네?
어쩌지? 가게에서는 봉지를 주지 않고 인근에도 봉지 구할 만한 데가 없다.
그럼 집엘 다녀와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뒤에 서 있던 아저씨가 자기 봉지를 내준다.
아저씨는요? 물었더니 걱정 말라고 해서 봉지가 하나 더 있나보다 했더니 뒷춤에 끼워뒀던 신문지를 펼친다.
삼각형으로 접어서 넘쳐날 정도로 불편하게 빵을 담아가던 아저씨....
작은 친절이었지만 믿을 수 없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상한 뒤라서 그런지 어찌나 소중하게 느껴지던지...
3. 신뢰도 일류... 믿음직한 호텔 직원
잉그라떼라 호텔 까페에서 점심을 먹고 점심값을 치른 뒤 종업원이 거스름돈을 가지러 간 사이...
옆자리에 앉은 일본인 내외의 손에 들린 노란책(세계를 간다)이 눈에 띄길래 잠깐 빌려보고....
까페에서 나와 예술박물관 쪽으로 걸어가다가 옆 호텔 앞에서 악단이 연주하는 끼싸쓰 끼싸쓰 끼싸쓰에 홀려서 발을 멈추고 한 20분, 그리고 가던 길을 계속 가다가 깨달았다.
앗, 거스름 돈을 안 챙겨왔네 그려.
5쎄우쎄짜리 토스트와 커피를 먹고 20쎄우쎄를 냈으니 15쎄우쎄를 거슬러받아야 하는데 가이드북에 정신 팔고 거리연주에 정신 파느라고 깜빡 잊은 지 이미 30분 경과. 이걸 어째!
포기하기에는 밥값보다 거스름돈이 더 크고, 돌아가자니 과연 그걸 돌려받을 수 있을까 싶다.
팁도 주는데.... 하는 생각에 좀 치사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내 형편에 주는 팁 치고는 너무 크다)
망설이다 한번 돌아가보기로 했다. 시치미 떼면 마는 거지 뭐 클날 일 있나.
헌데 레스토랑에 들어가자마자 그 종업원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손짓을 한다.
"손님, 거스름 돈 안 받아가셨습니다."
우리 상식이라면 (더구나 고급 호텔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미덕이겠지만 거스름돈이 이들의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쿠바의 현실에서는 감사하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고마워서 팁으로 5쎄우쎄 줬다. 5쎄우쎄짜리 밥 먹고...
미심쩍은 중국 손님들
내가 묵던 숙소에 나 말고도 두 사람의 중국 손님들이 있었다.
서른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와 갓 스무 고개를 넘었을 법한 아가씨... 이상한 건 이들이 도무지 외출을 안 한다는 점이다. 가끔 다른 숙소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놀러와 카드를 치다 갈 뿐이다.
외식도 안 하고 중국사람답게 동네 시장에서 쌀과 배추, 돼지고기 같은 걸 사다가 직접 요리해 먹는다.
도착하던 날 옥상에서 혼자 놀고 있는 샤오밍(어린 아가씨)을 불러 아끼고 아꼈던 마지막 신라면을 함께 끓여먹고 얘길 시켜봤지만 복건성에서 왔고 열흘째 체류중이고 언제 돌아갈지는 아직 결정 안 했다는 것 밖에는 아무 얘기도 안 한다. 늘 옥상에서 혼자 놀고 있는 게 안쓰러워서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마다 함께 놀러나가자고 해도 "씨에씨에..." 하고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을 뿐.....
더 수상한 것은 어느 날인가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 숙소 벨을 누르려는데 자가용이 한 대 와서 서더니 백인 노인이 중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친구 만나러 왔느냔다. 나는 여기서 지낸다고 대답하고 있는데 2층 여자애들이 부산하게 뛰어나와 그 차에 올라탄다. 이건 또 무슨 일인고?
아가씨들이 예쁘고 분위기가 야시시하면 '혹시?' 하고 의심을 해볼 만하지만 전혀 그쪽과는 거리가 먼 것 같고, 게다가 함께 쿠바로 왔다는 사람들(가끔 놀러오는) 중에는 청년도 있고 아줌마도 있다. 쿠바가 잘 사는 나라 같으면 일자리를 찾아 왔나 하겠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고....
떠나기 전날 웬일로 나를 따라나섰던 샤오밍. 못 생겨서 사진 안 찍겠다고 얼굴을 가렸다. ^^
웬지 안쓰러워 아이스크림 하나 사주니(리브레 호텔 건너편에 유명한 아이스크림이 있다. 코펠리아였던가?) 나더러 자기 엄마 같단다.
그 의문은 이후 깐꾼 호스텔에서 중국사람들을 만난 뒤 반쯤 풀렸다.
미국(혹은 입국절차가 까다로운 제3국)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서 쿠바를 통해 밀입국하려는 케이스일 것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 중 복건성 사람들이 가장 많단다. 그래서 쿠바 경찰들이 불시에 까사에 들이닥쳐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군.
Cubanos, Cubanas
쿠바에서는 뚱뚱한 사람들을 거의 못봤다. 음식이 부족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영양실조로 보이지도 않는다. 남자들은 건장하고 근육이 좋고 여자들의 몸매는 날씬하면서도 탄력이 넘친다.
쿠바 인구의 약 60%가 물라토( 흑인과 스페인계 혼혈), 25%가 스페인계 백인, 15%가 흑인이며 메스티조(백인과 인디오 혼혈)가 소수라고 들었는데 눈에 띄는 건 대부분 흑인 내지 흑인 혈통이 강해보이는 사람들이다.
나 예뻐요?
지구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흑인을 느껴본 건 쿠바가 처음이다. 흑인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겠지만 아무래도 문화가 많이 낯설다 보니 '흑인종'이라는 존재들을 새삼 눈여겨 보게 된다.
내 눈에 비친 그들의 특징을 좀 애매하게나마 읊어보자면...
비언어적 표현으로 더 많이 자신을 표현한다. 몸으로, 옷으로, 헤어스타일로, 춤으로, 노래로....
낙천적이고 뭐랄까 호불호를 가림에 있어서 좀더 원초적이다.
하이고, 감각적으로 내뱉는 부정확한 얘기가 옆길로 새기까지... 아무튼 이런 맥락에서 쿠바 사람들은 '신체단련'에 특별한 열정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동네 골목을 어슬렁거리다가 웬 창고 같은 곳에 문이 열렸길래 들여다보니....
오, 헬쓰클럽이었다!!
환경이 열악하거나 말거나 기구들이 조악하거나 말거나.... 수많은 사람들이 구슬땀들을 흘리고 있었다.
2층에서는 에어로빅이 한창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골목마다 동네축구더니 쿠바에서는 골목마다 동네야구다.
아마추어 야구의 두툼한 저변을 느끼게 해주는....
흰 도복에 빨간띠, 검은띠를 매고 다니는 꼬마들이 적잖이 눈에 띄길래 '태권도?' 물어보니 그렇단다.
반가워서 꼬마 뒤를 졸졸 따라가보니....
태권도가 아니라 공수도였다. '당수'라고 하던가? 일본 가라데?
공원에서도 유도(인지 가라데인지)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수 가르쳐주고 있는 듯 보이는 흰머리 아저씨는 정부요인의 경호원이란다.
'운동 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내게 각인된 쿠바인에 대한 또다른 이미지는
'음악 하는 사람들'.
동네 골목 어디서나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몇 사람만 모이면 손뼉이나 발구르기로 신나게 리듬을 치며 몸을 흔들어댄다. 봉고나 콩가 저리가라 할 정도다.
웬만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는 생음악 서비스가 기본이다. 자정에 시작해서 새벽녘에 끝내는 살사바나 재즈바도 곳곳에 있다.
여기는 동네 탱고 바(라고 쓰여 있는데 연주자들을 보아하니 살사 바가 아닐까 싶다).
모여 있는 건 보았는데 제대로 연주하는 건 한 번도 못 봤다. 밤에도 문이 닫혀 있고... 수수께끼다. ㅎㅎ
호텔 잉그라떼라 출연 팀
이 사람들이 거스름돈 받는 것도 깜빡하게 만든, 잉그라떼라 옆 호텔의.... ^^
세비야 호텔 로비에서 연주하는 팀.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쿠바에서 꽤 날리는 팀이라고 했다.
여기는 공항에서 만난 한국 아저씨와 동행했던 까페 아바나.
땀범벅이 되어 열창하는 이 여가수는 우리로 치면 '인순이'쯤 되지 않을까.
내가 기대했던 무대는 아니었지만 (관광객을 겨냥한 극장식 쇼) 그래도 기량들은 매우 훌륭.
얘들도 다 공무원이란다. ^^
콜롬비아 얘기 쓸 때 미리 하나 올렸지만 찍어온 거니까 눈요기 하세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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