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남미

중남미 여행기를 마치며

張萬玉 2008. 9. 26. 11:07

아우, 누가 징글징글한 나 칭찬 좀 해주세요.

 

세상에, 여행기를 넉 달도 넘게 쓰는 사람 어딨나.

처음에 수다 모드로 시작을 해놓아 중간에 간략하게 잘라먹을 수도 없었다.

설상가상 남 보면 그저그럴 사진일 텐데 내겐 왜 눈도 뗄 수 없는 소중한 장면들인지...

풀어내기 시작하니 솔직이 감당이 불감당이었다.

다른 글이 여행기 사이에 끼어드는 게 싫어 몇 달씩 이것만 가지고 주무르다 보니 

다른 사람 눈에는 과거의 행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딱한 사람으로 비쳤을지도 모른다. 

 

처음엔 손에 엔진 단 듯 써내려갔지만 그렇게 쓰다간 식음을 전폐할 지경이 되겠기에

쉬엄쉬엄 쓰다 보니 흥이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사진만 왕창 올려놓고 일주일 넘게 돌아보지도 않는 권태기가 도래했다.

(이거봐라, 내 통제불능의 수다가 또 시작이다. ^^)   

 

그러다 보니 바야흐로 주가가 폭락하고 유가가 폭등하고 경기가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시절이 도래했는데

이 먹고살기도 힘든 시기에 내가 하는 짓꺼리가 도대체 뭐냐 싶어 그만둬버릴까 하다가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이 아까워 계속 갔다. 가다 보니 끝까지 왔다. 

 

중남미가 다른 여행지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에 누가 부추기지도 않는 사명감으로 속속들이 적어내려갔지만.... 이젠 이런 식으론 안 쓸 생각이다. '총망라'의 덫에 걸리면 정작 잡아두고 싶은 순간에 집중하기 어려운 법이다.     

결과물이야 어쨌거나 끈기를 놓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스스로도 칭찬해주고 싶다. 미련한 것! ^^

 

여행가들에겐 나의 여정이 별것 아니겠지만 내게 이 여정은 일생을 두고 잊지 못할 의미를 가질 것이다.

처음 나선 '장기' 여행이었고

준비에도 지나칠 정도로 마음을 썼고 그러기에 한 지역 한 지역을 소중하게 겪어나갔고

인생 제3막의 시점에서 '홀로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던 여행이었다.   

 

군소리는 이만 줄이고 가장 중요한... 

 

내가 쓴 여행 총경비

 

국가

숙박도시

숙박비

식비잡비(일)

투어

특별지출(교통/관광)

환율

총비용($)

멕시코

멕시코시티

16*3(더블)

12*1(돔)

10

선물비50

시티투어10

공항이동15

띠오떼우아칸7.6

인류학박물관 4.8

10.2

과나후아또

12*1(돔)

10

장거리버스60(왕복)

와하까

12*3

10

장거리버스30

몬떼알반8.6

산끄리스또발

12*2

10

마야마을50

장거리버스36

연극/영화 12.5

빨렝께

12*2

10

국경이동35

유적지6.8

멕시코출경비10

깐꾼

11(돔)*4

12

선물비10

무헤레스15

이슬라보트 7

공항왕복7

뚤룸

12(돔)*2

12

장거리버스왕복13

유적지4.8

총912

과테말라

플로레스

3.5*2

12

띠깔40

입경비 7

7.2

란킨

4.5*2

10

란킨까지 16

안티구아까지 20

안띠구아

5*1

10

빠나하첼

4*2

8

안티과 6

께찰떼낭고 5

산뻬드로

2.5*4

5

어학코스157

(민박+일 6시간)

아띠뜰란 주변마을

보트비 몽땅 8

과테말라시티

4

버스이동15

Tica Bus 45

총632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5

10(출경포함)

니카라구아

마나구아

입경10포함

몽땅80

Tica to 코스타 14

리마항공권 463

코스타리

산호세

35

택시14

식사 28

파나마 22

파나마

파나마시티

35*1

10*2

30

선물 5

파나마운하 등 38

공항까지택시25

824

뻬루

리마

7.4*4

8

바예스따110

꾸스코 항공 91

2.7

꾸스꼬

7*4

선물비50

10

시티투어12

근교투어20

통합표25

아레끼빠 60

마추픽추 기차91

입장료45

버스왕복 12

숙박 7/식비잡비20

아레끼빠

12*1

6*1

8

꼴까캐년20

꼴까입장료25

식사2회15

뿌노

5.5*3

8

띠띠까까22

국경 10

약850

볼리비아

라파즈

2.5*2

6

비자비50

우유니행버스9

8

우유니

4

5

우유니투어75

154

칠레

아따까마

16*2

16

문밸리투어10

살타행 버스 54

500

128

아르헨

살타

10

10

이과수행 버스 60

3

이과수

7*2

15

입장료 13+13+20

부에노스행버스47

부에노스

8*4

8

보고타행 비행기 660

공항 20

탱고쇼 17

공항사용료 18

1011

꼴롬비아

보고따

9*8

10

쿠바깐꾼행뱅기683

깐꾼-시티행 뱅기131

공항행택시12

780

꾸바

아바나

25*4

20

여행자카드25

공항택시25

250

 

밥 먹을 때마다 일일이 메모해둔 건 아니니 개별항목이 정확한 액수는 아니지만 대애강.. 이랬다.  

 

총계 : 현지에서 쓴 돈 5540달러 + 비행기값 1700 달러 = 7240달러

 

이제 어디 또 갈 꺼냐고 친구들이 물어본다.

아직은 모르겠다. 매년 두세 달씩 향후 5년간 배낭을 져도 불평하지 않겠다는 남편의 약속에 의지해서 더 나이들기 전에 부지런히 다녀야겠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소위 '여행중독자'들이 말하는 바 '여행병이 도져 뿌리 내리는 삶이 버거워질까봐' 두려워지기도 한다. '여행을 일상처럼' 하기도 쉽지 않지만 '일상을 여행처럼' 한다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아무리 여행자금을 내 힘으로 비축해 놓았다 해도 항공권보다 유류할증료가 더 비싼 시대가 되다 보니 떠나는 뒤꼭지가 땡기지 않을 수 없다. 경기가 바닥이라는 뉴스를 들으면서도 아무 생각없는 철부지처럼 '좋아라, 신나라' 하는 여행기를 이어가던 기분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내년 2월이면 다시 새로운 1년을 맞는다. 어서 기름값도 떨어지고 경기도 좋아져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세계대학 인생학부 2학년에 등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동안 열심히 따라와주신 친구님들, 

특히 시의적절한 댓글로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친구님들, 

제때 안 읽고 밀어뒀다 호되게 숙제하느라고 애쓰신 친구님들, 

꾸준히 지켜봐주시다가 귀한 한마디로 응원해주신 친구님들....

일일이 거명은 안 하지만 아실 거라 믿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발랄한 중년일기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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