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면에 문제가 생겨 큰일이다. 잠이 통 안 와 서너시간씩 엎치락뒤치락... 어떤 때는 밤새 잤는지 안 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잡념인지 꿈인지.. 잘해봐야 깜빡잠이다. 아침에 일어나려면 심정이 매우 좋지 않다. 하루종일 컨디션이 안 좋은 건 물론이고 기분까지 우울하다. 갱년기 증상인가.. 아니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 때문인가.. 어제 정신과 사이트에 있는 우울증 자가진단을 해보니 우울증 초기증세로 진단이 나왔다. 장난 아니군. 방치하면 안 돼, 정신 바짝 차려야지.. 사람들과 공기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 |
어젯밤에 또 불면.. 잠이 들려는 순간 자명종이 울린다. 새벽 다섯시 반.. 남편 출근시키고 나서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잤는지 안 잤는지 혼미한 가운데 벌써 샤오지야가 왔다. 떨치고 일어나 세수하고 오늘은 뭘 가르쳐줄까 법썩을 떤다. 나의 우울한 성을 침범해온 이 아이가 귀찮아지는 마음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다. 문 활짝 열어 환기 시키고 음악 크게 틀어놓고... 아, 우울한 음악은 사절이에요.
열 시 반쯤 M이 운동하자고 부른다. 아, 고마운 M... 내 상태를 눈치챈 것 같다. 헬쓰 가서 한 시간 땀 흘리고 나니 한결 낫다. 내친김에 붙들어두고 꽁치 구워 같이 점심 먹고 오렌지도 실컷 까먹었다. 오랜만에 얹히지 않는 기분좋은 식사... 오후에는 어제 결심한 대로 중국어공부... 눈이 침침해서 안경을 벗고 했다. 고급1권부터 다시 시작. 익숙하지 않은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뒤져 연관사까지 파들어가는 식으로 하다 보니 본문 하나 하는 데 세 시간 걸렸다. 그래도 내용이 충실하여 기분이 무지하게 좋다. 내친김에 하루 400자씩 작문을 해두었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작문지도를 받아볼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의욕충천... 좋은 일이다.
남편은 오늘도 자정에 귀가할 터.. 어두운 밤에 영향 받지 말자. 내가 언제부터 이랬나. 쓸쓸한 음악은 사절이다. TV를 보자.. 세상 이야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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