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놓은 지 오래 된 영어를 다시 해보겠다고 덤벼든 건 절대 '공부'..... 이런 컨셉이 아니었다.
인근 문화센터에서 퀼트를 배운다거나 꽃꽂이를 배운다거나.... 그런 정도?
우리 나라에서 '영어공부가 취미에요....' 한다면 무지하게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거나 서양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느쪽도 아니다. 앵무새족이라 그저 외국어를 흉내내기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러니 영어로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내놓고 말하지도 못한다. 뻔뻔하게 뭐라뭐라 떠들어대긴 해도 실력은 꽝이거든.
그래도 그 말은 사실이고, 이 취미생활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날 붙들고 있다. 언젠간 제대로 익혀야지. 꾸준히 해야지....
엊그제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시간 구획을 하면서... 그 시간에 '영어공부'라는 팻말을 붙인 뒤에
어떻게 공부를 할까 궁리를 하다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학원에 등록을 해볼까 했는데 관심 있는 수업들은 모두 새벽 아니면 늦은 저녁시간, 취미삼아 다니기엔 적합하지 않은 시간대에만 있다)
하다 말 확률이 매우 높은 온라인 수업(게다가 공짜 강의)을 선택했다. 가끔 드나들던 싸이트 www.dailyEnglish.com 에서 일단 시작하기로...
예전엔 '공부해야겠다' 마음먹으면 교재부터 사고 몇 페이지씩 진도부터 나눠놓지만 이젠 그럴 자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어차피 내가 필요로 하는 건 청취를 기본으로 한 어휘의 확장이니까 내 수준에 맞는 시청각 자료를 찾아 물놀이 하듯 그 속에서 놀면 되는 것이다.
힘들여 외우기 싫으면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잊어버리면 또 하면 되고, 생각 안 나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잖아?(이것이 바로 취미생활 컨셉이란 것이다. ㅎㅎㅎ)
그래놓고 이렇게 블러그에도 실없이 티를 내둔다. 너무 일찍 그만둬버리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랄까. ㅋㅋㅋ
혹시 영어공부가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이 사이트의 구조를 소개해보면
사이트에 들어가서 '무료청취'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다음 같은 코너들이 주르륵 뜬다.
* 중급자들은 건너뛰시고... 초급자들은 꾸준히 하면 도움이 많이 될 듯한 네 코너
daily English ez News - 아직 뉴스가 듣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속도와 어휘를 조절하여 새로 편집한 뉴스
A sentence a day - 제시된 한 문장씩을 완전히 암기하는 코너
Bible English - 성경 한 구절씩 소개되는데 아주 평이하다.
Dear Diary : 아예 외워서 써보거나 자기 경우를 대입해서 써보면 문장구조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내용은 평이하지만 중급자 정도라 해도 매일 쓱쓱 듣고 넘어가면 도움이 될 코너
Ever Wonder : 상식에 관한 토픽인데 외국인들은 별로 쓸 일 없는 일상적인 어휘들이 많이 나온다.
An Idiom a day : 외워두면 유용한 간단한 숙어.
Daily Commercial : 어휘는 쉽지만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썰렁한...
어제는 M&M 광고를 봤는데 도무지 왜 웃기는지 몰라서 해설을 봤더니 헐리웃 배우 스테판 볼드윈과 알렉 볼드윈 얘기라나..그 나라 연예가 중계를 봤어야 말이지.. ㅋㅋ
Daily English Quize : 매일 다섯문제씩 출제된다. 재밌다.
Dear Abby : 영어회화 공부하는 사람들이 회화 주제로 삼는 유명한 신문 칼럼. 어휘는 쉽고 속도는 빠르다
* 중급자 정도면 딕테이션, 유창하게 읽기 등 보충학습이 꼭 필요한 코너
Curiosity saved the cat : 과학상식 코너. 어휘가 조금 높아진다.
AP video News
PBS News summary
AP Radio News
본문도 긴 편이고 어휘도 많아 제대로 하려면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
공부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이걸 먼저 시작해서 집중적으로 하고 남은 시간에 몇개 코너를 돌든지
아니면 PBS news summary까지만 하다가 늘면 이 코너로 옮기든지.
Today in History : 현장음 듣기 힘들고 잡소리가 많음. 나는 생략했다. 추후에나 검토 예정
초급자용 빼고 본문이 긴 AP radio News 빼면 꼬박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짤막하고 다양한 코너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헬쓰장에서 이 기계 저 기께 한번씩 휙 돌아주듯이 이 코너 저 코너 한번씩 휙 돌아주면 된다.
내가 공부하는 방법은
1. 일단 들으면서(두번 내지 세 번...) 다 못알아 들었어도 대의 파악
2. 스크립트에 나오는 모르는 어휘를 노트한 뒤 다시 두 번 정도 들으면서 처음에 못 들었던 부분 확인
3. 제대로 들린다 싶으면 스크립트를 완전 유창해질 때까지 소리내어 낭독
- 사실은 마지막으로 딕테이션을 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이건 안 한다. ㅋ
이렇게 우선 몇 주일 무료청취를 해볼 생각이다.
집중해야 하는 강의가 뚜렷해지면 유료강좌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 법썩이 며칠이나 가려나 모르겠지만(당장 오늘 수술 후유증 핑게삼아 땡쳤다.)
그래도 이틀 놀고 하루 하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해야지. 이래서 늙어서 하는 공부가 좋은 것이다. ㅎㅎ
걍 운동 하듯이.... 하루에 딱 두 시간만 하는 거야.
영어공부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고민하시는 분, 특히 청취 쪽 훈련이 필요하신 분...
같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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