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냉정하십니다.
당신이 시대의 풍운아라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가실 때도 그렇게 가시는군요.
새처럼 훨훨 날아가시는군요.
가시는 분 미처 붙잡지 못하였으니... 그저 심장만 쥐어뜯고 있습니다.
원망하지 말라시지만 도무지 원망을 그칠 수가 없습니다.
이 뒤늦은 고백이 가시는 길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기를...
가신 곳에서는 그 호연지기 막혀 답답함 없으시기를...
부디 편안하시기를...
2009년 5월 23일
베란다에 弔旗라도 달아야겠다.
새
(김지하)
저 청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밤새워 물어뜯어도 닿지 않는 밑바닥 마지막 살의 그리움이여 피만이 흐르네 더운 여름날의 썩은 피 땅을 기는 육신이 너를 우러러 낮이면 낮 그여 한 번은 울 줄 아는 이 서러운 눈도 아예 시뻘건 몸둥아리 몸부림 함께 함께 답새라 아 끝없이 새하얀 사슬 소리여 새여 죽어 너 되는 날의 길고 아득함이여 낮이 밝을수록 침침해가는 넋 속의 저 짧은 여위어가는 저 짧은 볕발을 스쳐 떠나가는 새 청청한 하늘 끝 푸르른 저 산맥 너머 떠나가는 새 왜 날 울리나 덧없는 가없는 저 눈부신 구름 아아 묶인 이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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