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셨어요.
벌써 오월 하고도 중순에 들어섰네요.
저의 여정도 어느새 귀로 입구로 접어들었습니다.
아름다운 라우터부르넨을 떠나 뮌헨과 비엔나, 부다페스트를 거쳐서 저는 어제 오후 프라하로 들어왔습니다.
민박 5년차인 친절한 주인장님과 오랜만에 한국말로 수다를 떨고 간만에 한글 자판을 만나니 정말 집에 다 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비엔나를 떠날 무렵부터 오십견이 와서 도무지 왼쪽팔이 올라가질 않아 한 손으로 머리를 감고다녔댔지요.
뭐에 홀린 것처럼 걸었던 어느날 이후로는 발목도 자주 삐끗하고 해서 이젠 배낭 메고 장기여행 다니기엔 나이가 너무 많구나...싶은 마음 약한 생각도 했었구요.
그래서 프라하에 가면 일정 좀 접고 푹 쉬어가야겠다 했는데 막상 프라하역에 내리는 순간 어디서 기운이 나는지 그냥 펄펄 날겠더라구요. ㅎㅎㅎ
그래도 집처럼 편안한 이곳에서만은 한숨 돌리면서 건강을 좀 정비해가지고 마지막 구간에 임해야겠다고 마음 먹어봅니다.
사실 오스트리아행은 별로 내키지 않았더랬습니다. 전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오스트리아인들이 꽤 거만할 거라고 생각해왔거든요
막상 가보니 오만함으로 보였던 그들의 태도는 사실 덜 국제화된 매너였다는 '이해'를 하게 됩니다. (물론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디 가나 친절합니다만)
일견 퉁명스러워 보이는 헝가리 사람들 역시 그런 '이해' 속에서 바라보니 그들 특유의 속깊은 친절함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 체코 사람들도 어제 얼핏 보니 적잖이 쌀쌀맞아 보입니다만 오늘도 깊은(!) 이해심으로 무장하고 그들과의 만남에 임하려고 합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던 부다페스트가 적잖은 기쁨을 안겨주었던 것처럼 프라하 역시 그럴 거라고 기대합니다.
이곳 민박집 앞뜰 숲속에서 새들이 어서 나오라고 몹시 우짖네요. 안개도 서서히 걷히고....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안부 전하겠습니다.
모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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