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대 A팀(우리 일행)이 떠나면서 바로 원정대 B팀이 들어오기 때문에 길잡이역을 맡은 원정대장은 메단에 남고
우리끼리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를 탔다. 이곳에서 1박 하고 이튿날 하루 자유여행을 즐기다가 늦은 시간에 인천행 비행기를 타는 스케줄이었다.
몇날며칠을 함께 자고 먹고 돌아다니다 보면 없던 정도 생기게 마련인데, 어째 이 팀은 원정대장이 빠지자마자 바로 사분오열됐다. ㅋㅋㅋ
일주일 넘게 묶여다녔던 시간이 갑갑했던 것도 있었겠지만(누가 오불당 회원들 아니랄까봐)
그동안 팀 내에 잠재해 있던 모종의 스트레스가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이건 사실과는 별도인 내 생각일 뿐이다)
일단 30대 아가씨들 그룹이 눈 깜짝할 사이에 50대 중년 그룹을 떠나버렸고
50대 중년 그룹 속에서도 주최측의 눈을 피해(원래 아는 사람끼리 함께 지원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친구 혹은 자매와 함께 지원했던 두 쌍이 사라져버렸다.
나 역시 오랜만에 맛보는 혼자만의 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일단 근처 까페로 숨어버리긴 했는데
사실 혼자 있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같이 있고 싶지 않아서였기 때문에...... 그다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행히도 이튿날은 버.려.진. 멤버들도 이리저리 짝을 지어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배회한 듯하지만
공항에서 다시 만났을 때 반가운 기색도, 심지어 인천 공항에서 헤어질 때조차 인사도 없이 헤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끝까지 이해 못한 몇몇은 이 여행의 뒷맛이 적잖이 씁쓸했을 것이다.
호텔 방 창문으로 와락 달려드는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 쌍둥이 빌딩
윗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풀장 딸린 공원.
도시 한복판에서 짙은 숲과 시원한 물로 도시의 열기를 식혀주는 도시 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다.
호텔 바로 뒷쪽에 있는 Suri 쇼핑센터.
아시아의 4대小龍답게 부티가 줄줄 흐른다.
제법 거센 빗줄기 속에서 낯선 도시의 밤을 홀로 배회하는 이 기분......ㅋㅋ
이튿날은 찍고 가는 관광객답게 시티투어버스에 올랐다.
공항에 갈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한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다.
나처럼 적절한 짝을 찾지 못한 멤버 한 사람이 동행을 청해 함께 돌았는데, 내 또래의 독신 남성과 단둘이 돌아다니는 시추에이션이 좀 웃기긴 했지만
다행히 말도 잘 통하고 쿨한 양반이라서 마지막날에 적합한 유쾌한 한나절을 보냈다.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다민족을 끌어안고 제대로 발전한 도시라는 점 아닐까.
도시가 어찌나 예쁘고 다양한지, 시간이 되면 저 모노레일로도 한 바퀴 더 돌아보고 싶었다.
잠시 버스에서 내려 박물관에 들렀다.
유물들은 많지 않았지만 이 작은 섬나라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내게는 간략하게나마 말레이시아 역사를 브리핑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말레이시아는 입헌군주제이지만 특이한 점은 국왕이 9개주 술탄 중에서 선출된다는 것이다.(임기 5년씩 돌아가면서)
69개 종족으로 이루어진 다인종국가라 민족갈등도 꽤 있을 법한데 1957년 건국 이래 정부 여당이 계속 집권하고 있다니
어떻게 이런 안정을 구가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 시각으로 봐서 그런지 박물관 '현대' 부분에서 강조하고 있는 '화합'이라는 주제가 크게 돋보였다.
여기는 차이나타운.
여기는 인디아 타운
여기는 조류 공원.
꽤 볼만 하다는데 너무 넓다고도 하고 새도 별로라 패스.
여기는 이슬람 사원 및 박물관
옛 기차역 청사와 가까운 이곳에서 내려 한참 놀았다.
옛 기차역 건물이다.
옛 모습은 이랬단다. 거리의 화가 작품
다시 버스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풍경.
어디가 어딘지는 몰라도 만화영화 속에서 뛰쳐나온 듯한 건물들이 즐비하다.
오메, 멋져부러잉~~!
시내로 돌아와 맥주나 한 잔 하려고 여행자거리 쪽으로 가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쨍한 하늘을 우악스럽게 쓸고 가는 소나기.
이곳 날씨가 그렇단다. 거세게 쏟아지다 바로 그치니까 우산보다는 잠시 발길을 멈출 수 있는 여유만 있으면 될 듯.
라마단 기간이었다.
금식이 해제된 시간을 맞아 거리로 쏟아져나온 사람들이 포장마차 앞에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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