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일주일간 outback(우리에게 친숙한 奧地f라는 말도 있지만 탐험과 야영의 느낌이 있는 이 단어를 쓰고 싶다. ^^)을 돌아다니게 된다.
첫 숙박지 하이(Hay)까지는 500킬로미터. 중간에 작은 마을 와가와가 빼고는 물 한 모금 구할 데 없는 진짜배기 아웃백이다.
Wagga Wagga는 원주민말로 까마귀떼라는 얘길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이름 때문에 공연한 호기심을 가졌던 이 마을에는 갈 길이 멀어 들어가보지도 못한다.
도시로 향하는 길목에 잠깐 서서 점심 요기만 하고 출발.
길도 불타고, 사람과 짐을 가득 실은 꼬마자동차들의 엔진도 불타고......
혹시라도 차가 퍼질까 기사님들의 노심초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동차 도로 옆으로 말라죽은 에뮤의 뼈들이 자주 눈에 띈다.
어쩌다 차에 치여 죽은 왈라비 시체도 눈에 띄고......
숨가쁘게 달렸는데도 저녁 무렵에서 되어서야 Hay에 도착.
시골마을답게 수퍼도 술집도 수수하다. 일단 장부터 보고......
예상 외로 시설이 좋은 Holyday Park. 부엌도 수영장도 널찍하고 휴가기간이 끝나서 그런지 캠핑장도 한가했다.
이튿날 아침 무럼비 강변을 산책하며 이 메마른 곳의 삶을 상상해본다.
겨울 우기가 되어 이 강이 넘치면서 어떤 모습일까.
다들 지쳐 떨어졌지만 서대장은 오늘도 달린다!
오늘은 웬일로 구름이 끼고 서늘한 바람까지 불어 다행이다.
아침상 물리자마자 출발이다. 오늘 숙박지는 포도재배로 유명한 마을 밀두라.
두 시간 정도 달렸나? 갑자기 푸른 들판이 시작된다. 달링강과 머레이 강이 만나는 Gol이라는 도시다.
탁해 보이는 강가에서 낚시를 하고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들, 차가운 강물에서 수영을 강행하는 사람들......개척자의 후예들다운 강인함이 느껴진다.
오늘은 제법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마을 산책이라도 나갈까 했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
잠깐 누워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를 듣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아들넘과 화분에 물 주며 얘기하는 꿈,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등등 개꿈을 버라이어티하게 꾸면서 두 시간쯤 달게 자고 일어나니 어찌나 개운하던지.
일어나보니 곰국에 가지볶음. 양고기와 닭고기 꼬치, 화려한 샐러드로 주방이 거나하다. 시간만 나면 열성적으로 지지고 볶는 우리 팀. ㅋㅋ
늦은 점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주 이른 저녁을 먹고 산책 나갔다가 기우는 노을빛에 흠뻑 젖어서 돌아왔다.
지금도 밀두라, 하면 엄마 품 속처럼 아늑했던 비오는 날 텐트 속 낮잠과 석양산책이 떠오른다.
포도밭을 중심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조용한 주택가. 그리 크지 않아서 20분쯤 걸어가니 인가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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