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유럽

그리스 7 : 크레타 3

張萬玉 2017. 10. 7. 02:30

이라클리온으로 가는 길 중간에 레팀노라는 마을이 보여서 내렸다. 사마리아 계곡을 놓친 여한을 풀고 싶었던 게다.
이라클리오에서 아테네로 날아가는 항공편이 저녁 늦은 시간이라 가능한 일탈이었다.
큰 기대 없이 버스 터미널에서 내렸는데 멀리 보이는 포르찌아 요새에 사로잡혔다.

바다는 발 아래에도 있고 머리 위에도 있었다.




































이라클리오에 도착해서 먼저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묘부터 갔다. 누구나 가야 하는 곳이라들 했기....

국민종교의 배교자가 되었기 때문일까, 그의 묘지는 너무 초라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그를 넓게 감싸안은 은혜로운 하늘 아래 그는 정말 완벽한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크레타섬은 제주도 크기의 네 배나 되는 큰 섬이다. 미코노스나 산토리니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리스, 아니 유럽 문명의 산실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주는 무게감과 더불어 관광객 위주로 돌아가는 여타 섬과는 달리 현지인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여행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내가 구입한 책자(just go)에는 크레타 섬이 나와 있지 않아서 사전지식이라고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얼핏 배운 크레타 문명의 발상지, 정도가 전부인 채로 크레타 섬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큰 기대 없이 찾아간 고고학박물관! 그 하나 만으로도 크레타 섬에 든 이유가 될 만큼 훌륭했고, 날이 뜨거워 가볼까 말까 망설였던 크노소스 궁전 유적지까지도 박물관 유물들이 출토된 곳이라는 이유로 두말없이 나서게 만들 만큼 미노아 문명의 흔적들은 경이로웠다.
산토리니 섬 절반을 날려버린 대지진으로 인해 땅속에 묻힌 이 위대한 고대문명은 오늘도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 어머니 지구를 아끼고 경배하라고.


<고고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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