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유럽

북유럽 1 : 노르웨이 1 - 오슬로

張萬玉 2014. 6. 19. 23:28

자동차 빌려 캠핑하면서 북유럽 여행하자고 추진하던 계획이 무산되고 나니 한번 먹은 마음이 식을 줄을 몰라.....

혼자 다니려니 예산이 후덜덜.... 고심 끝에 결국 13박 14일 북유럽 7개국 패키지 여행에 몸을 실었다.

눈은 분에 넘치는 호강을 했건만 내가 만들어가는 여행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다니면서 일기도 안 썼고 다녀와서도 메모쪼가리 정리조차 해두지 않았다.

2014년 6월에 다녀왔으니 벌써 3년 반도 더 지난 얘기다. 이대로 두면 사진을 봐도 어디가 어딘지 모를 지경이 될까봐 뒤늦게 정리에 들어간다.

어차피 사진 정리에 불과할 포스팅이지만 이것마저도 안 해두면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에 없을 것 같아서.... ㅎㅎ

혹 이전에 썼던 제 여행기를 따라오신 분들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그래도 첫날 일기는 있네요. ㅎㅎㅎ


평소보다 7시간 더 움직이고 7시간 더 자야 하는 기나긴 하루를 지내고 있다. 여기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아침 8시 10분에 시작된 여정이 모스크바에서 30분 쉬었다가 시계를 7시간 뒤로 돌린 오후 9시경(실은 새벽 2시경)에야 18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하루가 끝났다. 인간의 하루가 이렇게 길다면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의 호흡이 길어질까, 아니면 권태로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많을까, 아니며 체력이 더 좋아졌을까?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노르웨이 땅의 모양은 정말 독특했다. 곰보 땅? 곳곳에 물웅덩이(가까이 보면 멋진 호수일 텐데)가 파여 있고 잔디와 얕은 숲들은 거대습지를 덮고 있는 이끼처럼 보인다. 몹시 복잡한 해안선과 코딱지만한 섬들, 송글송글 레고블럭의 나무들처럼 보이는 침엽수림. 가장 내 눈길을 끈 것은 역시 구름이다. 비행기가 날개를 떨며 불안정한 난기류 지역을 지날 때 구름을 뚫고 씽씽 스쳐가는 순간은 마치 인생을 헤쳐가는 고독한 러너의 심정...

그 너른 지형 속에 멀찍이 뚝뚝 떨어져 있는 콩알 만한 집들.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숲 속에서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삶을 영위하면 과연 즐거울까. 삶의 쓸쓸한 공허한 구멍이 점점 커져가진 않을까. 여행지에 들어서면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그곳 사람들의 분위기가 있다. 인간친화적이고 소박한 가구와 인테리어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얼굴엔 헤픈 웃음이 없다. 친절하고 상세하기는 해도 사무적이다. 짐 날라주는 버스운전기사까지도... 그냥 정중하기만 하다. 이것도 선입견일 수 있겠지만.

지금은 새벽 4시. 완전히 해가 떴다. 일곱 시에 모닝콜을 해준다는데 그 긴긴 시간을 자야할지 산책이나 해야 할지.

유감스럽게도 이 호텔은 도착활주로 옆 오지다.

룸 메이트가 된 38세 아가씨가 새벽간식이라고 정답게 끓여주는 누룽지가 이미 아침을 열었다.





북유럽에서의 첫 숙소. 깔끔, 심플, 세련.



당 겸 로비


아침 먹고 혼자 동네 산책





공항에 근무한다는 룸메 아가씨


둘째날 겸 셋째날, 오슬로 시 관광

오슬로 인구가 50만 명인데 그 중 한인교포는 320명, 그런데 입양아 출신 인구가 12000명. 음!

그리고 호수는 20만 개란다.

노르웨이의 물가가 비싸다 비싸다 해도 이렇게 비쌀 줄이야.

계란 1알 1200원, 아이스크림, 5000원, 빅맥 30000원, 맥주 15000원, 환경세를 부과하는 물병 때문에 물값도 비싼데 수도물 그냥 마셔도 된단다.

전철 8000원, 택시 기본요금 2만4천원에 30분 정도 타면 15만 원...

후덜덜, 어떻게들 사나? 그러나 임금도 3~4배 높아서 스웨덴 사람들까지 이 나라로 돈 벌러 온다지.


오슬로 시청사



1층 로비. 사방을 둘러싼 대형 벽화가 근사.

이곳에서 노벨 평화상을 (평화상만)을 시상한다.





청사 창 밖으로 피요르트식 해안이 펼쳐져 있다.



청사를 나와 칼 요한슨 거리로 이동

시청사 바로 뒤에 있는 이 건물은 (기억하기로는) 노총건물 같은데.... 앞쪽에 아주 멋진 노동자 조각상들이 10기쯤 세워져 있었다.

 









노벨 평화센터. 노벨상 박물관인 듯?


오슬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 비겔란 조각공

작가의 재능을 알아보고 국가가 사후 기부를 조건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조성한 곳이다.

인생의 생로병사를 리얼하게 표현한 조각들이 끝도끝도 없이 이어진다. 특히 내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부모의 모습.

조각도 좋았지만 훌륭한 숲과 묘지도 잊을 수 없다. 특히 풀꽃들을 심어 단장한 소박한 묘지들.

죽은이들이 마을에 남아 후손들을 지켜주는 모습은 어느 나라 어떤 형식의 묘지를 가든 마음 깊이 들어오는 풍경이다.















뒷골목에 있는 한식집이라고 데려갔는데.....

그걸 한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무성의하게 재료 때려넣고 가열만 한 국적불명의 음식이 나왔다. ㅠㅠ


이제 본격적으로 피요르드 보러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