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프리카

튀니지 20 - 함마메트

張萬玉 2019. 1. 28. 16:18

아고고, 이런 실수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정거장 Hamamet에 도착했는데 예약해둔 호텔로 갔더니 내가 예약해둔 날이 내일이란다. 너무 많이 돌아다녔나, 내가 맛이 갔네그려.
이 호텔로 말할 것 같으면... 누군가의 여행기에서 보고 호텔이 좀 특이하기에 부킹 사이트에서 찾아봤더니

옴마야, 비수기 할인이 엄청나서 50유로면 묵겠더라고. 6만원이면 한국에서 모텔 값인데 튀니지의 마지막 정거장에서 하룻밤 호강 한번 해볼까 하고 질렀다.
게다가 실내 풀도 있는 별 네개짜리 호텔인데 어차피 공짜 침대 공짜 아침부페, 혹시 시간 낼 수 있으면 와서 하룻밤 같이 묵겠냐고 (라 마르사에서 한 시간 반 거리) Mannou에게 물어보니 좋다고 해서 친구와 함께할 오늘의 호캉스(hotel+vaccance)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아, 그런데 이게 뭐냐고!

부킹 사이트에서 예약한 거라 내일 예약을 오늘로 바꾸지도 못하고, 이 심심한 동네에서 이틀이나 뭐하랴 싶어 취소하자니 환불도 안 되는 상품이었다.
할 수 없이 오늘밤도 묵자 싶어 방값을 물어보니 엄청 싸다고 좋아했던 부킹 사이트 가격보다 더더 싼 30유로대다. 오, 이건 슬픔 중의 위로일쎄!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나의 강점인 빠른 포기와 현실적응력을 발휘하여 같은방 연박하겠다고 하고 튜니스에 예약해둔 이틀치 숙박 취소, 귀국 전날 튜니스로 올라가 맡긴 트렁크 때문에 어차피 들러야 하는 마누 엄마 집에서 자기로 결정. 마누도 일이 밀려 못 온다고 하니 이틀간 혼자 잘 놀 일만 남았다.

























일단 이 호텔엔 실내풀이 있다. 하지만 짐 줄이느라고 수영복을 마누에게 맡기고 왔네...

근처 상가에서 수영복을 판다니 싸구려 하나 사서 이틀 놀아볼까?
29디나르짜리 수영복을 사서(작은 사이즈로 샀는데도 하의가 흘러내릴 지경이다. 이 동네 여인들의 체형이 그런가보다) 두번 입었다.
따뜻하게 데운 바닷물에서 실컷 수영하고 나니 그간의 피로가 싹 풀리고 때도 잘 밀려 아주 가뿐하다. 어쩌면 내일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입을지 모르겠다.
이 호텔에는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프랑스인들이 겨울을 지내러 온다.
500유로에 왕복항공권과 삼시 세끼가 포함된 2주짜리 패키지가 아주 인기란다.
베트남계 프랑스인 부부와 수영하며 안면을 텄다. 은퇴 후에 부부가 자주 여행을 다니는데 제주도에도 왔었다고.
남편이 김치를 너무 좋아해서 파리에서도 가끔 사먹고 있단다.





점심 먹으러 나가서 호텔 반경 2킬로를 돌았는데 너무 심심하다.


계획은 해 질 때까지 개기다가 일몰을 보고 돌아오는 거였는데 근처엔 놀이공원이랑 해변, 커피숍이 있어도 개미새끼 한 마리 없으니 그것도 쉽지 않다.












결국 이튿날 마음먹고 하마메트 시내로 진출했는데, 오 역시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잡는다. 택시비 들여 나간 보람이 있었다.
메디나, 모스크, 묘지, 학교, 버스종점 등이 모두 바닷가에 모여 있는데 아주 정갈하고 윤기가 돈다.
시내로 나올 때 대중교통을 못 찾아 택시를 탔는데 말굽 모양으로 구부러진 길을 따라 달리며 보니 호텔들이 즐비하다.
호텔 지역이 내가 묵고 있는 Yasmin Hammamet 뿐 아니라 전 지역에 걸쳐 있는 걸 보면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도시인 것 같다.
같은 관광지라도 현지인과 섞여 있는 곳이 확실히 다양하고 재미있다.
우리 호텔 주변이 너무나 심심해준 덕분에 함마메트라는 도시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었네. 다행!








































그래도 호텔의 밤은 재미있었다. 저녁마다 공연인지 리크레이션인지 아무튼 유쾌한 프로그램 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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