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다이어트
오늘 아침의 체중 계량 : 감량 누계 1.6kg(변동 없음)
어제 이웃집으로부터 점심초대를 받아 나름대로 조심하였건만 따끈한 감자전이 나오는 바람에
아기 손바닥 만한 것 하나만 먹으려던 예정을 어기고 하나 더 먹었다.
오징어볶음에 김치를 넣고 볶았던데 그것도 별미라 밥도 반 공기 정도 먹었다(짠 음식 먹느라고).
그러고도 수영을 고되게 하고 난 끝이라 그런지 수저 놓기가 섭섭해 혼났다. 이어 몰려오는 후회!
저녁을 어떻게 가볍게 먹을까 궁리하고 있는데 마침 남편이 저녁을 먹고 온단다.
잘됐다 싶어 우유에 미숫가루를 타 마셨다. 그 정도의 성의라도 보였으니 체중이 제자리걸음이라도 했겠지.
세계여행 선배와의 위험한 식사
오늘아침은 그럭저럭(이제 크게 특징이나 문제가 없는 식단은 걍 넘어가기로 한다) 계획대로 실행.
점심은 스.무.따. 클래스에 새로 들어온 아기엄마랑 같이 먹게 되어 살짝 긴장했다.
4년 전에 남편과 함께 400일 동안 22개국을 여행했다는 이 귀여운 아줌마... 얼마나 열성인지 16개월 된 아기까지 데리고 수업하러 왔다. 조금 친해지면 남미여행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봐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수업 마치고 나서는 길에, "집이 어디냐, 아기 데려오느라고 차를 가져왔는데 같은 방향이면 태워다주겠다"고 한다. 인연이 되려는지 마침 같은 방향이다.
그래서 초면이지만 아예 적극적으로 나갔다. "그러면 내가 차비 대신 점심을 사주겠다. 우리 둘 다 어차피 집에 가면 혼자 먹는 점심 아니겠냐."... 그래서 들어간 곳이 아기의자를 제공할 듯 보이는 스파게티집.
나는 다이어트 6일째임을 알리며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순무 등이 들어있는 샐러드를 주문하고 비니(그녀의 닉네임이다)씨는 크림치즈 스파게티를 시켰다.
원래 느무느무 좋아하는 크림치즈 스파게티 아닌가! 하지만 딱 한 젓가락 뺏어먹고 샐러드는 나누어먹었다.
허전하기 짝이 없었지만 규칙을 지켰다는 만족감은 그 허전함을 채우고도 남았다.
비니씨, 첫인상처럼 퍽 소탈하고 야무지다. 점심 먹고 우리집까지 오는 차 안에서 나눈 시간들은 내가 듣고 싶은 얘기들을 담기에는 너무나 짧았지만 앞으로의 격의없는 만남을 기대하게 만든다. 쪼아쪼아!!
옆집 사는 앨리스와 약간 빡센 등산
돌아오자마자 옷만 바꿔입고 다시 집을 나선다. 이변이 없는 한 실행하기로 한 옆집 사는 앨리스와의 동네등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비는 살살 뿌리지만 이 정도야 뭐....
오늘은 약간 빡세게 가겠다고 엄포를 놔뒀기에 평소에 남편하고가 아니면 택하지 않는 '2시간 반 코스'로 접어든다. 등산 별로 안 즐긴다고 엄살하던 옆집 사는 앨리스, 그래도 젊다고 제법 잘 따라온다.
살짝 급경사인 제1야영장을 지나며 땀 한 바가지 흘려준 뒤 전망대 쪽으로 가니 비를 품은 시원한 바람이 넓은 품을 벌려 우리를 부드럽게 안아준다. 보슬비로 목욕한 숲의 자태는 더할 수 없이 싱그럽고...
그래, 이 맛이야....
난 힘겹게 씩씩거리며 산과 싸우기 싫다. 산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
이렇게 나는 두 발로, 산은 부드러운 솔바람으로... 서로를 애무하며 서로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는 거다. 이 황홀한 느낌을 무엇과 바꿀 수 있으리.
방금 청국장 끓여 저녁식사를 마치고(두부와 콩 건더기만 건져 먹음) 체중을 재어봤다.
저녁 체중은 아침 체중보다 500g 정도 더 나가게 마련이니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오락가락 바빴던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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