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남미

Mexico5 - Guanahuato2

張萬玉 2008. 5. 17. 16:46

지상 2층

아침에 숙소에서 이를 닦으며 무심히 창밖을 내다보다가 이상한 산동네가 눈앞에 왈칵 달려드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서둘러 카메라 챙겨가지고 산으로 올라가는 푸니쿨라를 타러 간다. 푹 자고 일어난 싱싱한 아침 햇발이 너무 좋다.

  

 

 

푸니쿨라는 아마도 내가 첫손님 아니었을까? 

 

푸니쿨라 정거장에 있는 은광 박물관 입구. 개장시간 전이라 못봤다.

 

 

 

 

산꼭대기에서 바라본 과나후아또 시 전경

 

사방 어디를 봐도 컬러풀한 집들이 빼곡하게 산기슭을 채우고 있다. 

대강 세어본 성당만 해도 여덟개가 넘는다. 그 가파른 산꼭대기에도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자동차 도로까지 나 있고 그 도로는 계속 옆 마을 산동네로 이어진다. 볼수록 신기한 도시.

 

원주민 출신 멕시코 독립투쟁의 영웅 삐삘라 기념비.

아침에 창문을 열자마자 나를 놀라게 한 것의 정체는 이것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지난밤의 야단법석을 쓸어내리기라도 하듯 물청소가 한창이다. 물에 젖어 미끄러운 자갈 깔린 길을 조심조심 디디며 마을 구경에 나서본다. 먼저 '뽀뽀의 길'에 들렀다 하르딘 들렀다 이달고 시장까지.... 고의로 길 잃었다 찾기를 반복하며 이 흥미로운 도시를 즐겨본다. 서투른 스페인어를 부려 길을 찾으니 길 찾기에 관련된 말은 완전히 마스터했다. ㅎㅎ

 

 

나 덜 컸나보다. 아직도 이런 게 좋아죽겠다. 

 

 

멕시코 남자들은 멋부릴 줄 안다. 머리도 무스를 발라 저렇게 올려붙이고 옷도 잘 입는다.

 

 

 "내 따꼬스 한번 먹어볼텨?"... 잘 생긴 할머니. 

 

 

망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살아 퍼득거리는 메추리다. 악!!

 

 

선인장도 채를 쳐서 샐러드 해먹는다. 조금 얻어먹어보니 새콤하고 아삭한 게 괜찮다. 

 

 

파인애플, 파파야, 수박, 딸기, 사탕수수 등을 썰어판다. 섞어주기도 한다. 저거 한컵으로 점심 끝!   

 

 

멕시코 요리에 쓰이는 향료가 저리도 많은지... 이름 한두 개 물어보다 관뒀다.

 

 

오늘의 공연은~~~ 북쪽에서 오신 우라까네스!!(허리케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빵 크기가 내 얼굴의 두 배. 먹어보진 않았지만 무지하게 달 것 같다.  

 

 

과나후아또 대학 앞 거리엔 먹거리가 질펀하다.

 

 

우리네 된장 같은 후리홀레스. 허나 발효식품은 아니다. 짜지 않고 살짝 단 게 은근히 맛있다.  

 

 

애들 보면 그냥 못 지나가는 나...

초등학교에서 여러컷 찍었지만 건진 건 별로 없다(흥분하면 사진이 잘 안 나온다). 

 

박물관 구경보다 더 생생한 먹거리 구경, 시장구경에 정신 팔다 보니 어느새 11시. 길거리에 앉아 점심 삼아 과일 한 컵 먹고 체크아웃하러 갔더니 이제야 일어난 애들이 인사를 건넨다. 어젯밤엔 눈인사만 건넸던 40대 독일여인 줄리, 한국에 관심 많았는데 만나자마자 헤어진다며 아쉬워한다. 이메일로 사귄 멕시코 친구를 만나러 왔다는 이 여인은 주로 친구 찾아다니는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여기서 두 달 있다가 일본 친구 만나러 도쿄로 날아가 한 달 더 있다 들어갈 껀데 나랑 친구했으면 한국으로 건너갔을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런 독일 사람도 있군그래. 

 

후아레스 거리 동상 앞 버스정류장에서 '떼르미날!'을 아무리 외쳐봐도 다 안 간단다. 하도 애타게 부르짖으니 딱했는지 한 아저씨, 떼르미날 가는 버스가 여기서는 드무니 일단 센트로로 가서 바꿔타란다. 센트로 어디? 하면서 일단 올라탄 뒤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에게 센트로 어디에서 버스를 바꿔타야 하느냐고 물으니 영어 하느냐며 자기 따라 내리란다. 그녀의 이름은 루시아. 과나후아또 대학에서 아트를 전공하는 학생이다. 피부가 송편반죽만큼이나 희고 곱다.

터미널까지 가는 짧은 시간 동안 꽤 많은 얘기가 오갔다. 집은 멕시코 시티 인근 도시. 주말을 맞아 집에 간단다.  87년생이고 교환학생 자격으로 러시아에 6개월 정도 있어봤고 밥 말리를 좋아하고.... 트리오 로스 판초스를 물어보니 이름은 들어봤지만 노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단다. 한국 사람 처음 만난다며 이것저것 묻다가 내 나이를 듣고는 깜짝 놀란다. 삼십대 중반인 줄 알았다나. 한국 여자들은 다 그렇게 젊으냐고 신기해 하는데 기분좋아 죽는 줄 알았다. ㅋㅋ

 

올 때는 바빠서 이것저것 안 따지고 티켓창구에서 달라는 대로 주고 표를 끊으면서 이게 아마 비싼 버스지... 싶었는데 가는 표를 끊으며 소상히 물어보니 시간대(버스회사)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타는 터미널에 따라(멕시코 시티의 북쪽 터미날에서는 주로 비싼 침대버스만 파는 것 같다) 가격이 다른 거였다. 싼 건 86페소짜리도 있는데 주로 밤에 운행하고 283페소짜리는 금방 떠났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20분 뒤에 떠나는 303페소짜리를 탔는데 역시 비싼값을 한다. 올 때 탔던 버스는 비디오도 없어서 라디오를 듣고 왔는데 이 버스는 영화도 틀어주고(007과 Animal Olympic이라는 재치있는 애니메이션. CD가 있으면 한장 사가고 싶을 정도로 재밌게 봤다) 점심도 준다. 햄과 치즈, 오이를 끼우고 연겨자까지 곁들인 푸짐한 샌드위치에 콜라, 디저트로 계피맛 나는 달콤한 쿠키까지...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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