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음 칼럼을 시작했던 2004년부터 꾸준히 댓글로 격려해준 고마운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시사성 있는 글이 주종을 이루지만 가끔 잠언 같은 시와 습작소설을 수줍게(!) 선 뵈오던 '자유세상 만들기' 블러그 http://blog.daum.net/coolwise 의 쥔장이다. 내 블러그의 단골손님들에게는 coolwise라는 아이디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몸담아왔던 직장에서 자유로워진 뒤 이런저런 글을 쓰며 얼마 전에는 시집까지 출간하셨다길래
이제는 문인으로 사시려나보다 했더니 분당에 까페를 내셨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글은 잘 쓰셔도 장사는 처음인 새내기 사장님에게 친구로서 뭔가 힘을 보태줘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지만
분당에 연고가 없으니 가장 중요한 '고객유치'에는 별 도움이 못되겠고
사진 말끔하게 찍어 하루빨리 내 블러그에 소문이라도 내줄 양으로 달려갔는데....
나의 또다른 '블러그 절친' 원이님과 함께 첫 방문을 했을 때는 카메라 밧데리를 빼놓고 가는 바람에 좌절.
컴퓨터가 아직 설치되지 않아 그날 들고갔던 음악들을 못 주고 들고왔으니 그 핑게로 다시 방문했던 날은
야심차게 찍어봤지만 사진이 영 마음에 차지 않아서(사진으로 표현 못할 만큼 아늑했단 얘기.. ㅎㅎ)
어느날 다시 가서 제대로 한번 찍어보리라... 했지만 어영부영 날짜만 보내다가
이제서야 그냥 몇 장 골라 올린다. 차라리 직접 가셔서 확인하는 편이 낫다는 말씀과 함께....
'아테나의 올리브나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올리브 나무 한 그루가 까페 입구를 지키고 있다.
아테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팬이신 쥔장님이 올림푸스의 신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여신의 이름.
전쟁과 평화, 지혜와 정의, 과학을 관장하는 이 여신은 아테네를 얻기 위한 포세이돈과의 경쟁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더 좋은 선물을 주는 쪽이 이기는) 올리브 나무를 심음으로써 아테네를 얻었다.
그리스가 아테나 여신의 선물로 번영했던 것처럼, 까페 입구에 선 이 올리브 나무도 '아테나의 올리브 나무'에 번영을 가져다주기를 빌어 본다.
쥔장님의 지인이신 두 분 화가님들이 한쪽 벽을 아름답게 장식해주셨다.
얼마든지 놀다가시라고 아예 서가까지 갖춰놓으셨다.
경험이 없으니 지금은 인수받은 노하우에서 한발씩 내딛고 있지만 머지 않아 쥔장님의 칼라로 바꿔놓을 요량이신가보다. 의견을 구하며 내놓는 컨셉들이 모두 하나의 아이디어로 집중되고 있다. '휴먼까페'. ^^
어서 오신 손님들 어서 마시고 어서 가시기를 바라는 '영업마인드'가 쥔장님에겐 도통 없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만.... 시인이 운영하는 까페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겠지.
역시 까페의 핵심은 커피맛인데...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커피전문가께서 개업 전에 직접 방문하여 한수 가르쳐주셨단다.
그분이 추천한 최고급 블렌딩 원두를 쓴다는 커피맛은 과연 '국내 최고!'라고 뽐내도 되겠다.
원두커피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는데 자랑을 하고 싶으신 건지 손수 쉐이커까지 흔들어 아이스 라떼꺼정..
'쥔장님의 친절'이야말로 이 까페 최고의 메뉴다. '무한리필'되는 향긋한 커피 그 이상....
자신의 블러그에조차 단 한번도 선보인 적 없는 쥔장님 사진을 내 여기 감히 올린다. 내 블러그니까. ㅋ
쥔장님, 다 영업을 돕기 위한 활동이니 초상권 주장하지 마세요. 타고난 미모 어디다 쓰시렵니까. ^^
내 이날은 어찌된 일인지 도무지 실내 앵글을 못 잡겠더라.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라 그렇다고 변명하겠다. (아늑하단 얘기죠?)
'아테나의 올리브 나무'는
분당구 야탑동 차병원 후문 바로 맞은편 강남빌딩 2층에 있다.
전철 분당선 야탑역 하차. 차병원 방면 도보로 5분거리.
성남 터미널에서 걸어서 7분 거리.
전화 031-707-0021
아래 지도를 참조하셔서 많이많이 찾아주세요.
오시면 제가 선곡한 음악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내친김에 쥔장님의 첫 시집도 소개합니다.
지금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너의 날
저무는 봄밤쯤 두려워 마라
네 가슴 활활 불타는 날에
우주는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리니
아다지오 라르고 알레그레토
여름보다 먼저 피려무나,
있는 힘껏 피려무나.
피어라 꽃
-'피어라 꽃'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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