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유럽

네덜란드 1 - 암스테르담

張萬玉 2009. 3. 3. 11:43

# 베를린 - 암스테르담

 

아침에 출발, 점심 때 도착.

기차 맞은편 자리에 점잖고 스마트한 네덜란드 출신 미국 신사가 앉았다. 

자기도 오랜만에 고향에 간다고 즐거워하며 자기 고국의 자랑꺼리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하던 이 친절한 신사,

헤어지며 건네주는 명함을 보니 무려 Adobe社 부사장이다. 그의 소탈함이 다른 어떤 매력보다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숙소는 Jordan Shelter. 시내에도 체인점이 하나 있지만 너무 복잡할 것 같아서 버스 한번 타고 들어오는 곳으로 정했다.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이 호스텔의 도미토리는 철제 침대가 최소 열 개 이상이 놓여진 대형 룸이라 그런지 처음엔 군대 막사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샤워장 충분하고 작지만 뒷뜰도 있고 홈메이드 쿠킹을 표방하는 저렴한 식당도 있고.... 가격도 아주 착해서 머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숙소다.

단지 숙소 내에서는 흡연과 맥주 포함 일체의 음주가 불가하다. (매일 저녁 7시에 성경공부가 있다고 참여를 권하기도 한다.)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는 장기여행자들이 파트타임으로 교대하며 스탭일을 보고 있다.

일정 기간 머무를 계획이고 영어가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숙소에서 만났던... 지금까지 기억나는 사람들은

1. 87세의 캐나다 할아버지(내가 만난 최고령 배낭족). 나이 들어서는 웬만하면 동행이 있는 게 좋겠다 싶었다. ㅠ.ㅠ 

2. 바이크폴로 경기에 참가하러 왔다는 40대 캐나다 커플(자전거를 타며 폴로를 하다니, 멋진걸!!)

3. 우루무치에서 왔다는 위그루족 아가씨(나랑 딱 한 번 밥 먹으러 나간 거 외에 3박4일 내내 잠만 자더군)

4.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 끊임없이 말을 걸어 난감하게 하던 수다쟁이 이탈리아 아줌마.

 

 

 

 

# 암스테르담 시내

 

암스테르담은 작고 다정한 도시다.

도시 한 바퀴 돌아보는 게 그저 동네 한 바퀴 하는 느낌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교통권 같은 것도 필요없다.

하루종일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아침에 델프트에 갔다가 오후 2시쯤 돌아와 담 광장과 차이나 타운 일대 어슬렁.

램브란트 박물관 둘러보고(미술관이 아니라 램브란트가 살았던 집 구경이었다. 그때 왜 고호박물관으로 안 갔던 거지? ㅠ.ㅠ) 수로를 따라 이리저리.

이튿날도 아침에 알마르크와 잔드포트에 갔다가 돌아와서 싱겔 꽃시장 주변 어슬렁. 

거대한 자전거주차장, 수로를 따라 미로처럼 얽힌 거리들, 수평이 안 맞는 집들, 의외로 다양한 인종들.... 볼 수록 유쾌하고 신기한 도시 암스테르담.

유럽에서 다시 가고 싶은 도시를 골라보라면 대여섯 번째쯤 올려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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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펠을 부르거나 십자가를 등에 지고 다니며 노방전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어 신기했다,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중이라 거리는 쓰레기로 넘쳐났지만 그래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암스테르담의 인상은 정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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