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프리카

아프리카 종단여행 15 - 나미비아(스와콥문트)

張萬玉 2014. 10. 14. 13:07

밤 열 시 가까이 되어 도착한 스와콥문트의 공기는 차갑고 습했다.

설상가상 숙소엔 더운물도 안 나왔지만 몇 밤을 사막에서 모래와 뒹군 끝이라 벌벌 떨면서 고양이샤워. ㅠㅠ

게다가 샤워실은 지금껏 거쳐온 어떤 샤워실보다 좁고 괴상했다. ㅠㅠ

세면기에 변기가 딱 밀착되어 있고 그 앞으로론 좁고 깊은 골목길.. ㅋㅋㅋ

문이 미닫이인데 5센티 이상 틈이 벌어져 있고 아랫쪽은 아예 떨어져 덜렁덜렁..


아침에 일어나서야 숙소의 이런저런 시설과 사귈 수 있었다.

샤워실 말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숙소였다. 어젯밤에 우리가 너무 지쳤었나보다.



모건 프리드만을 보내고 나니 이번엔 윌 스미스가 왔네. ㅎㅎㅎ

일행들 대부분이 사막으로 쿼드 라이딩 하러 간다고 해서 일단 따라가보긴 했지만, 스와콥문트에 머무는 시간이 단 하루라서 나는 혼자 시내구경을 할 셈이다.


모래벌판을 한 시간 가까이 누비는 쿼드 라이딩은 (잘 타는 사람은) 신나긴 한데...

잘 못 타는 사람 뒤를 따라가다가는 계속 교통체증에 시달린다고...


영화세트장 같은 도시. 사람은 없고 신축한 듯한 유럽식 건물들만 즐비하다.



세상에.... 다른 데도 아니고 성당에... 전기담장을 치다니!


곳곳에 신축공사. 노동자들이 거의 중국인들이다.

중국 건축회사는 건축을 수주하면서 아예 노동자들과 함바집까지 실어온다.




Crystal Gallery. 수정이 사막의 주요 광물인 모양이다.



남아공으로부터 독립할 때 희생된 사람들인 모양이다. 독어인지 아프리칸스인지..... 나 문맹!


점심 때가 되어 한 복합몰 안으로 들어가니 야호, 중국집이 있네!

이 동네에선 제법 고급의 레스토랑인 것 같다. 오랜만에 포식 좀 해야지.

중국어로 말을 거니 이민 3세대라는 엄마, 딸, 외손녀가 다 와서 앉는다.

좋아라, 이민사를 좀 들어보려고 했는데 다섯살짜리 외손녀가 텃세를 한다.

영어는 물론 중국말도 못하게 하고 독어와 아프리칸스(독어식으로 변형된 이상한 영어?)만 하라며 제 말을 안 들으면 무지막지하게 소리를 질러댄다. 

오랜만에 현지인과 사귀어보고 싶었던 나는 독어도 아프리칸스도 못하니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ㅎㅎㅎ


밥 먹고 해변가로 나갔다.

태평양 쪽 해변이다. 날이 흐려 해무가 잔뜩 끼고 물색도 검푸른 데다 파도도 성이 났다. 


너무 추워서 까페를 찾다가 박물관이 보이길래 들어갔다.(사설박물관이었던 듯...)

개척시대 독일인들이 사용하던 물건들과 사막에 사는 동물, 식물 구경....

그러다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질 무렵에서야) 아프리카인의 생활관 쪽 발견...

아까비~ 가장 흥미있는, 사진 찍어 남겨두고 싶은 곳이었는데..

추장출신 지도자들과 이 대륙이 주체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미 머리는 포화상태... 다리는 아프고...


이 무거운 걸 쓰고 잠수를!


식민지시대 독일인들이 운영하던 치과에서 쓰이던 진료용 의자



이 장기 비슷한 놀이기구는 탄자니아에서도 갖고 노는 것을 보았다.


사막에서 자라는 각종 약용식물들..(환경이 열악하니 주로 뿌리에 영양이 집중된 듯)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한참 소개된 적 있는 관절염치료제 '악마의 발톱'



원래는 이렇게들 살았는데....


독일 식민정치에 적응한 듯 보이는 원주민들(나마족)


아직도 이 모습을 하고 대도시 빌딩 사이에서 사진모델로 생계를 이어가는 여인들이 있다. 힘바족..


민속 악기  사진은 어딜 가든 열심히 찍어둔다. 살짝 건드려보니 부드러운 소리가 났다.


심한 곱슬인 이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은 딱 두 가지. 빡빡 깎거나 길러서 땋아버리거나.


거리로 나오니 벽화가 웃겨준다. 밥 말리, 간디, 체 게바라, 만델라 등등... 아프리카 청년들의 히어로.

'당신 자신이 세상에서 보고 싶어하는 바로 그 변화가 되어라!'

'평화, 단결, 그리고 정의!'

인민들의 바람은 지구촌 어디나 같다.





Bush Babies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작은 동물들...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고.


나처럼 혼자 시내 구경을 나갔던 홍쌤을 만나 외곽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관광구역 말고 보통시민들 사는 동네를 찾아보자는 데 의기투합했지만....  머지않아 포기. ㅎㅎ

사막 쪽으로 버스라도 타고 한참 나가야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닌 듯했다.

대신 아쿠아뮤지엄 앞에 죽치고 앉아 기념품 파는 사람들과 토킹. 거리 뮤지션도 만나 씨디도 한 장 사주고...(돌아와 틀어보니 상태 안 좋음)

끝없이 이어지는 리조트와 캠프장들을 구경하며 걷는데, 어느새 흐리퉁탱하고 싸늘한 날씨가 활짝 개어 기분까지 활짝 열어준다.

Hanza 맥주회사. 독일 맥주?



국립 아쿠아리움






마리 더글라스씨네 집. 나도 저 정도는 알겠네. ㅎㅎㅎ


걷다 보니 독일 노인들이 노후를 보내러 온다는 Old Lions Home이라는 주택단지 그리고 작은 뜰을 가꾸는 서양할머니들이 눈에 들어온다.

독일 어느 지방인가의 라이온스 클럽에서 개발했다고 한다.

그 옆에는 유태인 묘지 그리고 그 너머로는 끝도 없이 사막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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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 서민들을 위한 집은 없는 모양이다.

시내 쇼핑센터, 호텔 등에서 일을 마치고 사막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