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30분에 이스탄불 출발, 오후 5시경 사프란볼루 도착.
장장 7시간도 더 넘게 걸렸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아니 황홀했다.
무릇 여행이란 '구경'을 구실로 마음과 동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심지어 그 '구경'이 시원치 않더라도 마음과 교감하는 길이었다면 여행은 그 자체로 완벽해진다. 하물며 오늘처럼 윈도우 초기화면 같은 그림 속을, 마음먹고 골라온 음악과 함께 훨훨 날아가는 데야 뭘 더 바라랴. 몸은 좌석에 꼼짝없이 묶여 있지만 마음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감정의 격랑을 고스란히 즐겼던 꿈같은 한나절.
버스가 오토가르 못미쳐 쿄란쾨이까지만 간다더니 오토가르로 딱 데려다주길래 내친김에 이틀 뒤 앙카라로 가는 버스표까지 예매해뒀다.
세계문화유산 마을로 이름을 올린 에스키 체르쉬 마을로 들어가는 미니버스를 신체언어로 물어물어 겨우 잡아타는 데 성공.
아주 간단한 영어단어에도 기겁을 하고 도망치니 민망한 마음 어쩔줄을 모르겠다.
갑자기 중세 소설 속으로 훅 들어와 살짝 흥분되기는 하는데 성치 않은 무릎 때문에 걱정부터 앞선다.
엄청 울퉁불퉁한 돌길을 캐리어 퉁퉁 튕기며 걷다가 가파른 계단을 만나면 낑낑 들고올라가다가.....
그것도 모자라 옛날식 목조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서... 왜 배낭을 안 지고 왔을까 후회막급. 내일 하루 무릎고생 엄청 시키겠구나. 그냥 숙소 옥상에서 이 어마무시한 풍경 앞에 두고 해바라기나 할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오래된 마을.
작지만 구석구석 볼거리가 숨겨져 있어서 당일치기로 다녀가기엔 아쉬운 동네.
마을 센터
실크로드를 왕래하는 상인들의 호텔이었던 HAN. 지금도 호텔.
잘 보존된 전통가옥 내부 둘러보기
노약자를 위한 마을 일주 카트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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