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시아(중국 외)

터키 4-3 : 트라브존 / 아이데르

張萬玉 2017. 10. 6. 12:23

스위스 산간마을 같은 아이데르에 다녀왔다.
어제 투어팀의 성원 속에서 구매한 오르두 행 버스표와 맞바꾼, 나름 과감한 선택.

가는 데 3시간 오는 데 3시간이라니..... 이렇게 모처럼 날씨 좋은 하루의 대부분을 버스 안에서 낭비할 순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터미널에 오르두 행 버스표를 무르러 가다가 그것도 그만두었다.

25리라어치 맛난 거 먹은 셈 치고 투어 출발할 때까지 평온한 아침을 즐기는 게 남는 거다.

예전 여행스타일과는 확연히 달라졌구나, 여유있는 중년의 캐리어 스타일? ㅋㅋ


어제와 같은 길, 다른 기분. 날씨가 완연히 달라서...


어제 갔던 우준괼 진입로를 지나치고 리제도 지나친다.

나는 오늘 투어에 리제가 어느 정도 포함된 줄 알았는데, 차밭이 있는 산비탈을 기어올라가 언덕 정상에 잠깐 서기만 하고 끝. 전적으로 아이데르 투어였다.

리제는 정 가고 싶다면 오토버스로도 닿는 곳이니 혼자라도 휭~
웃기는 건 우준괼 갈 때 들렀던 기념품점 세 군데를 오늘도 똑같이 들렀다는 점.

그러나 내가 누군가, 매일 하루를 다르게 탐험하고자 하는 긍정의 아이콘 아니던가. ㅋㅋㅋ


작은 폭포와 다리, 래프팅이 시작되는 계곡 등에서 20분씩 세워주고는 침엽수와 철쭉 비슷한 붉은 꽃으로 덮인 가파른 계곡길을 오르고 올라간다.

몇번이나 세워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더 좋은 데 가려나보다, 알아서 세워주겠지, 유난 떨지 말자고 다짐하다 보니 예쁜 산간마을을 다 지나쳐버렸다.










갑자기 흥겨운 음악소리.... 뛰어가보니 (터키) 관광객 아줌마들이 춤판을 벌이고 있었다.

트라브존 산간마을에서 전해져내려온 민속춤이라고 한다.





 드디어 목적지 도착. 헉, 기온부터 다르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길 대부분에 눈얼음이 남아있고 침엽수가 울창하다. 그래서 터키의 스위스 마을이라고 하는구나.

융단처럼 드넓게 펼쳐진 급비탈 초원에서 어른아이들이 뒹구는 의외의 진풍경이 펼쳐지는 곳.










한국의 떡갈비와 비슷한 쾨프테. 고기 잘 못 먹는 내가 안심하고 찾는 메뉴. 하지만 십중팔구는..... 몹시 짜다!


이 동네 원주민들이란다



앙카라에서 온 한류 팬 여대생 에즈기르와 가족들, 앙카라 인근 대학의 캠퍼스커플 K와 여자친구.

모두 영어가 어느정도 가능하고, 특히 에즈기르와 그녀 언니는 제법 유창하여 투어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구경 반, 수다 반...간식도 나누어먹고 제법 깊이까지 들어간 터키 국내정치 사정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당연히 에즈기르와 K와는 페북 친구가 되었다. (오늘도 천사들과 함께합니다~)

말라티야 시내 금융기관에서 일한다는 에즈기르의 언니. 사려깊고 아는 것도 많고.


올해 대학 졸업반인 에즈기르는 외국유학을 가고 싶어 하더니..... 키에프 대학으로 진학했다고 알려왔다.


에즈기르 자매의 엄마. 나보다 두 살 아래. 말이 안 통하니 꽃을 꺾어주며 호감을 전한다. ^^


카디르의 여자친구. 페넬로페 크루즈 닮았다니까 궁금해해서 검색해서 보여주니 카디르가 더 좋아한다.



캠퍼스 커플인 두 사람은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각각의 고향으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결혼을 해야 한단다.



다복해 보이는 에즈기르의 가족.

상냥하고 똑똑한 에즈기르 자매와는 인연을 더 오래 가져가고 싶어서 한국에 오면 제주에서 재워주겠다고 했더니

에즈기르의 아버지는 돌아가는 길에 보드룸에 들르라고, 자기 별장을 쓰게 해주겠다고 화답한다. 훈훈하기도 해라~




돌아오는 길. 오른쪽으로 펼쳐진 흑해에 황금빛 저녁햇살이 구비구비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