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브존 근교에 있는 우준괼이라는 작은 마을에 다녀왔다.
전 구간의 1/4 정도가 계곡을 끼고 가는 심산유곡이라 마치 무주구천동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편도 1시간 정도의 거리로 느껴지는데 2시간 걸렸다. 가는 길에 상점 세 곳에 들렀기 때문이다.
투어의 장점을 보고 선택한 것이니 이해해야지. 하지만 그것조차도 쫌 재미있었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좋았겠는데, 종일 비가 내려서 아름다워야 할 계곡엔 황톳물이 콸콸 넘치고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그래도 계곡마다 피어오르는 운무가 짙은 침엽수림을 적시며 날아오르는 풍경은 제법 장관이었다.
오늘도 김여사는 팬들(게다가 동행으로 묶인...)에게 둘러싸여 고달프고도 달콤한 하루를 보내야 했다. ^^
보통 투어프로그램에 끼면 외국인들끼리만 뭉쳐다니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교통편 등의 이유로 투어를 신청하면서도 썩 탐탁진 않았다. 그 나라 사정도 좀 듣고 그들의 특성 내지 인간미를 느끼고 싶은 욕심 때문에... 헌데 트라브존 근교투어의 경우 신청자가 거의 다른 지방에서 온 터키인들이다.
우준괼에 함께 간 6명의 처자들은 그런 내 욕심을 넘치게 채워주었다?
사실은 그 반대.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을 대답해주기엔 그녀들의 영어가 짧았고 그녀들의 질문은 내 에너지를 거의 방전시킬 만큼 많았다.
한류의 힘이 그렇게 셀 줄이야...
차 안에서 이미 꽤 시달린 후였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누릴 수 있는 세 시간쯤의 자유시간 만은 쉬고 싶어서 슬쩍 마을 뒤쪽으로 숨기도 했지만...
참 따뜻한 친구들이라는 점 인정. 돌아오는 길에 내일 오르두에 갈 표를 사려고 오토가르에서 나 먼저 내리겠다고 하니, 기사에게 뭐라고 했는지 차가 터미널 주차장까지 들어오고 한 친구는 나를 따라나서며 같이 가서 도와주겠다고... 안 그래도 된다고, 혼자 표 끊고 돌무쉬 타고 돌아갈 수 있다고 질색을 해봐도 다른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릴 테니 천천히 다녀오라고 웃어준다. 아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그래!
오늘도 또 천사를 만난건가? 터키는 그럼 천국인가? ^^
기억에 남겨두기 위해서.... 인물사진이 쫌 많습니다.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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