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방문
비 오고 바람 부는 화요일, 어디 돌아다니기도 심란하고 해서... 마누가 일하는 뷰티샵으로 출동.
마침 손님도 없어서 같이 일하는 아가씨들과 노닥거리다가, 튀니스에 혼자 사시는 엄마 집까지 이끌려 왔다.
두 달 전에 남편을 보내고 깊은 우울에 빠져 사는 엄마에게 혼자도 잘 사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꼬임에 빠져...^^
라 마르사에서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까지는 차량(루아지)으로 겨우 30분 거리.
우리 같으면 출퇴근도 가능한 거리겠는데 이 사람들은 완전 다른 도시로 여기는 듯 하다.
말이 안 통하니 무슨 큰 도움이 되었으랴마는...
나더러 여기 와서 같이 살면 좋겠다고 딸에게 통역 시키는 순간 좀 울컥 하더라고.
귀찮아도 잘 챙겨먹으라고, 귀찮아도 하던 일 다시 시작하라고(집에서 주문받은 옷을 짓는다), 귀찮아도 친구들 자주 만나라고...귀차니즘과 싸워 이기라고...
뭐 내가 해줄 게 없네. 그냥 바보짓으로 웃겨주는 게 최고. ^^
뭐 내가 해줄 게 없네. 그냥 바보짓으로 웃겨주는 게 최고. ^^
두번째 방문
마누 어무이가 자꾸 나 보고 싶다 하시는데 차일피일 마루다가.....
라 마르사에서 튜니스로 이사가는 날, 남은 음식짐 몽땅 싸가지고 하루 먼저 가서 파티 한번 더 하기로.
마침 다른 지방에서 공부하는 여동생과 여동생 친구, 엄마 친구, 엄마 친구의 새침떼기 손녀까지 와 있어서 집안이 명절 전날처럼 북적거렸다.
저녁은 브릭스(계란, 치즈, 참치로 속을 채운 삼각형, 속은 반원형의 튀김)와 시장에서 맛있게 먹었던 토마토/고추 페이스트, 병아리콩 졸임 등으로 가정식 백반을, 다음날 아점으로는 마무 엄마가 만든 꾸스꾸스와 생선구이, 내가 만든 잡채와 미역국, 남은 김치로 한상 차렸다. 여기서도 한국음식 인기 짱!
한번 왔던 집이라고 훨씬 허물없고 재미있었던 하룻밤. 김태희가 아랍어로 떠드는 연속극도 보고 튀니지의 이런저런 속사정도 살살 물어보고....
한번 왔던 집이라고 훨씬 허물없고 재미있었던 하룻밤. 김태희가 아랍어로 떠드는 연속극도 보고 튀니지의 이런저런 속사정도 살살 물어보고....
무엇보다 나를 기쁘게 한 건 마누 엄마의 밝아진 모습.
왜 호텔로 가느냐는 만류에 튀니지 일주 후에 다시 들르겠다는 약속의 표시로 마누 친구에게 빌린 배낭에 쓸 짐만 챙긴 뒤 트렁크를 남겨두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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