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영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씩은 수영을 해왔고 이를 굉장한 건강비결로 여겨 왔기 때문에, 97년 중국으로 이사왔을 때에도 시장 등 생활편의시설 다음으로 열심히 찾았던 곳이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사시사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수영장이었다.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찾다 보니 우선 찾아낸 곳이 區정부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해변가 수준의 샤워장과 탈의장이지만 입장료가 저렴한 맛에(10원, 한국 가격 1500원 정도) 감지덕지 며칠 다녔는데 여름이 다 갔다고 문을 닫는다. 사용인원이 많지 않아 기름값도 안 나오기 때문에 물을 데울 수가 없단다.
상하이체육관 등 다른 지역에 혹시 겨울에도 운영하는 수영시설이 있을 테지만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자고 두 시간씩 왕복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해서 그만 포기...
다음으로 찾아낸 곳이 호텔(요즘은 오락성)에 딸린 15M짜리 실내수영장.
일단 레인이 짧아서 불만이었고, 스포츠시설이라기 보다는 위락시설에 가까워 레인 개념 없이 가로 세로로 마구 돌아다니는가 하면 그 좁은 풀에서 비치볼을 던져 대니 매일 몇백 미터 이상 꾸준히 돌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장소.....
무엇보다도 대중적으로 이용되기에는 꽤나 비싼 가격(58원, 물론 30회씩 끊으면 할인혜택이 있다)이 매일 이용하는 운동시설로는 큰 결격사유가 되어 꾸준히 운동을 하겠다는 나의 결심을 좌절시켰다.
작년에 포서지역 한국인들이 집중 거주하는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누오바오쭝신(諾寶中心 : Noble center)이라는 종합스포츠시설이 생겼다. 역시 사는 동네에서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유감이었지만 대중교통편이 있으니 한번 다녀볼까 싶어 가보았다.
월표를 끊으니(월회원 등록의 개념) 한번 사용료가 25원이다. 정규레인 10개와 한국의 수용장 못지 않은 깨끗한 샤워시설을 갖춘 실내수영장을 보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이것이 실내수영장이 대중화될 날이 가까워지는 신호탄인가보다 여기고 부디 고객이 날마다 늘어나라... 하고 빌어 마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왕복시간을 요하는 운동시설에 다니려니 무슨 핑계가 그리 많이 생기는지... 최소한 일주일에 두 번은 가리라 마음먹었던 것과는 달리 그날 이후 두어 번 갔나? 그리고는 6개월 넘게 발을 끊었다가 며칠 전에 들러보니...
이런, 회원제로 바뀌었다. 7000원짜리 연회원 등록을 한 사람들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단다. 나같은 뜨내기는 이용할 방법이 없다.
사실 연회원 등록을 하여 헬스, 스쿼시 등 다른 운동시설도 함께 이용하도록 하는 구락부는 고급아파트 대단지에 다 딸려 있다. 우리 사는 곳이 회사와 가까운 시 외곽에 있어 그런 곳과 담쌓고 살다 보니 중국에는 실내수영장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계속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어김없이 들어서 있는 스포츠센터들도 다 연회원, 월회원제 등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한국에서는 본인만 부지런을 떨면 수영을 일상적인 운동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이 사회에서는 주거지로부터 시작하여 확실하게 부유층에 속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삼년 전이던가? 부녀절(세계여성의 날)에 회사에서 여직원들에게 지급하는 회식비가 남았길래 오락성에 있는 수영장에 가면 어떤가 물었더니 모두들 좋아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막상 가기로 한 날 약속장소에 나온 것은 여섯 명 중 겨우 두 명이었다. 할 수 없이 다음에 모두 불러서 볼링을 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영장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멋적었거나, 수영복이 없었거나(늘상 하는 운동이 아니니 새로 장만할 필요도 없고).... 어쨌든 모두들 수영과 거리가 멀었기에 나온 반응이 아니었던가 싶다. 나 자랄 때 수영장에 대해 느끼던 거리감 정도...?
그래도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중국 서민들이 수영과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요즘 새로 짓는 웬만한 중급 정도 아파트에는 야외수영장이 딸려 있다. 주간에는 10원 정도, 야간에는 15원 정도 받는다.
요즘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로 바글바글하다. 야간에는 퇴근 후 운동하러 나온 직장인이나 저녁 먹고 가족과 함께 수영하러 나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이것은 대도시 사정일지도 모르겠다).
여름휴가기간은 따로 없지만 앞서 언급한 오락성이나 하이슬라이드 등 놀이시설과 결합된 야외수영장도 요즘 한창 성업중이다.
상해의 대표적인 수영놀이시설 러다이펑빠오(熱帶風爆 : 한국으로 치면 용인 캐리비언 베이 같은 시설)가 처음 개장했을 때만도 체감입장료가 비싼 편이어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시간대별로 가격인하도 하고 상대적으로 수입수준이 높아져서 그런지 그 넓은 시설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정확히 면적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규모도 대단하고 유수풀, 파도풀, 대여섯 군데의 하이슬라이드 등 시설은 더할 수 없이 훌륭하다.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튜브 없으면 즐기기 어려운 시설 등이 있어 실제로 입장료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하지만 마음먹고 놀러나온 길이라 그런지 중국인들의 돈 씀씀이에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이제까지는 수영문화를 일상적으로 향수할 정도로 경제력 있는 층이 그리 두텁지 않았고, 또 한국과는 달리 전업주부가 많지 않아 실내수영장의 대중적인 수요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곳에도 불고 있는 건강관리 열풍과 다소 높아진 구매력에 힘입어 헬스나 수영 등 대중스포츠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실내수영장에 대한 수요가 대중적으로 파급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듯 싶다.
수영장에서 한국사람들은 금방 표가 난다. 라덱스 재질의 수영모와 물안경을 갖추고 단색 수영복을 입었으며 대부분 수영선수 폼으로 열심히 왔다갔다 한다. 이에 비해 중국사람들은 대부분 수영모나 물안경 없이 알록달록한 수영복을 입고 머리 내놓는 개울가 헤엄을 친다.
수영장 물이 깨끗한지는 묻지 마시라.
비싼 곳은 깨끗하고 싼 곳은 더럽고..... 어디 가나 사정은 다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그저 자기 경제력과 취향에 맞는 물을 찾아 열심히 신체단련을 하든 즐겁게 물놀이를 하든.... 수영은 좋은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씩은 수영을 해왔고 이를 굉장한 건강비결로 여겨 왔기 때문에, 97년 중국으로 이사왔을 때에도 시장 등 생활편의시설 다음으로 열심히 찾았던 곳이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사시사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수영장이었다.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찾다 보니 우선 찾아낸 곳이 區정부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해변가 수준의 샤워장과 탈의장이지만 입장료가 저렴한 맛에(10원, 한국 가격 1500원 정도) 감지덕지 며칠 다녔는데 여름이 다 갔다고 문을 닫는다. 사용인원이 많지 않아 기름값도 안 나오기 때문에 물을 데울 수가 없단다.
상하이체육관 등 다른 지역에 혹시 겨울에도 운영하는 수영시설이 있을 테지만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자고 두 시간씩 왕복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해서 그만 포기...
다음으로 찾아낸 곳이 호텔(요즘은 오락성)에 딸린 15M짜리 실내수영장.
일단 레인이 짧아서 불만이었고, 스포츠시설이라기 보다는 위락시설에 가까워 레인 개념 없이 가로 세로로 마구 돌아다니는가 하면 그 좁은 풀에서 비치볼을 던져 대니 매일 몇백 미터 이상 꾸준히 돌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장소.....
무엇보다도 대중적으로 이용되기에는 꽤나 비싼 가격(58원, 물론 30회씩 끊으면 할인혜택이 있다)이 매일 이용하는 운동시설로는 큰 결격사유가 되어 꾸준히 운동을 하겠다는 나의 결심을 좌절시켰다.
작년에 포서지역 한국인들이 집중 거주하는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누오바오쭝신(諾寶中心 : Noble center)이라는 종합스포츠시설이 생겼다. 역시 사는 동네에서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유감이었지만 대중교통편이 있으니 한번 다녀볼까 싶어 가보았다.
월표를 끊으니(월회원 등록의 개념) 한번 사용료가 25원이다. 정규레인 10개와 한국의 수용장 못지 않은 깨끗한 샤워시설을 갖춘 실내수영장을 보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이것이 실내수영장이 대중화될 날이 가까워지는 신호탄인가보다 여기고 부디 고객이 날마다 늘어나라... 하고 빌어 마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왕복시간을 요하는 운동시설에 다니려니 무슨 핑계가 그리 많이 생기는지... 최소한 일주일에 두 번은 가리라 마음먹었던 것과는 달리 그날 이후 두어 번 갔나? 그리고는 6개월 넘게 발을 끊었다가 며칠 전에 들러보니...
이런, 회원제로 바뀌었다. 7000원짜리 연회원 등록을 한 사람들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단다. 나같은 뜨내기는 이용할 방법이 없다.
사실 연회원 등록을 하여 헬스, 스쿼시 등 다른 운동시설도 함께 이용하도록 하는 구락부는 고급아파트 대단지에 다 딸려 있다. 우리 사는 곳이 회사와 가까운 시 외곽에 있어 그런 곳과 담쌓고 살다 보니 중국에는 실내수영장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계속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어김없이 들어서 있는 스포츠센터들도 다 연회원, 월회원제 등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한국에서는 본인만 부지런을 떨면 수영을 일상적인 운동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이 사회에서는 주거지로부터 시작하여 확실하게 부유층에 속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삼년 전이던가? 부녀절(세계여성의 날)에 회사에서 여직원들에게 지급하는 회식비가 남았길래 오락성에 있는 수영장에 가면 어떤가 물었더니 모두들 좋아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막상 가기로 한 날 약속장소에 나온 것은 여섯 명 중 겨우 두 명이었다. 할 수 없이 다음에 모두 불러서 볼링을 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영장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멋적었거나, 수영복이 없었거나(늘상 하는 운동이 아니니 새로 장만할 필요도 없고).... 어쨌든 모두들 수영과 거리가 멀었기에 나온 반응이 아니었던가 싶다. 나 자랄 때 수영장에 대해 느끼던 거리감 정도...?
그래도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중국 서민들이 수영과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요즘 새로 짓는 웬만한 중급 정도 아파트에는 야외수영장이 딸려 있다. 주간에는 10원 정도, 야간에는 15원 정도 받는다.
요즘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로 바글바글하다. 야간에는 퇴근 후 운동하러 나온 직장인이나 저녁 먹고 가족과 함께 수영하러 나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이것은 대도시 사정일지도 모르겠다).
여름휴가기간은 따로 없지만 앞서 언급한 오락성이나 하이슬라이드 등 놀이시설과 결합된 야외수영장도 요즘 한창 성업중이다.
상해의 대표적인 수영놀이시설 러다이펑빠오(熱帶風爆 : 한국으로 치면 용인 캐리비언 베이 같은 시설)가 처음 개장했을 때만도 체감입장료가 비싼 편이어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시간대별로 가격인하도 하고 상대적으로 수입수준이 높아져서 그런지 그 넓은 시설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정확히 면적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규모도 대단하고 유수풀, 파도풀, 대여섯 군데의 하이슬라이드 등 시설은 더할 수 없이 훌륭하다.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튜브 없으면 즐기기 어려운 시설 등이 있어 실제로 입장료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하지만 마음먹고 놀러나온 길이라 그런지 중국인들의 돈 씀씀이에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이제까지는 수영문화를 일상적으로 향수할 정도로 경제력 있는 층이 그리 두텁지 않았고, 또 한국과는 달리 전업주부가 많지 않아 실내수영장의 대중적인 수요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곳에도 불고 있는 건강관리 열풍과 다소 높아진 구매력에 힘입어 헬스나 수영 등 대중스포츠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실내수영장에 대한 수요가 대중적으로 파급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듯 싶다.
수영장에서 한국사람들은 금방 표가 난다. 라덱스 재질의 수영모와 물안경을 갖추고 단색 수영복을 입었으며 대부분 수영선수 폼으로 열심히 왔다갔다 한다. 이에 비해 중국사람들은 대부분 수영모나 물안경 없이 알록달록한 수영복을 입고 머리 내놓는 개울가 헤엄을 친다.
수영장 물이 깨끗한지는 묻지 마시라.
비싼 곳은 깨끗하고 싼 곳은 더럽고..... 어디 가나 사정은 다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그저 자기 경제력과 취향에 맞는 물을 찾아 열심히 신체단련을 하든 즐겁게 물놀이를 하든.... 수영은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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