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에 올롱가포 출발, 11시 마닐라 도착(시내 들어와서도 교통정체로 30분 더 소요).
일단 여행자 숙소가 많다는 말라테 지구의 아드리아티코로 이동했다. 그동안 싼 방만 찾아다녔으니 이제 하루쯤은 웬만한 호텔에서 묵고 싶기에 Victor가 소개받았다는 Rothman 호텔로 간다.
가격도 적당하고 시설도 괜찮아서 맘에 딱 드는데... 방이 없다.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는 Pearl Garden Hotel로 갔더니 여긴 트윈베드가 놓인 디럭스룸밖에 없네.
바로 맞은편에 여행기간 동안 익숙해진 모텔급 간판이 보인다. Star Gate....
날은 덥고 다리품 팔기도 귀찮고...모르겠다, 마지막 날까지 그냥 배냥여행 버전으로 가지 뭐.
나는 그냥 저기서 묵을 테니 너는 좋은 데 찾아가라. 이따 저녁에 만나서 최후의 만찬이나 하자 하니까
나도 저기서 묵을란다고 따라오는 Victor.... 진짜 못말린다. 마닐라에 와서는 좀 찢어져도 좋으련만.
좁긴 하지만 1000페소짜리 방 치곤 괜찮다. 방에 욕실도 딸려 있고 에어컨도 빵빵하고...
빅터와는 6시에 만나기로 하고 체크인 즉시 숙소를 나왔다. 이제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은 오늘 반나절 뿐인데 나는 마닐라 냄새도 제대로 못 맡았거든.
오늘은 부활절 휴가 때문에 못타본 전철로 한번 움직여봐야지.
조금 걸으면 Pedro Gil역이 나오니 거기서 LRT를 타고 EDSA에서 MRT로 환승하여 아얄라박물관에 갔다가 다음 정거장인 Guadalupe 역에서 내려 마카티의 코리아타운을 휙 돌아보고... 택시로 그린힐 쇼핑센터로 이동, 귀국선물을 좀 산 다음 말라떼로 돌아갈 생각이다.
헌데... 계획이 너무 야무졌다.
전철역에서 아얄라박물관 찾아가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했고
(대형 쇼핑몰 네 개를 통과했다. 글로리에따, SM, 그린벨트, 랜드마크)
아얄라 박물관에서 예상시간을 또 초과했고(그래서 코리아타운 구경은 생략)
그린힐로 이동하려니 교통체증에 걸렸다. 헐~
빅터와의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그린힐로 가려던 택시를 돌려 숙소로 귀환.
돌아다니며 씰데없이 셔터를 너무 많이 눌러 감당을 못하겠다.
마닐라 거리 구경은 파이에게 떠넘겨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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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가 먼저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지만 너무 지쳐서 꼼짝도 못하겠다.
좀 기다리라고 해놓고 찬물 한바탕 뒤집어쓴 뒤 10분 정도 누웠다 일어나니 다시 새힘이 불끈.
자, 그럼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낭만이 넘치는 마닐라 베이로 한번 나가볼까나.
석양이 기울어가는 마닐라 베이
아직은 자리가 차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펼쳐지는 노천무대는 곧 마닐라 베이의 밤을 달구기 시작한다.
이쁜 오빠들의 서빙을 받으며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어라, 이 아저씨.... 우리 테이블에 와서 귀에 익은 'Jamaica Fawell'을 부르길래 신나게 따라불렀더니
바로 신승훈의 'I believe'를 부른다.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말로... ㅋㅋ
즐거웠던 만큼만 달란다..
바닷바람은 시원하고 음악은 흐르고 Victor의 눈길은 여전히 나를 붙들고 있지만
Goodbye to Romance.... 난 이제 자러 간다.
빅터가 한국 노래 부르고 싶냐고 꼬신다. 무신 말씀.... 나 취한 거 안 보여?
밤에 불장난하면 오줌싼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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