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국

土家族 아가씨가 전하는 토가족 민속 이야기--장가계 2

張萬玉 2004. 10. 9. 10:36

토가족 아가씨가 전하는 토가족 민속 이야기

지난번에 갔을 때는 손님이 계셔서 가이드가 하는 설명을 유심히 듣지 못했습니다. 비수기에 손님이 없어 우리팀 단독으로 붙은 가이드라 설명도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33명을 이끄는 가이드인 데다 그 지역 토박이 토가족 아가씨여서인지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1. 장가계의 상징동물은 용의 아홉 번째 아들인 이무기인데 입은 있어도 항문이 없어 배가 아주 크다. 이것이 재물을 상징하기 때문에 장가계의 수호신이 되었으며(뙤놈들 같으니라구) 그래서 토가족 신부는 등짐지는 바구니, 빨래판과 함께 이무기의 조각상을 혼수품으로 준비해가야 한다.(기념품점에서 옥으로 만든 이무기를 열심히 팔고 있음)

 

 

2. 토가족 아가씨가 결혼할 때는 친정식구들이 아쉬움을 표시하기 위해 사흘밤 사흘낮을 울어야 한단다. 심한 집에서는 반 달 동안이나 한다고... 우리나라에서 장례를 치를 때 효성을 표시하기 위해 몇날며칠 곡을 하는 풍습과 비슷하다. ㅎㅎㅎ 

전통으로가 아니라 실제로 아직까지 남아 있는 풍습이라 한다.


3. 토가족 신랑신부가 첫날밤 잠자리에 들 때 침상의 위치를 정하는 우선권은 신부에게 있다고 한다. 모계사회의 전통이 남아 있어서 그런 거라나...

프로포즈도 아가씨가 먼저 마음에 드는 총각에게 노래로 프로포즈를 하는데 총각이 이에 노래로 화답하면 결혼이 성사된다고 하는데(여기까지는 어느 소수민족이나 비슷하다)

가이드 왈... “대상을 잘 보고 화답해야 하지 안 그러면 큰일난다. 왜냐면... 일단 결혼약속을 하게 되면 3년은 나무를 베어와야 하고 3년은 물을 길어다 주어야 하고 3년은 (뭐라더라... 잊었다) 암튼 9년간 일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화답했다가는 등골이 빠진다고..(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좀 그렇네. 정혼을 하고 9년을 기다린다? 내가 잘못 들었나?)


4. 토가족 아가씨는 안경 쓴 총각을 좋아한다고 한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토가족은 문자가 없기 때문에 문화가 있는 사람들을 선망하는데 안경이 문화수준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렇다나... 안경돗수가 높을수록 더 선호를 한다니 우물에 빠진 개구리눈이 더 좋다는 얘기?      

 

토가족은 문자도 없고 이미 한족에 동화되어 별 특징이 없는 것 같던데... 그래도 장가계 서부 고산지대에는 토가족 묘족 자치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장가계 일대에서는 한족이 오히려 소수민족이라는데 특별히 자치주를 설치한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 사라져가는 토가족의 전통(관광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보존하려는 정책이 아닐까요.

 

여행일정 첫날 들렀던 부용진(왕촌)은 토가족 자치주 안에 있는 마을로, 과거 유명한 의사 왕선생이 살아서 葯市로서 경제중심지 역할을 했던 항구마을이었는데, 영화 芙蓉鎭의 촬영지가 되면서 중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멀리서 보면 토가족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인 땨오쟈오로우(글씨를 모르겠음)의 검은기와가 산비탈에 총총히 꽂힌 풍경이 인상적인데 막상 마을 속으로 들어가면 비탈진 골목길 양쪽으로 기념품상가가 들어서 있는 모습이 그저 평범하군요.

가이드가 선전을 해대는 ‘쌀두부’가 뭘까(영화 부용진의 무대가 “쌀두부집”이었대요) 궁금했는데... 한그릇 퍼보니 간장국에 만 “조랭이 떡국” 이군요.

 


 

민속마을을 여행상품으로 선정할 때는 그곳까지 찾아간 사람들의 정성에 값하는 무엇인가를 개발해둬야 할 거 같아요. 내가 토가족 자치주 정부의 문화관광 담당자였으면 부용진 영화의 한 장면 세트장이라도 만들어놨을 텐데... 오래된 영화 같던데 영화소개라도 좀 붙여놨으면 좋았을 것을.... 영화를 복원해서 VCD라도 만들어 팔기 어렵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