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중국

사천성 유람 1-- 春之旅友와 함께 떠난 길

張萬玉 2005. 1. 7. 11:24
중국에는 여름휴가보다 더 좋은 가을휴가와 봄휴가가 있다.

회사에 출근하면서부터 중국 천지를 헤집고 다녀야겠다는 꿈은 한자락 접었지만, 대신 국경절이나 노동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 여행사 앞 유리창에 붙은 메뉴판을 흘낏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패키지란 게 상품화된 곳만 끌고 다니는 지겨운 놈이지만 한편으론 나의 제한된 시간과 경제력을 훌쩍 뛰어넘게 해주고 최고급 중국어 과외까지 시켜주는 고마운 벗이기도 하여 이놈과 같이 다니기 시작한 것이 이미 세번째다.

 

오후 여섯시에 포동공항을 떠난 동방항공기는 밤 9시 몐양(綿陽)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를 싣고 온 비행기는 다시 주자이거우(九寨溝)와 황롱(黃龍), 어메이산 등 청뚜(成都)를 베이스캠프로 한 산악지대를 돌고 난 단체관광객들을 싣고 밤 9시 반에 상해를 향해 떠난다. 우리도 닷새 후면 이 시간에 저 비행기를 탈 것이다.

 

면양은 성도에서 150킬로 정도 떨어진 공업도시로 중국 최대의 TV생산사 창홍(長虹)으로 인해 중국인들에게 그 이름을 알렸다. 거대한 공장규모나 종업원수, 거리 이름도 창홍 1가 이런 식인 걸 보면 창홍이 이 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하게 한다. 밤에 그저 휘리릭 지나가긴 했지만 창홍 외에도 규모가 큰 공장들이 제법 입지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천여행 붐에 발맞춰 새로 지은 티가 폴폴 나는 구룡대주점에 도착하여 주숙절차를 밟는데, 가이드가 이곳은 외국인 주숙이 안 되는 곳이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한다. 중국여행사와 수차례 다녀본 경험자인 내가 외국인 포함된 단체를 처음 인솔해보는 가이드의 걱정을 간단히 해결해준다. 신분증 안 내고 얼렁뚱땅 넘어가라....(중국 사람 다 됐네)

 

(관상으로는 장군깜인 가이드)

 

우리 팀은 아이를 데리고 온 두 가정과 젊은 부부 두 쌍, 연인 한 쌍, 각각 참가한 싱글 두 사람, 우리 일행 세 사람을 포함하여 일행 17인이다.

2인1실로 짝을 짓다 보니 나와 함께 온 후배가 한 방을 쓰고 남편은 말 많은 대만 아저씨와 룸메이트를... 졸지에 이산가족이 되었다.

내일 아침 콜은 6시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