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무.따 중간고사가 있었다.
예상문제까지 내주어서 나름대로 든든히 준비를 하고, 모두 100점이 나오면 어쩌나... 즐거운 상상까지 하며 시험을 쳤는데... 꼴찌를 했다.
6명 정원에 2명 결석, 4명이 시험을 쳤는데, 네 명 똑같은 돌발문제를 하나씩 틀렸고 난 하나 더 틀린 거다.
틀린 게 뭐였느냐 하면,
"퇴근길에 친구에게 어떻게 인사를 하나요?" 라는 (한글로 된) 문제였는데
나는 이 문제를 '퇴근길에 친구를 만나면 어떻게 인사하나요?"로 이해하고는
(왜 오후인사인 tardes가 없을까? 좀 적절치 않은데? 하면서) "Buenas noches"(밤인사)를 골랐던 거다.
첫머리에 나온 문제라 마음이 급한 나머지... 보기를 끝까지 다 읽었으면 '아, 직장동료와 헤어질 때를 물어보는구나' 하면서 망설임없이 "Hasta manan~a"(내일 만나)를 골랐을 것인데....
결국은 내 실수인 거지.
채점할 때는 아까비~ 하고 말았지만 네 명 중 나 빼놓고 세 명이 상을 타는 걸 보니 슬며시 억울한 마음이 고개를 든다. '선생님, 문제 좀 명확하게 내주셨으면 제가 안 틀렸을 텐데요..억울해요 흑흑흑....'
내가 열살짜리 애였다면 아마 이렇게 개겼을지도 모르지. 허나 어른이 그럴 수는 없고.. ㅋㅋ
우좌지간 시험을 계기로 공부를 쪼매나마 했으니 꼴찌를 했어도 팔푼이처럼 웃으며 즐거웠는데....
으~~~ 누구는 사전 대신 교재 들고 있다. 한끗차이가 저렇게 초라할 줄은!
Hasta luego! (두고봅시다)
다 큰 어른이 유치하게 쪽지시험에 집착한다고 비웃지 마시라.
나 오늘 몹시 속상한 날이다.
이 사건처럼.... 지난날의 내 작은 부주의(이렇게 말하려니 억울해서 목이 메인다)로 인하여
(하필이면 살짝 억울했던 오늘!) 불거진 대형사고 때문에....
위에 쓴 얘기는 상한 속 달래려고... 웃자고 한 얘기다.
하지만 포기 안 한다. 끝까지 따라붙어 해결하고 말 거다.
친구님들...
한동안 안 보여도 그러니라 하세요. 얼른 해결하고 돌아올께요.
빠른 시일 내에 '내 골 때리는 얘기좀 들어봐...' 하고 웃으며 수다 떨 수 있게 되길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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