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2011)/陽光燦爛的日子

.... 그러나 나는 억울하다 1

張萬玉 2007. 6. 27. 18:35

오늘 스.무.따 중간고사가 있었다.

예상문제까지 내주어서 나름대로 든든히 준비를 하고, 모두 100점이 나오면 어쩌나... 즐거운 상상까지 하며 시험을 쳤는데... 꼴찌를 했다.

6명 정원에 2명 결석, 4명이 시험을 쳤는데, 네 명 똑같은 돌발문제를 하나씩 틀렸고 난 하나 더 틀린 거다. 

 

틀린 게 뭐였느냐 하면,

"퇴근길에 친구에게 어떻게 인사를 하나요?" 라는 (한글로 된) 문제였는데

나는 이 문제를 '퇴근길에 친구를 만나면 어떻게 인사하나요?"로 이해하고는

(왜 오후인사인 tardes가 없을까? 좀 적절치 않은데? 하면서) "Buenas noches"(밤인사)를 골랐던 거다.

첫머리에 나온 문제라 마음이 급한 나머지... 보기를 끝까지 다 읽었으면 '아, 직장동료와 헤어질 때를 물어보는구나' 하면서 망설임없이 "Hasta manan~a"(내일 만나)를 골랐을 것인데....

결국은 내 실수인 거지.

 

채점할 때는 아까비~ 하고 말았지만 네 명 중 나 빼놓고 세 명이 상을 타는 걸 보니 슬며시 억울한 마음이 고개를 든다. '선생님, 문제 좀 명확하게 내주셨으면 제가 안 틀렸을 텐데요..억울해요 흑흑흑....'

내가 열살짜리 애였다면 아마 이렇게 개겼을지도 모르지. 허나 어른이 그럴 수는 없고.. ㅋㅋ

우좌지간 시험을 계기로 공부를 쪼매나마 했으니 꼴찌를 했어도 팔푼이처럼 웃으며 즐거웠는데....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으~~~ 누구는 사전 대신 교재 들고 있다. 한끗차이가 저렇게 초라할 줄은!

Hasta luego! (두고봅시다)

 

다 큰 어른이 유치하게 쪽지시험에 집착한다고 비웃지 마시라.

나 오늘 몹시 속상한 날이다.

이 사건처럼.... 지난날의 내 작은 부주의(이렇게 말하려니 억울해서 목이 메인다)로 인하여 

(하필이면 살짝 억울했던 오늘!) 불거진 대형사고 때문에....

위에 쓴 얘기는 상한 속 달래려고... 웃자고 한 얘기다.  

 

하지만 포기 안 한다. 끝까지 따라붙어 해결하고 말 거다. 

 

친구님들...

한동안 안 보여도 그러니라 하세요. 얼른 해결하고 돌아올께요.

빠른 시일 내에 '내 골 때리는 얘기좀 들어봐...' 하고 웃으며 수다 떨 수 있게 되길 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