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2011)/陽光燦爛的日子

수원성 순라

張萬玉 2007. 11. 16. 12:11

얼떨결에 새벽 댓바람에 수원 화성으로 행차한 얘기.

 

남편이 술 마시고 차를 두고 온 다음날은 대개 관악역까지(가깝지만 대중교통으로 도착하기 살짝 까다로운고로) 태워다주곤 하는데  오늘은 아침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몸도 마음도 바쁘다길래.... 인심쓰는 김에 내처 달렸던 거다. 남편을 내려주고 나니 8시도 안 됐다. 그냥 돌아가기가 어째 아까워 에라, 오늘의 운동은 말로만 듣던 팔달산에서 해보자 마음먹고 차를 화성 서문 앞에다 세웠다.

 

팔달산을 둘러싸고 있는 수원 華城....  

말갛게 세수한 아침 하늘 아래 성곽의 모습은 정말 단정했다. 현대적인 도시를 감싸고 있다는 점에서 西安의 성곽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서안의 성곽이 늠름하다면 화성의 성곽은 다정하다. 

마침 단풍도 은행잎도 한창이고 억새까지 은빛물결을 이루어 어딜 봐도 그림이다. 아유, 꼭 필요할 땐 손에 사진기가 없단 말이야...

 

화장실을 찾다가 좋은 산책친구를 만났다. 순환도로를 따라 남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내 또래로 보이는 이 아주머니, 자기가 산책하는 코스 주변에 화장실이 있으니 자길 따라오라며 친절하게 이것저것 물어오신다.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보니 뜻밖에 얘기가 잘 통했다. 

최근에 다녀온 유명산 얘기, 가까이는 있지만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광교산 얘기.... 그러던 중 아주머니 입에서 유럽의 산 얘기가 흘러나왔다. 올해초에 남편과 다 큰 아들딸과 함께 푸조를 리스하고 캠핑을 하면서 한 달간 북부유럽을 도셨단다. 

 

어머나, 저도 여행 좋아는데.... 올해 여름에 남편하고 가려고 푸조 리스 연구 많이 했댔어요...어머머, 유빙까페(드라이빙 유럽여행) 회원이세요? 반가워라.... 미쉘린 책자 보고 다니셨어요? 텐트는 어떡하셨어요? 경비 얼마나 쓰셨어요? 힘들지 않던가요? 얘기 좀 자세히 해주세요....

드디어 장여사의 수다에 물이 올랐다. 오늘의 운세, 남쪽으로 가면 귀인을 만나게 되어 있었나? ㅎㅎㅎ 

덕분에 따끈한 정보 많이 건졌다. 

  

외지인에게 華城의 이모저모를 남김없이 보여주려는 듯 아주머니는 순환도로를 걷다 성벽쪽으로 올라갔다 성 안으로 들어가서 산길로 걷는 등 다양한 산책로를 구사하신다. 송송 배어나오기 시작하는 땀을 식히려고 잠시 발을 멈추고 발아래 펼쳐진 마을을 굽어보니 백성들의 살림을 살피러 나온 그시절의 수원감사라도 된 양 저절로 뒷짐이 지어진다. ^^

고운 단풍빛과 상쾌한 흙내음 속에 즐거운 대화까지 곁들여지니 이렇게 만족스러운 운동이 어디 또 있을라구. 아마 기대하지 않았던 걸음이었기에 즐거움이 두 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세계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인정한 값진 유적이지만 가까이 있기에 오히려 무심했던 귀한 문화재를 어쨌든 제대로 돌아보았다는 뿌듯함은 오늘의 보너스.      

 

<아랫글은 퍼온 정보입니다.>

 

--------------------------------------------------------------------------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yoyook/13895927 

* 팔달산 꼭대기로 올라가려면 성 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쭈욱~

 

화성은 서쪽으로는 팔달산을 끼고 동쪽으로는 낮은 구릉의 평지를 따라 쌓은 평산성이다.

정조는 그의 아버지 장헌세자에 대한 효심에서 화성으로 수도를 옮길 계획을 세우고, 정조 18년(1794)에 성을 쌓기 시작하여 2년 뒤인 1796년에 완성하였다. 실학자인 유형원과 정약용이 성을 설계하고, 거중기 등의 신기재를 이용하여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쌓았다.

성벽은 서쪽의 팔달산 정상에서 길게 이어져 내려와 산세를 살려가며 쌓았는데 크게 타원을 그리면서 도시 중심부를 감싸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성안의 부속시설물로는 화성행궁, 중포사, 내포사, 사직단들이 있었으나, 현재에는 행궁의 일부인 낙남헌만 남아있다. 특히 다른 성곽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창룡문·장안문·화서문·팔달문의 4대문을 비롯한 각종 방어시설들과 돌과 벽돌을 섞어서 쌓은 점이 화성의 특징이라 하겠다.

화성은 쌓은 후 약 200여년이 흐르는 동안 성곽과 시설물이 무너지기도 하고 특히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파손되었는데, 1975년부터 보수,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효심에서 근본이 되어 당파정치 근절과 왕도정치의 실현 그리고 국방의 요새로 활용하기 위해 쌓은 화성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출처 : 문화재정보센터)

'그 시절에(~2011) > 陽光燦爛的日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D-81 : 목표 달성! 다시 2차 목표를 향해...  (0) 2007.11.21
2007년 첫눈 오던 날  (0) 2007.11.19
굳바이 단풍 파티  (0) 2007.11.09
커피와 와인  (0) 2007.10.26
진정하고 김장돌로 누르기  (0) 2007.10.24